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12·12사태' 뒤 역쿠데타 움직임 보고 받았다

박재우 기자 2021. 9. 16.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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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지난 1979년 발생한 '12·12사태' 뒤 한국 군부 내에 전두환 당시 국군보안사령관에 대한 '역(逆)쿠데타' 움직임이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16일 미 카터 대통령 기록관이 최근 우리 외교부에 전달한 '한국군내 반(反)전두환 움직임 관련 첩보 입수'란 제목의 외교문서에 따르면 주한미국대사관 1980년 2월1일 백악관 상황실에 '이범준 장군'(General Rhee Bomb June)으로부터 한국군 내 반전두환 음모 정보를 입수했다고 보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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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5·18 진압' 공수부대 실권자로 전두환 지목"
전두환 전 대통령. 2021.8.9/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박재우 기자 = 미국 정부가 지난 1979년 발생한 '12·12사태' 뒤 한국 군부 내에 전두환 당시 국군보안사령관에 대한 '역(逆)쿠데타' 움직임이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16일 미 카터 대통령 기록관이 최근 우리 외교부에 전달한 '한국군내 반(反)전두환 움직임 관련 첩보 입수'란 제목의 외교문서에 따르면 주한미국대사관 1980년 2월1일 백악관 상황실에 '이범준 장군'(General Rhee Bomb June)으로부터 한국군 내 반전두환 음모 정보를 입수했다고 보고했다.

미 대사관은 이 문서에서 '한국군내 분열은 12·12사태보다 더 큰 파장을 가져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 대사관은 "제보자 '이범준'에게 미 정부는 12·12사태 주모자들의 권력 확장과 민간정부 장악에 반대하는 것과 동일하게 12·12 사태를 되돌리려는 군 내부 움직임 또한 반대한다는 강한 입장을 보일 필요가 있다"며 "최규하 대통령에게 상기 음모 관련 정보 및 미 측이 양측에 대해 강하게 경고했다는 내용을 전달하고자 하니 상부 승인을 바란다"는 내용의 전문을 백악관에 보냈다.

이에 대해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는 "1980년대 초 역쿠데타 음모는 잘 알려져 있었으나 이에 관한 전문이 발견된 것은 처음"이라며 "음모에 대한 정보를 미측에 알려준 것으로 특정된 '이범준' 장군의 신분 파악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외교가에선 이 문서에 등장하는 '이범준 장군'이 12·12사태 당시 국방부 방위산업차관보였던 이범준 전 교통부 장관(2007년 사망)일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카터 대통령 기록관은 또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5·18민주화 운동 당시 공수부대의 광주 투입을 명령한 실권자로서 전두환 당시 사령관을 지목했다는 내용의 문서도 우리 측에 함께 전달했다.

당시 한국 내 상황에 대한 평가를 담은 이 문서엔 "1980년 5월15일쯤 서울에서 학생과 정부 간의 심각한 충돌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전두환은 이미 2~3개 공수여단을 서울로 이동시켰다"고 명시돼 있다.

또 해당 문서엔 "윌리엄 글라이스틴 주한미국대사가 전두환·최광수와 면담 예정인 바, 글라이스틴 대사에게 전두환 면담시 과거 문제보다 학생 문제 해소에 중점을 두고 대화할 것을 조언했다"는 내용도 들어 있다.

이와 관련 글라이스틴 당시 대사는 1980년 5월9일 전두환 사령관을 만나 공수부대의 수도권 이동에 강력 항의하고 학생들의 시위에 무력으로 대처하지 않도록 권고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5·18조사위는 "이 문서는 공수부대 이동의 실질적 명령권자를 전두환으로 지목하고 있다"며 "이는 전두환이 군부를 완전히 장악하고 있음을 미국이 인정한 대목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카터 대통령 기록관은 5·18민주화운동과 관련해 비밀 해제된 외교문서 사본(총 882쪽)을 우리 측에 전달했다. 여기엔 과거 비밀 해제가 이뤄졌으나 디지털화가 완료되지 않아 우리 측에 제공되지 못했던 문서 576쪽과 새롭게 비밀 해제된 문서 206쪽이 포함돼 있다.

jaewoo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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