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터리] 탄소중립 이상과 현실

김능현 기자 입력 2021. 9. 16.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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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카(VUCA)'란 변동성(Volatility)과 불확실성(Uncertainty), 복잡성(Complexity), 모호성(Ambiguity)의 앞 글자를 조합한 신조어로, 시시각각 급변하는 현대사회의 불확실성을 나타낼 때 자주 언급되는 단어다.

전문가들은 기업이 '뷰카' 시대에서 살아남으려면 목표와 전략의 적절성 검증 과정을 늘리고 유연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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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근 경총 상근부회장
[서울경제]

‘뷰카(VUCA)’란 변동성(Volatility)과 불확실성(Uncertainty), 복잡성(Complexity), 모호성(Ambiguity)의 앞 글자를 조합한 신조어로, 시시각각 급변하는 현대사회의 불확실성을 나타낼 때 자주 언급되는 단어다.

전문가들은 기업이 ‘뷰카’ 시대에서 살아남으려면 목표와 전략의 적절성 검증 과정을 늘리고 유연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는 국가 정책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최근 화두로 떠오른 ‘2050 탄소 중립’ 정책은 저탄소 사회로의 전환이라는 이상적인 목표만 제시하고 있을 뿐 추진 전략과 수단이 현실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정책의 적절성에 대한 검증이 없고 불확실한 방향성으로 인해 정책의 ‘뷰카화’가 우려되는 것이다.

‘2050 탄소 중립’은 오는 2050년까지 온실가스의 순 배출량을 ‘0(Net-zero)’로 만든다는 의미로 우리나라는 지난 2020년 10월에 2050 탄소 중립을 선언했다. 지난달에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이 국회를 통과해 ‘2030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가 기존 24.4%에서 35% 이상으로 상향됐다.

문제는 2030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가 현실적인 수준인지에 대한 검증 없이 법제화됐다는 점이다. 2030년 감축 목표는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0’로 만든다는 전제하에 2018년부터 매년 3.1%씩 감축할 경우를 단순 가정해 설정됐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의 친환경 기술 개발의 진척도를 감안했을 때 당장 8~9년 동안에는 현재의 기술만을 활용할 수밖에 없어 온실가스 감축에 한계가 있는 점을 지적하고 있으나, 탄소중립기본법은 이러한 현실을 외면한 채 과도한 목표를 강제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탄소 중립 기술 수준은 최고 기술을 보유한 미국과 유럽·일본 등 선진국 대비 80%에 불과하다고 한다. 특히 수소·연료전지 분야, 탄소포집·활용·저장기술(CCUS) 분야에서 상당한 격차가 존재한다.

기술 개발 투자와 관련해서도 미국 1,870조 원, 유럽 1,320조 원 등 외국은 상당한 규모의 예산을 배정한 것으로 알려져 이들과 기술격차를 좁히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탄소 중립은 전 세계가 요구하는 새로운 경제·국제질서로 자리잡은 만큼 우리나라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온실가스 감축에 대부분의 의무를 지고 있는 산업계가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정부가 현실적인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당장은 2030년 감축 목표를 합리적인 수준으로 설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또 선진국에 비해 미흡한 친환경 미래 기술 개발 투자를 확대하고 저탄소 시설 개선 비용 지원, 세제 혜택을 늘려야 한다.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정부가 기업의 목소리를 최대한 수용해 정책의 불확실성·모호성을 해소해야 한다는 점이다.

김능현 기자 nhkimch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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