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AI’ 신진서, 中 제치고 춘란배 우승
“결승전에 앞서 국내 대회 실전을 많이 가진 게 큰 도움이 됐다. 평소 실력을 발휘하면 우승 확률이 높다고 생각했다. 대회 내내 응원해 주신 팬들에게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
세계 바둑계에 본격적인 신진서(21) 시대가 열렸다. 신 9단은 15일 끝난 제13회 춘란배 세계바둑선수권대회 결승 3번기 제2국에서 중국 탕웨이싱(28) 9단에게 흑으로 173수 만에 불계승, 2대0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이날 대국도 서울과 베이징을 잇는 온라인 방식으로 진행됐다. 우승 상금은 15만달러(약 1억7000만원).
21개월 연속 한국 톱랭커로 군림해온 신진서는 6관왕으로 올라섰다. 하지만 그 과정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중국 25위인 탕웨이싱 9단은 세 차례 세계를 정복한 경험자답게 중반 초입 중앙 흑 포위망을 뚫으면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신진서는 여기서 과감하게 흑 4점을 버리고 좌하귀를 움직여 균형을 맞춘 뒤 좌상귀 전투서 상대 실착을 틈타 역전에 성공했다. 신진서의 탕웨이싱 상대 전적은 2연패 후 7연승으로 벌어졌다. 탕웨이싱은 국후 “승부처에서 너무 무기력하게 무너졌다”며 괴로워했다. 신진서는 쉬자양, 판팅위, 롄샤오를 꺾고 결승 고지를 밟았다.
신진서의 세계 메이저 기전 정복은 2020년 2월 제24회 LG배 조선일보기왕전에 이어 두 번째다. 국제 바둑계 양강(兩强)인 한국과 중국 기사의 50번째 결승 대결 승리로 한국이 27승 23패로 앞서게 됐다. 춘란배 국가별 우승 횟수는 한국 7, 중국 5, 일본 1로 재조정됐다.
2012년 제1회 영재입단대회서 열두 살에 입단한 신진서는 당시로선 유일했던 ‘2000년대 출생 기사’란 배경과 함께 발군의 성적으로 주목받았다. 입단 3년 만인 2015년 렛츠런파크배를 시작으로 올해 네 대회를 석권하는 등 총 21차례 정상에 섰다.
신진서는 2016년 알파고 등장 이후 바둑계에 몰아닥친 AI(인공지능)의 최대 수혜자로 꼽힌다. AI 일치율이 누구보다 높아 지난해부터는 신공지능(신+인공지능)이란 새 별명까지 얻었을 정도다.
2000년 이후 출생 기사 중 유일한 세계 제패 경력자인 신진서는 올해 말 또는 내년 초 제9회 잉창치배서 동갑내기 중국 기사 셰커(21)와 결승전을 치르게 된다. 상대 전적에선 1패를 기록 중이지만 각종 지표에서 신진서의 우세가 점쳐지고 있다. LG배서도 8강에 올라 2년 만의 정상 복귀를 벼르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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