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에너지 확산만으로 충분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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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과 번영 . 지난 200 년 동안 우리 인류의 목표를 가장 잘 표현해주는 단어다 . 18 세기 후반 영국에서 시작한 산업혁명은 인류의 삶을 완전히 바꾸었다 . 기근과 빈곤 , 정체와 퇴보가 반복되며 눈에 띄지 않는 느린 성장을 경험해왔던 인류문명은 산업혁명을 기점으로 폭발적 성장과 번영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다 . 경제학자 토머스 맬서스가 1798 년 저서 <인구론> 에서 ' 빈곤 문제는 인간의 힘으로 극복하기 힘든 현상'이라고 한 우려는, 제임스 와트의 증기기관 엔진과 석탄을 본격적 활용해 나무와 동물의 힘에 의존하던 과거와 다른 생산력의 신장으로 종식되었다 . 품종개량 , 비료의 발명 , 농업의 기계화 및 산업화로 식량 공급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풍족해지게 되었다 . 1970 년까지 경제적 번영을 나타내는 1 인당 국내총생산 (GDP) 는 서유럽에서는 500% 이상 , 동아시에서는 250% 증가했다. 인구론>
재생에너지의 확산만으로 충분치 않다 . 거의 모든 인프라의 기반인 철강산업은 우리나라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16.7%, 산업 부문의 30% 를 차지할 정도로 변혁이 가장 필요한 분야 중 하나다 . 이를 위해서는 사용하는 에너지원을 무탄소 전원으로 바꿔야 하지만 공정 과정에서 나오는 배출가스를 완전히 제거하기 위해서는 그린수소 , 바이오매스 , 탄소포집저장 및 활용기술 (CCUS) 모두 필요하다 . 이 기술들은 아직 관련 시장과 기술 모두 충분히 성숙되었다고 보기 어렵지만 탄소중립이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기술개발이 필요하다 . 더 나아가 안전성과 효율성 모두를 개선한 소형모듈원전 (SMR), 많은 난제가 남았지만 잠재력이 높은 핵융합 , 국가 간 협력과 초고압송전 기술 개선 · 개발을 통해 추진되고 있는 슈퍼그리드 (supergrid) 등 다양한 기술 역시 활용될 수 있도록 계속 탐색돼야 한다 . 수소 , 바이오매스 , 탄소포집저장 및 활용기술 (CCUS) 등 교통 , 산업 부문의 탄소중립을 위해 반드시 위해 필요한 기술과 소형모듈원전 (SMR), 핵융합 등 성공 시 온실가스 감축에 크게 기여할 수 있는 잠재력 높은 기술 활용에도 도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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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과 번영 . 지난 200 년 동안 우리 인류의 목표를 가장 잘 표현해주는 단어다 . 18 세기 후반 영국에서 시작한 산업혁명은 인류의 삶을 완전히 바꾸었다 . 기근과 빈곤 , 정체와 퇴보가 반복되며 눈에 띄지 않는 느린 성장을 경험해왔던 인류문명은 산업혁명을 기점으로 폭발적 성장과 번영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다 . 경제학자 토머스 맬서스가 1798 년 저서 <인구론>에서 ‘ 빈곤 문제는 인간의 힘으로 극복하기 힘든 현상’이라고 한 우려는, 제임스 와트의 증기기관 엔진과 석탄을 본격적 활용해 나무와 동물의 힘에 의존하던 과거와 다른 생산력의 신장으로 종식되었다 . 품종개량 , 비료의 발명 , 농업의 기계화 및 산업화로 식량 공급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풍족해지게 되었다 . 1970 년까지 경제적 번영을 나타내는 1 인당 국내총생산 (GDP) 는 서유럽에서는 500% 이상 , 동아시에서는 250% 증가했다. 인구도 폭증했다. 호모 사피엔스의 인구가 10 억 명에 이르는 데에는 20 만 년이 필요했다 . 1928 년 인구는 과거 125 년 동안 10 억 명이 추가로 늘어나 20 억 명이 되었다 . 그리고 올해 현재 78 억 명을 넘어섰다. 100 년도 되지 않는 기간 동안 60 억 명 가까운 인구가 늘어난 셈이다.
이러한 번영은 기술·자본·사회의 다양한 요소가 복잡한 상호작용을 통해 이뤄낸 것이다 . 물론 그 중심에는 과학이 있었다 . 과학은 현상을 숫자와 이론으로 정리하고 , 그 기반 아래 다양한 기계장치를 탄생시켰다 . 투입 대비 성과로 표현되는 효율은 개선되었으며 가격은 낮아졌다 . 그 결과 많은 사람들이 문명의 이기들을 활용할 수 있었다 . 과학은 기술 발전을 이끌었고 자본주의와 결합하여 빠르게 그 영역을 넓혀가며 우리가 현대문명이라 일컫는 많은 것들을 탄생시켜주었다 .
