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뉴 에이스'될 문동주 "지명 확정된 후 더 열심히 운동했어요"[SS인터뷰]

최민우 2021. 9. 16.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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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23 야구월드컵 대표팀 투수 문동주. 제공|한화
[스포츠서울 | 대구=최민우 기자] 한화가 기다렸던 ‘에이스’가 될 재목은 분명하다. 고교 무대를 평정한 문동주(18·광주진흥고)의 시선은 프로 무대를 향하고 있다.

문동주는 입단 전부터 많은 이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이미 고등학교 재학시절 150㎞를 상회하는 패스트볼을 뿌리며 주목을 받았다. ‘스포츠데이터에볼루션’에 따르면 지난 황금사자기 도개고와 경기에서 그는 평균 구속 148.56㎞, 최고 구속 152.78㎞의 빠른공을 던졌다. 188㎝의 큰 키에서 내리꽂는 패스트볼은 상대를 위협하기에 충분하다는 평가다.

초고교급 선수라는 평가를 받는 문동주는 전국 단위 1차 지명 제도의 덕을 본 한화의 선택을 받아 독수리 군단에 합류했다. 여기에 멕시코에서 열리는 WBSC U-23 야구 월드컵 대회 대표팀 선수로 선발되는 겹경사를 맞았다. 누구보다 행복한 일상을 보내고 있는 문동주와 추석맞이 인터뷰를 진행했다.

◇ 지명 확정 후 더 열심히 운동했어요. 이유는….
사실 문동주는 고향 팀 KIA 입단이 목표였다. 하지만 KIA가 내야수 김도영(광주일고)을 1차 지명하면서, 운명처럼 한화에 입단하게 됐다. 오랜 시간 꿈꿔왔던 모습과 다르지만, 아쉬움은 없다. 1차 지명의 목표를 이뤘고 오히려 운동을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각오를 다지게 됐다.

그는 “KIA에 지명받지 못해서 아쉬웠던 건 딱 10분이었다. 그날부터 더 열심히 운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KIA에서 다른 선수를 지명했을 때, 주변 사람들이 ‘곧 다른 팀에 뽑힐 거다’, ‘괜찮다’며 격려해 줬다. 나는 정말 괜찮은데 주변에서 더 아쉬워했다. 그래도 어느 팀을 가게 될지 몰라서 불안감은 있었다. 한화 지명 소식을 듣고 나니 마음이 편했다”며 당시 느꼈던 심정을 생생하게 전했다.

모교 광주진흥고도 축제 분위기였다. 2002년 KIA 김진우 이후 20년 만에 처음으로 문동주가 1차 지명됐기 때문이다. 학교에는 ‘한화 이글스 1차 지명 문동주’라는 문구가 새겨진 현수막이 걸렸고, 모두가 문동주의 입단을 축하했다.

일반 학생들의 경우 대학에 합격하거나 취업을 했을 때 여가생활을 즐기며 재충전의 시간을 갖는다. 하지만 야구 선수 문동주는 다르다. 한참 놀고 싶은 나이지만, 프로에서 활약하는 게 더 중요하기 때문에 쉴 수가 없다. 또 국가대표로 선발된 만큼 누구보다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욕심도 크다.

문동주는 “U-23 대회가 끝나면 일주일 정도는 쉬고 싶다. 그래도 프로에 가려면 지금까지 놓친 부분들을 보강해야 한다. 웨이트 트레이닝도 해야 하고, 이미 훈련 계획도 세워놨다. 광주와 서울을 오가면서 운동할 것 같다”며 프로 데뷔를 향해 달려갈 거라 말했다.

U-23 야구월드컵 대표팀 투수 문동주. 제공|한화
◇ 설렜던 대전 첫 방문
지난 5일 문동주는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 방문해 팬과 첫 만남을 가졌다. 사인과 기념촬영을 요청하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뿐만 아니라 정민철 단장과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도 문동주를 두 팔 벌려 환영했다.

문동주는 “단장님과 감독님 모두 굉장히 좋아하셨다. 단장님은 정말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 수베로 감독님도 ‘좋은 말만 들었다. 기대가 크다. 열심히하자’며 격려해주셨다. 그날 너무 긴장을 많이 했는데, 많은 분들이 환영해주셔서 기분이 좋았다”며 처음으로 홈구장에 다녀온 소감을 전했다.

포수 뒷쪽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본 문동주는 마운드에서 공을 던지는 모습도 상상했다. 이글스파크는 다른 구장에 비해 외야 관중석 규모가 적은 편이다. 마운드에 선 투수의 모습이 더 도드라져 보이는 효과도 있다.

문동주는 “대전 경기장이 투수가 주목을 받는 야구장 같았다. 다른 구장들은 외야석이 커서 시선이 분산되는데, 대전은 그렇지 않았다. 경기장에서 공을 던진다면 재밌을 것 같다”며 하루 빨리 1군에서 뛰고 싶다고 했다.

한화 1자 지명 문동주. 제공|한화
◇ 한화에서 더 성장할 문동주
한화는 올시즌 대대적인 리빌딩에 착수했다. 재창단 수준의 혁신을 단행했고, 메이저리그에서 선수 육성에 잔뼈가 굵은 코칭스태프를 영입해 젊은 선수들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 신인 문동주도 가지고 있는 재능을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다.

문동주는 “대전 갔을 때 호세 로사도 코치님도 만났다. 눈에서 열정이 느껴졌다. 그런 분 옆에서 운동하면, 나 역시 자연스럽게 열정이 생길 것 같았다. 팀 분위기도 정말 좋다고 들었다. 함께 운동하면 효과가 극대화될 거라 생각한다. 기대된다”며 선진 야구 교육을 받을 생각에 들뜬 모습이었다.

프로에서 상대해보고 싶은 선수가 있냐는 질문에 ‘타격 천재’ 강백호를 꼽았다. 고교 재학시절 문동주는 볼보이로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활동했는데, 당시 강백호의 모습에 매료됐다. 문동주는 “강백호 선배가 배팅 연습할 때, 정말 가까이에서 지켜볼 수 있었다. 5개를 쳤는데 모두 홈런으로 넘어가더라. 꼭 한번 맞붙어보고 싶다”며 소망을 전했다.

문동주(왼쪽)와 부친 문준흠 감독. 스포츠서울DB
◇ 버팀목이 되어주신 부모님
문동주는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는 비결에 “큰 키와 부드러운 투구 폼”이라고 답했다. 신장과 유연성은 타고난 경우가 많다. 문동주 역시 강한 공을 뿌릴 수 있는 건 부모님의 영향이 컸다. 그의 부친은 문준흠 장흥군청 육상팀 감독으로, 투해머 국가대표 선수 출신이다. 실제 만나보니 문동주의 체격이 유전적 요인이라는 걸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아버지는 선수 생활을 해본 경험에 빗대어 아들에게 진심어린 조언을 건넸다. 문동주는 “아버지께서 올해 초 ‘이제 고등학교 선수로 던질 수 있는 날이 많지 않다. 후회없이 네가 하고 싶은 대로 다 해봐’라고 말씀하셨다. 가장 마음에 와닿았다. 더 열심히 운동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어머니의 헌신도 지치지 않고 운동할 수 있었던 이유였다.

가족의 사랑을 듬뿍 받은 문동주는 이제 부모님께 ‘야구’로 보답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그는 “프로 선수도 됐고, 국가대표까지 발탁 됐다. 내가 야구를 잘하는게 효도라 생각한다. 정말 잘하는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며 각오를 다졌다.

miru0424@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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