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밀하게 위대하게" 이강철 감독의 '가을야구 콘테스트'

안승호 기자 2021. 9. 16.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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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이강철 KT 감독. 연합뉴스


경기라면 7~8회를 보내며 2점쯤 앞서가는 상황이다. 불펜진이 제역할을 해주며 견고한 수비벽을 유지하면 리드를 지켜낼 수 있는 흐름이다.

잔여 시즌이 팀당 40경기 안쪽 접어들고 있는 시점. 선두 KT는 긴장 속에서도 정규시즌 종착역을 향하고 있다. 일단 창단 최초 정규시즌 우승을 위한 막바지 레이스는 순조롭다. 잠실 두산전이 열린 지난 15일 이강철 KT 감독에게 ‘이 가을, 팀 운영에서 가장 주목하고 있는 것’을 물었다.

부상 방지는 기본이다. 베테랑 2루수 박경수가 허벅지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빠지자 벌써 대타 요원 확보 등 경기 후반 승부처에서 원할한 선수 운용이 어려워졌다. 이 감독은 부상 얘기를 먼저 꺼내면서도 이를 두고는 너무 당연한 얘기라며 가볍게 웃고 넘겼다.

이 감독이 조용히 주목하고 있는 부분은, 이른바 ‘무대 체질’ 선수 찾기다.

정규시즌 잔여경기수가 20경기 미만으로 남는 진짜 막판이 되면 선두 싸움이 어떻게 전개될지 예단이 어렵다. 또 그 때의 긴장감은 가을야구로 그대로 이어질 수 있다. 10경기 같은 1경기를 치를 때 승부처에서 마운드에 올릴 불펜요원과 최적의 대타요원을 찾아두는 게 이 감독이 최근 부가적으로 신경쓰는 일이다.

이 감독은 투타 상대성을 비롯한 기술적인 것 이상으로 찬스 또는 위기에서 나타나는 선수의 ‘뱃심’에 주목하고 있다.

이 감독은 “가령 승부처에서 선수들에게서 나타나는 ‘멘털’을 많이 보고 있다. 대타라면 압박을 이겨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이에 덧붙여 “상대투수가 볼카운트를 잡으러 오는 초구와 2구에 평소에는 방망이를 잘 내는 타자라도 압박이 있는 상황에서는 방망이를 잘 못내는 경우가 있다. 결국 볼카운트가 불리해진다”며 강심장 찾기에 시선을 두고 있는 상황을 전했다.

투수도 마찬가지다. 이 감독은 “불펜에서 써보니 이대은이 멘털이 강하다는 게 보였다”며 최근 불펜 등판 순서를 조정한 배경을 소개했다. KT는 최근 우완 불펜 요원 가운데 이대은을 마무리 김재윤 앞에 나오는 셋업맨으로 돌리고 박시영은 이대은 앞에서 쓰는 경우를 늘리고 있다. KT는 9월 이후 12경기 42.1이닝에서 불펜 평균자책 1.73을 기록했다. 동일 기간 성적으로 압도적 1위다.

2015년 첫 1군 진입 뒤 7시즌째. ‘막내구단’ KT는 위대한 마무리를 꿈꾸고 있다. 이를 위한 과정은 ‘은밀하게’ 진행되고 있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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