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5조원 빚진 中 부동산재벌 헝다 파산설.."중국판 리먼사태 우려도"

이용성 기자 2021. 9. 16.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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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최대 부동산 재벌인 헝다그룹(Evergrande)이 파산 위기에 몰렸다.

블룸버그는 이어 "중국 정부의 도움이 없으면 헝다그룹의 사정이 좋아지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중국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구조조정이 이뤄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피치는 "헝다그룹이 파산하면 중국 건설회사와 중소형 은행의 연쇄 파산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헝다그룹의 파산으로 투자자들이 대규모 손해를 보면 이들의 분노가 중국 정부로 향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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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최대 부동산 재벌인 헝다그룹(Evergrande)이 파산 위기에 몰렸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자산시장 거품을 억제하고자 돈줄을 죄는 상황에서 자칫 부동산 시장의 연쇄 부도로 이어질 경우 경제 전반을 흔드는 대형 악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5일 중국 광둥성 선전에 있는 대형 민간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恒大·에버그란데) 그룹 본사 앞에 보안요원들이 배치된 가운데 투자자들이 몰려들어 돈을 돌려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헝다는 지난 1997년 부동산으로 사업을 시작해 금융, 헬스케어, 여행, 스포츠, 전기차 사업까지 확장한 재벌 기업이다. 창업자인 쉬자인(徐家印) 회장은 지난 2017년 중국 부호 순위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그런데 차입에 의존한 무리한 신사업 투자로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특히 중국 당국이 민생 안정을 위해 강력한 부동산 시장 억제 정책을 펴면서 사업 환경이 급속히 나빠졌다.

지난 14일 홍콩 증시에서 중국헝다 주가는 전날보다 11.9% 하락한 2.94홍콩달러에 장을 마쳤다. 헝다그룹이 자금난 때문에 파산할 수 있다는 루머가 퍼졌기 때문이다. 최근 1년 동안 헝다 주가는 83% 하락했다.

헝다그룹의 부채는 작년 말 기준 약 1조9500억 위안(약 350조원)으로 천문학적이다. 만약 헝다그룹이 부채 상환을 감당하지 못해 채무불이행에 빠지게 되면, 중국 금융시스템에 상당한 리스크와 충격을 가할 전망이다.

헝다그룹은 지난 13일 긴급 성명서를 내고 최근 인터넷에서 퍼지고 있는 파산설이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헝다그룹은 “전력을 다해 부동산 시공 현장을 다시 가동하고 고객들에게 상품을 인도하는 등 경영을 정상화할 것”이라면서도 “회사가 현재 확실히 전례 없는 어려움에 봉착했다”고 언급했다. 현재 회사의 자금난이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는 점은 부인하지 못한 것이다.

전세계 주요 언론들은 일제히 헝다 사태를 주목하고 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최근 266억달러에 달하는 헝다의 달러채가 국제 금융시장을 흔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계 블랙록과 스위스계 UBS, 프랑스계 아문디 등이 헝다 달러채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는 헝다 그룹의 구조조정이 중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구조조정 중 하나가 될 것이라며 헝다 채권 처리가 최소 -75% 손실을 기본 시나리오로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5월 말 80센트 정도였던 헝다 달러채는 이달 들어서는 28센트 수준까지 추락했다. 블룸버그는 이어 “중국 정부의 도움이 없으면 헝다그룹의 사정이 좋아지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중국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구조조정이 이뤄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영국의 신용평가회사 피치는 헝다그룹의 신용등급을 CCC+에서 CC로 내렸다. 부도 위험이 매우 높고 대출 원리금을 갚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뜻이다. 피치는 “헝다그룹이 파산하면 중국 건설회사와 중소형 은행의 연쇄 파산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헝다그룹의 파산으로 투자자들이 대규모 손해를 보면 이들의 분노가 중국 정부로 향할 가능성이 있다. 중국 언론에 따르면 광둥성 선전시의 헝다그룹 본사를 비롯한 곳곳에서 투자자들의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민간 기업의 파산에 투자자들이 항의하는 게 드문 일은 아니지만 중국 정부에 정치적으로 위험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66억 달러(약 31조원)에 달하는 헝다의 달러채가 국제 금융시장을 흔들고 있다”며 “중국 정부의 부동산 규제가 중국판 리먼브러더스 사태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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