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탄도미사일 도발.. 대미협상 압박용 '전략적 카드'
中 외교부장 訪韓 일정에 맞춰
'북한판 이스칸데르' 동해로 2발
합참 "고도 60여km·비행 800km"
국제사회 대북의제 부각 의도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올해 들어 다섯 번째이며, 지난 11일과 12일 신형 장거리 순항미사일 시험발사에 성공한 지 사흘 만에 이뤄졌다. 순항미사일과 달리, 탄도미사일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에 해당한다.
북한이 이날 쏜 미사일은 발사 간격이 짧고 비행거리에 비해 고도가 낮다.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KN-23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개량하거나 관련 기술을 응용해 개발한 미사일이라는 관측이 제기되는 이유다. 북한은 지난 1월 노동당 제8차 대회 열병식에서 KN-23의 길이·직경·탄두 중량을 늘린 것으로 추정되는 개량형을 공개한 바 있다. 당시에는 이동식발사차량(TEL)에 미사일 2발이 실려 있었다. 지난 3월 25일 북한은 함경남도 함주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미사일 2발을 발사했는데, 당시 국가정보원은 “8차 당대회 열병식에서 공개한 신형 단거리 미사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이날 북한이 쏜 미사일이 KN-23 개량형이 맞다면, 하강 단계에서 풀업 기동(상승 및 하강)이 이뤄졌을 가능성도 있다.
◆北, 안보리 결의 또 위반… 대미협상 압박용 ‘전략적 카드’
15일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신형 장거리 순항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밝힌 지 이틀 만에 이뤄졌다. 마침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방한 일정을 수행하고 있었던 상황에서 발생했다. 더구나 앞서 2∼3일 전의 순항미사일 발사와 달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규제 대상인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는 점에서 우려를 야기했다.
당장 미국 국무부는 이날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자 평양 주변국을 위협하는 행위”고 비난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국무부는 “우리는 북한에 대한 외교적 접근에 전념하고 있다”며 “대한민국과 일본 방위를 위한 우리의 약속은 철통처럼 남아있다”고 강조했다.
탄도미사일 발사로 국제사회 대북 비난의 수위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핵개발 등으로 대북제재가 장기적으로 이뤄지는 상황에서, 이번 북한의 이번 발사는 국제사회 비난을 감수하고 단행된 조치로 해석된다.
북한의 의도와 별개로 중국 입장에서도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이 마냥 나쁘지는 않다는 분석도 있다. 이동규 아산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중국 입장에서 보면 오히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계기로 북핵 문제 관심도가 높아지는 게 나쁘지 않을 수 있다”며 “그리되면 중국의 역할 공간이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자체의 일정에 따라 진행되는 사안일 뿐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박수찬, 이도형, 김범수 기자, 워싱턴=박영준 특파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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