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 주사로 희귀질환 완치 가능" 유전자 치료제 '졸겐스마'

박효순 기자 2021. 9. 16.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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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유전자에는 신체의 형태와 기능을 제어하는 DNA가 포함돼 있다.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유전자는 질병을 일으킬 수 있다. 유전자 치료법은 유전자를 사용해 이러한 질병을 치료하거나 예방하는 의료기술이다.

유전 질환은 결함이 있는 유전자를 물려받은 경우에 발생한다. 혈우병, 척수성근위축증(SMA) 등 단일유전자질환 환자들은 단 1개의 유전자만이 몸 속에서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 이러한 환자들의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해 줄 수 있는 치료가 바로 ‘유전자 대체 치료’이다. 문제가 있는 유전자와 동일한 기능을 하는 유전자 대체본을 만든 후, 1회 주사를 통해 환자의 몸에 넣어 준다. 대체본을 유전자의 특정 핵으로 전달하는 벡터의 도움을 받아 필요한 위치에 도달하면 스스로 체내에 필요한 단백질을 만들기 시작한다. 치료는 여기서 마무리된다. 의료진은 환자의 상태를 지켜보면서 정상적인 신체 능력을 보이는지 확인한다.


사람을 대상으로 한 유전자 치료제 임상시험은 1990년부터 시작됐다. 임상 중 환자가 사망하는 일도 발생했지만, 연구자들은 이러한 경험을 통해 더 안전하게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

이미 국내에도 허가받은 유전자 치료제가 있다. SMA 치료제인 노바티스 졸겐스마는 금년 5월 식약처 허가를 받았다. 졸겐스마는 SMA의 원인이 되는 유전자의 기능을 대체한다. 이를 통해 정상인과 같이 체내에서 스스로 SMN 단백질을 지속 생성해 운동 능력 향상을 돕는다. 단 1회 투여이지만 장기적인 효과를 보이고 있다. 현재까지 6년 이상의 장기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인했다. 심각한 유형의 환자들이지만 졸겐스마를 맞은 이후 ‘스스로 걷기’, ‘스스로 서기’ 등과 같은 혁신적인 운동기능 달성을 보였다.

졸겐스마는 SMA 증상이 발현된 환자뿐만 아니라, 발현이 아직 되지 않은 환자들에서도 투약 후 스스로 서거나 걷는 등 우수한 운동기능 개선 효과를 보였다. 근육 신경은 치료받지 않으면 시간이 지날수록 퇴화하기 때문에 기능을 잃을 수 밖에 없는데, 유전자 검사를 통해 증상 발현 전이라도 졸겐스마를 통해 SMA 치료 효과를 더욱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이미 미국, 일본 등에서는 임산부 산전 검사나 신생아 선별 검사를 통해 SMA를 진단하고, 졸겐스마로 빠르게 치료한다.

치료비용(1회로 끝)이 25억원에 달하는 졸겐스마가 국내에서 실제적으로 사용되려면 결국 국민건강보험 급여권에 들어와야 한다. 한국노바티스는 ‘허가-급여평가 연계제도’를 통해 급여 신청을 했다. 졸겐스마 급여를 촉구하는 국민청원도 진행 중인 상황이다. 비용효과성뿐만 아니라 약제의 혁신성을 인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박효순 기자 anyto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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