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전기차 회사로".. 전기버스 만드는 에디슨모터스, 승용차 진출 시도

연선옥 기자 2021. 9. 16.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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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인수 본입찰에 강성부펀드와 참여

전기버스 업체 에디슨모터스가 기업 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쌍용차(003620)를 인수할 가능성이 커졌다. 강성부펀드(KCGI)와 컨소시엄을 구성한 에디슨모터스는 쌍용차를 전기차 회사로 변신시킨 뒤 전기 승용차 시장으로 영역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쌍용차의 매각주관사 EY한영회계법인이 지난 15일 본입찰을 마감한 결과,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과 국내 전기차 제조업체인 이엘비앤티(EL B&T) 컨소시엄, 전기차 업체 인디EV 등 3곳이 참여했다. 앞서 인수 의향을 밝혔던 SM(삼라마이다스)그룹은 막판에 하차했다.

기업 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쌍용자동차의 평택공장 모습./연합뉴스

업계에서는 쌍용차 인수에 필요한 금액이 1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는데, 에디슨모터스가 막대한 자금 부담에도 인수전에 참여한 것은 빠르게 성장하는 전기차 시장의 사업 전망이 그만큼 좋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대표는 “전기차 시장은 보틀넥(병목)이 수요가 아닌 공급에 있는 수요 초과 시장”이라며 “전기차는 좋은 품질로만 생산하면 팔리는 상품”이라고 말했다.

에디슨모터스는 인수제안서를 통해 쌍용차를 전기차 업체로 전환해 내년 10종, 2025년까지 20종, 2030년까지 30종의 신형 전기차를 생산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쌍용차 인수 이후 이르면 2022년 하반기에 첫 전기차 ‘스마트S’를 출시할 계획이다.

강영권 대표는 재무적 투자자인 강성부펀드(KCGI)·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와 컨소시엄을 구성하면서 “손창배 키스톤PE 대표와 강성부 KCGI 대표가 디자인과 품질이 좋으면서 가격 경쟁력이 뛰어난 전기 자동차를 개발해 쌍용차를 테슬라, 제너럴모터스(GM) 등 글로벌 자동차 기업과 경쟁해 이길 수 있는 미래 자동차 회사로 만들겠다는 포부에 동의했다”고 했었다.

전북 군산시 새만금산업단지 내 에디슨모터스 공장. 가운데가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대표./연합뉴스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비교하면 쌍용차의 전기차 생산 능력은 많이 뒤처져 있지만, 에디슨모터스는 쌍용차의 자금난이 해소되면 미래 전기차 시장에서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쌍용차가 최근 첫 전기차 ‘코란도 e모션’의 개발을 완료해 유럽에 수출을 시작했고, 2026년까지 6개의 전기차를 개발한다는 계획을 밝힌 것도 에디슨모터스의 인수 의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에디슨모터스는 쌍용차가 가진 승용차 생산 노하우와 생산 시설에 주목하는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의 동력이 내연기관 엔진에서 전기 배터리로 바뀐다는 점에서 전기차 생산은 기존 자동차와 다를 것 같지만, 차체 조립과 안전 관련 부품 등을 생각하면 전기차 생산 과정에서도 오랜 업력을 가진 완성차 업체의 경쟁력이 크다”라고 말했다. 에디슨모터스가 자본잠식에 빠진 쌍용차에 막대한 자금을 쏟는 이유는 완성차 생산 노하우와 전문 인력, 관련 설비, 부품 생태계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란 것이다.

당장 자금 부담이 크지만, 전기차 사업을 통한 투자 수익이 클 것이라는 판단도 작용했다.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한 강성부 대표는 “자본과 기술, 인력이 환경·사회·지배구조를 강조하는 ESG로 모이고 있기 때문에 투자 관점에서 매우 유익하다”면서 “쌍용차 매각에 따른 수익이 극대화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에디슨모터스가 쌍용차를 전기차 회사로 거듭나게 해서 지금까지의 문제점을 일소에 해소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있다”라고도 했다.

쌍용차의 첫 전기차 '코란도이모션'./쌍용차 제공

본입찰에 참여한 나머지 업체 EL B&T와 인디EV는 아직 자금력이 입증되지 않았지만, 이들 역시 전기차 전문 업체다. 쌍용차의 생산·판매 기반을 전기차 생산에 활용해 시장을 넓히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쌍용차가 매각 이후 수익성 있는 전기차 업체로 성공적으로 변신할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한 업계 전문가는 “기존 자동차 시장에서 쌍용차가 경쟁력을 많이 잃은 상태이고, 지금은 전기차 시장이 무주공산이지만 이 시장을 차지하기 위한 글로벌 업체들의 경쟁이 이미 치열하기 때문에 낙관적으로만 볼 수는 없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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