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반(反) 전두환 움직임' 보고 받아..역쿠데타에 반대

박인옥 2021. 9. 16.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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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12·12쿠데타로 권력을 잡은 전두환을 몰아내려는 '반(反) 전두환 움직임(역쿠데타)'에 대한 정보를 입수했지만 '12·12사태보다 더 큰 파장을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사실상 반대했다는 미국 정부 문서가 확인됐다.

비밀해제된 문서에 따르면 주한미국대사관은 이범준 장군으로부터 한국군 내 반 전두환 음모 정보를 입수했고, 군 내부 분열은 12·12사태보다 더 큰 파장을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가 표명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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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전두환씨가 고(故) 조비오 신부 사자명예훼손 혐의에 대한 항소심 재판을 받은 뒤 지난 8월 8일 오후 광주 동구 광주법원을 나가고 있다. 뉴시스

미국이 12·12쿠데타로 권력을 잡은 전두환을 몰아내려는 '반(反) 전두환 움직임(역쿠데타)'에 대한 정보를 입수했지만 '12·12사태보다 더 큰 파장을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사실상 반대했다는 미국 정부 문서가 확인됐다.

당시 국방부 방산차관보였던 이범준 전 교통부 장관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미국 정부에 이 같은 사실을 알렸다는 것도 처음 공개됐다. 이 내용은 1980년 2월 1일 주한미국대사관이 작성한 '한국군 내 반 전두환 움직임 관련 첩보 입수' 문건에 기록돼 있다.

외교부가 최근 미국 카터 대통령 기록관으로부터 5·18 민주화운동 관련 비밀해제된 미국 정부 문서 사본 882쪽을 전달받으면서 이 같은 사실이 알려졌다. 해당 문서 사본은 16일 주한미국대사관 홈페이지에 공개됐다.

신규로 비밀이 해제된 206쪽 분량의 전문에는 주한미국대사관이 1980년 2월 1일 한국군 내 '반 전두환 움직임'을 담아 국무부에 보고한 내용도 있다.

비밀해제된 문서에 따르면 주한미국대사관은 이범준 장군으로부터 한국군 내 반 전두환 음모 정보를 입수했고, 군 내부 분열은 12·12사태보다 더 큰 파장을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가 표명돼 있다. 또 '최규하 대통령에게 음모 관련 정보 및 미국 정부가 양측에 대해 강하게 경고했다는 내용을 전달하고자 하니 상부 승인을 바란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이 문서에는 '전두환의 중앙정보부장 서리 겸직 결정에 대한 평가'도 있다. 주한미국대사관은 이 같은 결정에 대해 청와대에 강력한 우려를 표명했다고 기재돼 있다.

이 밖에 1980년 5월 8일 작성된 '한국 상황 평가'라는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실(NSC) 문서에는 1980년 5월 15일 서울에서 학생과 정부 간 심각한 충돌이 예상되며 전두환은 이미 2∼3개의 공수여단을 서울로 이동시켰다고 기록됐다.

같은 해 5월 21일 작성된 문서를 살펴보면 주한미국대사관은 '광주는 법질서를 수립 및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뿐만 아니라 광주 상황은 향후 서울 등 타 지방으로 확산될 수 있다고 기록돼 있다.

외교부는 비밀해제된 문서를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에 따라 이날 '5·18민주화운동 기록관'에 인계 후 기록관 웹사이트에 공개할 예정이다.

외교부는 "앞으로도 5·18 민주화운동 관련 미국 정부 문서의 추가적인 비밀해제가 이뤄질 수 있도록 미국과 계속 협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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