'미스터트롯' 톱6 계약 종료, 비상할 기회 될까?
아이즈 ize 윤준호(칼럼니스트)
1년6개월, 잔치는 끝났다. TV조선과의 공식 활동 계약 기간을 마무리한 '미스터트롯' 톱6의 이야기다. 톱6의 활동을 관리하던 뉴에라프로젝트는 13일 공식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2021년 9월 11일 TV조선과 미스터트롯 톱6와의 매니지먼트 계약이 종료되었고, TV조선으로부터 매니지먼트를 위탁받았던 뉴에라프로젝트의 업무도 종료되었다"고 밝혔다.
톱6는 지난 2년 내 대한민국 연예계가 배출한 최고의 히트작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트로트 시장의 부흥을 일궜을 뿐만 아니라, 중장년층을 엔터테인먼트 시장의 주요 소비자로 편입시켰다. 그들 6명이 뭉쳐 있었기에 시너지 효과가 났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이제 공식적으로 그들을 한데 묶을 동인(動因)이 없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 한 명, 한 명이 모두 탄탄한 팬덤을 확보하기 있기에, 그들에게 다양한 러브콜을 쏟아지고 있다.
#톱6, 어디로 가나?
톱6는 우선 원 소속사로 복귀했다. 호 엔터테인먼트(장민호), 밀라그로(영탁), 물고기 뮤직(임영웅), 블리스 엔터테인먼트(김희재, 이찬원), 쇼플레이 엔터테인먼트(정동원)로 돌아가 개별 활동을 시작한다. 하지만 장기간 뉴에라프로젝트가 모든 관리를 해왔기에 "톱6의 원소속사들과 일정 기간 동안 업무 인수인계 및 자문 등의 협력 관계를 유지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계약 만료 시점에 맞춰 톱6들은 저마다 다양한 활동 계획을 내놨다. 맏형인 장민호가 가장 빨랐다. 그는 오는 10월 16일, 17일 양일간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첫 콘서트 '드라마'를 연다. 이는 장민호가 지난 1997년 데뷔 후 24년 만에 처음으로 개최하는 단독 콘서트다. 현재 TV조선 '골프왕'에도 출연 중인 장민호는 향후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활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소속사에 몸담고 있는 이찬원, 김희재도 바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찬원은 TV조선의 새 오디션 프로그램인 '국민가수'의 심사위원으로 참여한다. 불과 2년 전 오디션 도전자 위치에서 180도 바뀐 셈이다. 또한 100페이지 화보집을 포함해 캘린더, 다이어리, 포토카드 등으로 구성된 '2022 시즌 그리팅'도 준비 중이다. 소속사 측은 "보통 시즌 그리팅 굿즈는 연말에 공개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찬원의 공식 굿즈를 오래 기다려온 팬들을 위해 올해는 조금 일찍 공개를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김희재는 이색 행보를 보인다. 기존 매니지먼트 외에 박해진의 소속사인 마운틴무브먼트와 중국어권 매니지먼트 계약을 체결했다. 이와 더불어 박해진이 주연을 맡은 MBC 드라마 '지금부터, 쇼타임!' 출연한다. 극 중 파출소 막내 순경 이용렬 역을 맡아 연기 데뷔식을 치르게 됐다.
막내인 정동원 역시 쉴틈이 없다. 이미 옴니버스물 공포물 '소름'을 통해 연기 도전을 선언했다. '소름'의 촬영은 이미 마쳤고, 드라마 '구필수는 없다' 제작진으로부터 출연 제안을 받아 현재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다. 극 중 40대 가장 구필수(곽도원)의 아들 역을 맡을 예정이다. 정동원은 "형들은 저의 10대에서 뺴놓을 수 없는 소중한 사람들이라는 거 아시죠? 앞으로도 지금처럼 형, 삼촌들과는 계속 연락도 하고 만나서 밥도 먹고 재미있고 따뜻한 시간을 보낼 거에요"라며 톱6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과시했다.
'미스터트롯'의 우승자와 준우승자인 임영웅, 영탁은 아직 이렇다 할 공식 계획을 내지 않았다. 톱6 중에서도 압도적인 인기를 자랑하는 임영웅은 이미 마지막 녹화를 마친 '사랑의 콜센타'를 비롯해 다른 활동들도 마무리할 분위기를 풍기고 있다. 기존 활동을 정리하고 완전히 새판을 짤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그는 "그동안 진심으로 감사했습니다. 행복했습니다. 회자정리 거자필반! 언젠가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하겠습니다. 써놓고 보니 어디 멀리 가는 사람같네요. 아닌데. 앞으로 보여드릴 게 훨씬 많고,재미있을텐데"라며 다음 행보를 기약했다.
영탁도 13일 자신의 SNS에 "16년간 버틸 수 있게 응원해준 내 사람들. 진심으로 고맙다"면서 "늘 그랬듯이 매사 최선을 다해 걸어가겠다"고 글을 남긴 것 외에는 별다른 활동 계획을 내지 않았다. 모델로 활동했던 막걸리 업체와의 분쟁이 마무리되지 않은 터라 더욱 신중한 행보를 보이는 것으로 분석된다.
#톱6, 기존 인기 유지할까?
톱6의 파괴력은 어마어마했다. 예능 시청률이 5%를 넘기도 힘든 상황 속에서, 그들이 함께 출연하는 '사랑의 콜센타'의 시청률은 여전히 두자릿 수를 유지했다. 그들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의 시청률은 매번 두 배 이상 껑충 뛰며 '트로트 코인' 효과를 여실히 발휘했다.
하지만 개별 활동으로 전환되며 이들의 영향력이 "예전만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그들이 함께 모여 풍기던 분위기와 합은 더 이상 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그들의 행보를 인기 아이돌 그룹의 해체에 비유했다.
이 관계자는 "5인조 그룹이 100%라는 인기를 누렸다 하더라도, 1인당 인기의 20%씩 담당한 것은 아니다. 각 멤버별 인기도가 차이가 있고, 그들이 한데 모여 있기 때문에 시너지 효과를 누린 것이다. 그래서 해체한 아이돌 그룹들도 함께 하던 시절보다 높은 인기를 얻는 경우는 거의 없다"면서 "톱6 역시 함께 하던 전성시의 인기를 유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임영웅 만큼은 다르게 보는 시선도 적잖다. 그는 유튜브 개인 채널의 구독자만 121만 명에 이를 정도로 압도적 인기를 자랑한다. 그래서 TV조선과의 계약 만료를 앞두고 국내 유수의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이 그에게 러브콜을 보냈다는 후문이다. BTS가 속한 하이브조차 "인수는 아니다"라는 분명한 입장을 내면서도 미팅 여부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확인해줄 수 없다"는 모호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결국 양측 간 모종의 이야기가 오가고 있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또 다른 가요계 관계자는 "톱6의 관계를 넘어, 임영웅은 혼자서도 엄청난 파괴력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공연 시장만 열리더라도 전국 투어로 15만 명이 이상 모을 수 있는 가수이기 때문"이라며 "향후 톱6의 행보 중에서도 임영웅의 행보를 면밀히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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