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수 송구에 목덜미 강타, 그러나 토종 에이스는 마운드를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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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수의 송구에 목덜미를 강하게 맞았지만 결코 마운드서 내려올 수 없었다.
이후 6-1로 넉넉하게 앞선 5회 13개로 첫 삼자범퇴 이닝을 치르고 승리투수 요건을 갖췄다.
선두 배정대의 스트레이트 볼넷에 이어 김민혁을 중견수 호수비로 잡아낸 상황.
이후 오윤석 타석 때 배정대가 2루 도루를 시도했고, 이를 본 포수 최용제가 재빨리 2루에 송구했는데 공은 2루 베이스가 아닌 투수 최원준의 오른쪽 목덜미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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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잠실, 이후광 기자] 포수의 송구에 목덜미를 강하게 맞았지만 결코 마운드서 내려올 수 없었다. 토종 에이스의 책임감이란 바로 그런 것이었다.
최원준은 지난 1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의 시즌 11차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5피안타 2볼넷 4탈삼진 1실점으로 시즌 9승(2패)째를 신고했다. 팀의 6-2 승리를 이끈 토종 에이스의 호투였다.
시작은 불안했다. 1회부터 조용호-황재균 테이블세터의 연속안타로 처한 1, 3루 위기서 강백호의 1타점 내야땅볼로 선취점을 내준 것. 이후 계속된 1사 2루서 배정대를 삼진, 김민혁을 2루수 땅볼 처리했지만 거듭된 풀카운트 승부로 1회 투구수가 25개에 달했다.
김태형 감독은 경기 후 “최원준이 좋은 위기관리능력을 보여주며 승리를 이끌었다”고 했다. 실제로 최원준은 2회 2사 1루, 3회 2사 2루, 4회 2사 1, 2루 위기를 모두 무실점으로 극복했다. 위기 때마다 130km 후반대 직구가 위력을 발휘한 결과다. 이후 6-1로 넉넉하게 앞선 5회 13개로 첫 삼자범퇴 이닝을 치르고 승리투수 요건을 갖췄다.
아찔한 부상은 6회 발생했다. 선두 배정대의 스트레이트 볼넷에 이어 김민혁을 중견수 호수비로 잡아낸 상황. 이후 오윤석 타석 때 배정대가 2루 도루를 시도했고, 이를 본 포수 최용제가 재빨리 2루에 송구했는데 공은 2루 베이스가 아닌 투수 최원준의 오른쪽 목덜미로 향했다. 최원준은 그라운드에 쓰러져 한동안 극심한 통증을 호소했고, 두산 벤치는 급하게 선발투수 교체를 준비했다.
다행히 최원준은 스스로 몸을 일으킨 뒤 마운드 주위를 걸으면서 상태를 체크했다. 이내 모자를 쓰고 투구가 가능하다는 사인을 보냈고, 최용제의 사과를 받은 뒤 다시 마운드를 밟고 경기를 이어나갔다. 목 부상에도 구위는 여전했다. 타석에 있던 오윤석을 우익수 뜬공, 후속 제라드 호잉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고 시즌 12번째 퀄리티스타트를 완성했다.
경기 후 만난 최원준은 “다행히 목 부위를 맞아서 괜찮다. 상태에 이상이 없다”고 웃으며 “(최)용제 형도 미안하다고 했는데 경기를 하다보면 나올 수 있는 상황이다. 나 역시 형에게 크게 다치지 않아 괜찮다고 말해줬다”고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최원준은 부상 후 김태형 감독의 교체 제안도 고사했다. 6회를 어떻게든 채우고 싶은 마음이 컸던 모양이다. 그는 “감독님이 나오셔서 교체를 하려고 하시길래 괜찮다고 했다. 난 항상 팀 승리가 먼저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는 투혼을 발휘했다.
최원준은 이날 호투로 팀 승리를 물론 올 시즌 개인 9승을 챙기며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까지 1승만을 남겨두게 됐다. 지난해에는 구원승 1승이 낀 10승이었으나 올해는 순수 선발승이라 의미가 깊다.
최원준은 “후반기 들어와서 빨리 10승을 하고 싶은 욕심이 많았다. 사실 작년에도 신경을 많이 썼고 올해도 솔직히 신경을 쓰게 된다. 작년 경험을 토대로 올해는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소망을 남겼다.
최원준은 이날 호투로 데뷔 후 전 구단 상대 승리도 달성했다. 2018년 1군에 데뷔한 그는 지금까지 9개 구단 중 KT에게만 승리가 없었다.
최원준은 “KT 상대로 작년에 안 좋았고, 올해는 첫 등판이라 더 신경을 썼다”며 “1회부터 좋지 않았지만 용제 형과 이야기를 많이 했고, 코치님들도 조언을 많이 해주셔서 공략을 잘했다”고 주변 사람들에게 그 공을 돌렸다. /backligh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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