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테크 플러스] '행성 탄생' 원시 행성계 원반에 유기 물질 다량 존재한다

이주영 2021. 9. 16.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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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연구팀 "원시 행성계 원반 4곳서 생명체 관련 유기 분자 발견"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외계행성(exoplanet)이 만들어지고 있는 어린 별 주변의 외계 원시 행성계 원반(protoplanetary disk)에서 유기화합물 등 생명체를 이루는 데 필요한 다양한 물질들이 발견됐다.

칠레 북부 사막에 있는 전파망원경인 '아타카마 대형 밀리미터/서브밀리미터 집합체'(ALMA)로 외계행성들을 관측해온 국제 공동연구 프로젝트(MAPS)는 16일 외계행성이 형성되고 있는 원시 행성계 원반 5곳을 관측, 4곳에서 생명체의 근간을 형성하는데 필요한 다양한 유기 분자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MAPS에는 영국 리즈대학과 미국 하버드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학센터(CfA) 등 전 세계 16개 대학 연구자들이 참여했으며, 연구 결과는 미국 천문학회(AAS)가 발행하는 천체물리학 학술지(The Astrophysical Journal Supplement Series)에 논문 20편으로 게재됐다.

젊은 별을 둘러싼 원시 행성계 원반에 있는 가스와 먼지 상상도. 오른쪽 확대 그림은 MAPS의 관측 표적인 다양한 분자들이 현재 형성되고 있는 외계행성 주변에 있는 모습. [M.Weiss/Center for Astrophysics/Harvard & Smithsonian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리즈대학 존 일리 박사는 젊은 별 주변 물질에서 방출되는 빛을 분석한 결과, 원시 행성계 원반이 생명체에 필요한 유기 분자의 '거대한 저장고'라는 사실이 밝혀졌다며 이는 지구 생명체를 탄생시킨 기본적 화학적 조건들이 은하계에 더 폭넓게 존재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60개 이상의 안테나가 연결된 거대한 전파망원경인 ALMA로 300~500광년 밖의 어린 별 주위에 있는 원시 행성계 원반 5개(IM Lup, GM Aur, AS 209, HD 163296, MWC 480)를 관측했다.

원시 행성계 원반에서 방출되는 빛의 스펙트럼을 분석한 결과 4곳에서 중심별과 가까운 원반 안쪽 영역에 다양한 유기 분자들이 존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 원반에서는 시안화수소(HCN) 같은 단순한 유기 분자부터 시아노아세틸렌(HC3N), 아세토니트릴(CH3CN), 사이클로프로페닐리덴(c-C3H2) 같은 크고 복잡한 유기 분자들이 다량 발견됐다.

MAPS에 관측된 원시 행성계 원반 4개(GM Aur, AS 209, HD 163296 및 MWC 480). 맨 윗줄은 원반에 있는 밀리미터 크기의 큰 먼지에서 방출된 빛, 맨 아랫줄은 큰 유기 분자인 시아노아세틸렌(HC3N. 빨간색), 아세토나이트릴(CH3CN. 녹색), 사이클로프로페닐리덴(c-C3H2. 파란색)에서 방출되는 빛을 합성한 사진. 가운데 점선으로 된 타원들은 반지름이 약 50천문단위(AU=태양~지구 거리)로 태양계에서 혜성이 만들어지는 영역을 의미한다. [Dr J.D.Ilee/University of Leeds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지구도 46억년 전 어린 태양 주위를 돌던 이런 원시 행성계 원반에서 우주먼지 등이 응축되면서 형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팀은 이번에 발견된 유기 분자들은 우주 공간의 풍부한 일산화탄소(CO) 같은 탄소 기반의 단순한 분자와 생명체의 탄생과 유지에 필요한 더 복잡한 분자를 연결해주는 '디딤돌'이기 때문에 중요하다고 밝혔다.

리즈대학 존 일리 박사는 "이런 크고 복잡한 유기 분자들은 다양한 우주 환경에서 발견된다"며 "이런 분자들은 설탕과 아미노산은 물론 적절한 조건에서는 RNA 구성요소도 될 수 있어 지구상 생물화학적 현상에 꼭 필요한 요소를 만드는 원재료"라고 말했다.

이번 발견은 우주에서 가장 차가운 영역에 있는 분자에서 나오는 매우 희미한 신호까지 감지해내는 ALMA의 뛰어난 성능 덕분에 가능했다.

거대한 전파망원경인 ALMA는 분자들이 방출하는 독특한 스펙트럼을 포착, 젊은 별 주위에서 외계행성을 만드는 물질들의 분포와 특성 등을 파악하고, 생명체 전구물질이 되는 복잡한 분자까지 포착할 수 있게 해준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젊은 별 'HD 163296' 주위의 원시 행성계 원반에 있는 시안화수소에서 방출되는 신호를 ALMA로 관측해 합성한 사진. [ALMA (ESO/NAOJ/NRAO)/D. Berry (NRAO), K. Oberg et al(MAPS)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원시 행성계 원반의 구성물질이 중요한 것은 그곳에서 만들어지는 행성의 특성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어린 지구는 태양 주위의 원시 행성계 원반에서 만들어진 소행성·혜성과 충돌하면서 물과 다양한 생명체 탄생에 필요한 다양한 분자들을 공급받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모든 원시 행성계 원반에 이런 복잡한 유기 분자들이 존재하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번 결과가 이 의문에 대한 답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일리 박사는 "ALMA는 태양계와 비슷한 크기의 원시 행성계 원반 가장 안쪽에서 이런 유기 분자들을 처음으로 찾을 수 있게 해줬다"며 "원반 안쪽에 있는 이들 분자의 양은 그동안 예측돼온 것보다 10~100배 많았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원시 행성계 원반에 더 크고 복잡한 유기 분자들도 있는지 밝혀내기 위한 후속 연구를 진행, 지구가 태어난 원시 행성계 원반의 더 정확한 모습을 규명할 계획이다.

일리 박사는 "특히 중요한 것은 유기 분자가 있는 원반 내 위치가 소행성과 혜성이 형성되는 곳과 일치한다는 점"이라며 "이곳에서도 과거 혜성과 소행성이 충돌하면서 지구에 유기 분자들을 공급했던 것과 유사한 과정이 일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scite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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