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선배, 후배에게 저리 자금 빌려주는 플랫폼 꿈꾼다"

안소영 기자 2021. 9. 16. 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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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조선]
[Interview] B2B 금융 스타트업 고위드 김항기 대표

국내외 대형 금융사부터 정보기술(IT) 기업까지 대안 정보를 활용한 새로운 신용평가 기법을 잇따라 개발하고 있다. 온라인 소상공인과 크리에이터(creator⋅창작자) 등이 늘어나고, 제조업에서 4차산업으로 산업의 중심이 옮겨가면서, 전통적인 신용평가를 보완해야 하는 상황이 도래한 탓이다. 개인과 기업의 디지털 발자국이 넘쳐나면서 다양한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게 된 점도 영향을 미친다. 새로운 신용평가는 금융의 판을, 그리고 우리의 삶을 바꿀 수 있을까. ‘이코노미조선’이 대안신용평가(구매 실적, 통신 기록 등 비금융 관련 디지털데이터를 활용한 신용평가) 시장을 들여다봤다. [편집자주]

창업 1년 만에 유니콘(기업 가치 10억달러 이상 비상장기업)으로 등극한 미국 핀테크(fintech·금융과 기술의 합성어) 기업이 있다. 스타트업에 법인카드를 만들어주고, 기업 관리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브렉스(Brex)’다. 2017년부터 현재까지 12억달러(약 1조4000억원)를 투자받는 데 성공했으며, 기업 가치는 74억달러(약 8조7500억원)에 달한다. 미국의 경쟁사 ‘램프(Ramp)’도 비슷하다. 3년 차 핀테크 업체 램프는 올해만 시리즈B·C 투자를 받으며 4개월 만에 기업 가치가 두 배인 39억달러(약 4조6000억원)로 뛰었다.

국내에도 브렉스, 램프와 비슷한 사업을 하는 B2B(기업 간) 금융 스타트업이 있다. 2020년 설립된 ‘고위드’는 스타트업용 법인카드 서비스를 출시한 지 1년 만에 고객사 2000여 곳을 모았다. 김항기 고위드 대표는 8월 25일 ‘이코노미조선’과 인터뷰에서 “브렉스, 램프 사례는 금융판이 바뀌고 있다는 증거”라며 “신성장 분야에 금융을 공급해야 한다”고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김항기 고위드 대표 건국대학교 무역학과 학사, 전 동부증권 리서치센터 팀장, 전 쿼드자산운용 이사, 전 알펜루트자산운용 대표 / 사진 고위드

증권가 애널리스트, 자산운용사 대표를 역임했다. 왜 고위드 창업을 택했나

”금융(金融)의 역할은 자본이 필요한 곳, 성장하는 곳에 자본을 공급하는 것이다. 국내 금융 업계에 몸담은 동안, 시장의 성장축이 변화했는데 기존 금융이 따라가지 못하고 기능을 상실하고 있다고 느꼈다. 20세기 비즈니스 모델이 오프라인에 공장을 건설하고, 설비·운송 자산을 확충해 빠르게 이익을 내는 것이었다면, 21세기는 온라인 비즈니스 기반이다. 공장이 필요 없고, 빠른 성장과 규모의 경제를 위해 의도적으로 적자를 내기도 한다. 하지만 여전히 금융사들은 1년 전 재무제표와 담보를 보고 대출해줄지 말지, 법인카드를 만들어줄지 말지를 결정한다. 전 세계 500대 기업 중 70%가 새로운 사업모델을 기반으로 하고 있고, 쿠팡이 국내 기업 시가총액 순위 3위까지 올랐는데도 금융 혜택을 누릴 수 없다. 위험한 일을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성장하는 곳에 돈을 제공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기술로서 금융의 본질에 다가가고자 한다.”

어떻게 스타트업의 신용을 평가하나

”실시간으로 현금흐름을 파악하면 된다. 우리는 고객에게 실시간으로 금융거래 정보를 얻은 뒤 보안처리 및 비식별화하고 기술을 활용해 위험을 파악한다. 빠르게 변화하는 스타트업 특성에 맞춰 새로운 신용평가를 활용하는 거다. 스타트업은 고위드의 ‘지출경비관리 서비스’ ‘현금흐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되고, 우리는 이를 통해 현재의 현금흐름을 파악한다. 기존의 기업 신용평가 모델로 카드 발급조차 어려웠던 스타트업은 최대 5배 한도로 자금 운용을 원활히 할 수 있게 됐고, 지출과 자금 운용 상황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불필요한 커뮤니케이션을 줄이고, 지출의 투명성을 높인다. 스타트업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우려가 적어 안전하다.”

사업 확장 계획도 있나

”금융권과 손잡고 스타트업에 대출해주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스타트업이 사업을 확장하려면 자금이 필요한 경우가 많은데 벤처캐피털(VC)의 투자를 받으면 지분율이 희석되기 때문이다. 우리는 자본금으로 스타트업들에 자금을 빌려주는 시범 사업을 진행해보기도 했다. 향후 미국 핀테크 유니콘인 ‘소파이(SoFi)’ 모델도 검토할 예정이다. 소파이는 스탠퍼드대 졸업생이 재학생에게 낮은 금리로 학자금을 빌려주는 중계 플랫폼인데, 우리도 벤처 선배가 벤처 후배에게 낮은 금리로 자금을 빌려주는 플랫폼을 꿈꾸고 있다.”

[-더 많은 기사는 이코노미조선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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