문제는 우리 인류는 지구의 지속가능성을 지나치게 과대평가했다는 데 있다 . 우리의 삶이 혁명적으로 바뀐 이면에는 인류에 적합한 지구의 생태계 역시 전례가 없이 빠르게 무너지고 있다 . 그 총체적 위기의 실체는 바로 기후변화이다 . 지구의 지표면 온도는 산업혁명 이후 , 자연적인 변화 속도보다 20 배 이상 빠르게 빨라졌고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는 폭염·대형 산불과 홍수 등 자연재해는 우리가 벼랑 끝에 있음을 알려주고 있다 .
기후변화의 위협에 대한 과학자들의 본격적 관심은 1930 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 그리고 지구온난화에 대하여 우리가 갖고 있는 거의 모든 지식은 1970 년 말 정립되었다 . 다만 ‘ 성장과 번영’이라는 공식에 갇힌 사람들은 ‘ 극단적이고 부정적인 예측 ’ 에 저항하고 실제로 행동하는 일을 최대한 뒤로 미뤄왔을 뿐이다 . 지난 40 년 동안 과학자들은 더욱 정교하고 확실한 과학적 증거들을 제시해왔다 . 그리고 마침내 2018 년 유엔 산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 (IPCC) 는 인천 송도에서 열린 제 48 차 총회에서 <지구온난화 1.5 ℃ 특별보고서>를 발표한다 . 인류가 기후재앙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지구 평균온도 상승폭을 1.5℃ 이내로 억제해야 하며 , 이를 위해서는 2050 년 탄소 순배출량이 0 이 되는 탄소중립 (넷제로) 을 달성하여야 한다는 경로를 제시했다 . 과학은 인류가 초래한 기후위기 문제를 인지하고 변화를 촉구하기 위한 증거들을 보여줬 고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
올해 9월 현재 전 세계 70% 경제 규모를 차지하고 그만큼의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국가들은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관련 법과 정책을 만드는 일에 나서고 있다 . 이제 목표는 분명하다 . 우리가 먹고 , 이동하고 , 일하고 , 소비하는 모든 과정 속에 배출되고 있는 온실가스를 0 으로 만드는 것이다 . 특히 기후변화의 주요 원인인 화석연료 의존에서 벗어나야 한다 . 국제에너지기구 (IEA) 에서는 올해 5 월 발표한 <탄소중립 로드맵>에서 현재 활용할 수 있는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확산을 보다 공격적으로 할 필요가 있는데 , 지난해 수치의 4 배 가량을 2030 년까지 매년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
재생에너지의 확산만으로 충분치 않다 . 거의 모든 인프라의 기반인 철강산업은 우리나라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16.7%, 산업 부문의 30% 를 차지할 정도로 변혁이 가장 필요한 분야 중 하나다 . 이를 위해서는 사용하는 에너지원을 무탄소 전원으로 바꿔야 하지만 공정 과정에서 나오는 배출가스를 완전히 제거하기 위해서는 그린수소 , 바이오매스 , 탄소포집저장 및 활용기술 (CCUS) 모두 필요하다 . 이 기술들은 아직 관련 시장과 기술 모두 충분히 성숙되었다고 보기 어렵지만 탄소중립이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기술개발이 필요하다 . 더 나아가 안전성과 효율성 모두를 개선한 소형모듈원전 (SMR), 많은 난제가 남았지만 잠재력이 높은 핵융합 , 국가 간 협력과 초고압송전 기술 개선 · 개발을 통해 추진되고 있는 슈퍼그리드 (supergrid) 등 다양한 기술 역시 활용될 수 있도록 계속 탐색돼야 한다 . 수소 , 바이오매스 , 탄소포집저장 및 활용기술 (CCUS) 등 교통 , 산업 부문의 탄소중립을 위해 반드시 위해 필요한 기술과 소형모듈원전 (SMR), 핵융합 등 성공 시 온실가스 감축에 크게 기여할 수 있는 잠재력 높은 기술 활용에도 도전해야 한다.
우리 인류는 ‘ 과학 ’ 을 도구로 삼아 많은 혁신과 발전을 이뤄냈다 . 지난 수백 년의 역사 속에서 과학의 ‘ 빛 ’ 은 근현대 문명을 형성하고 우리를 번영과 풍요로운 삶으로 이끌었다 . 그러나 무한한 성장과 번영이라는 욕망은 지구의 균형을 무너뜨렸으며 , 이 균형의 붕괴는 기후변화로 나타나고 있다 . 붕괴의 끝에는 모든 것의 파멸이 기다리고 있다 . 이 파멸을 막는 수단도 역시 ‘ 과학 ’ 이다 .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현재 보유한 수단을 최대한 활용해야 하며 , 목표 달성에 필요한 모든 기술을 개발하고 발전시켜야 한다 . 과학은 탄소중립이라는 목적지에 이르는 길을 닦아주는 역할을 하는 셈이다 . 탄소중립이라는 여정 동안 과학은 거대한 장벽을 부수고 , 끊어진 길에 다리를 놓고 , 험난한 고불 길을 평평하고 넓은 고속도로로 만드는 일을 담당할 것이다 . 자연과학과 공학 거의 모든 분야에 걸쳐있는 과학의 가장 큰 도전은 바로 기후 위기를 해결할 구체적 수단을 찾는 데 있다 .
김선교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부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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