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그랜저 늦게 오는 이유 있었네..동남아 현대차 공장이 멈췄다

이강준 기자 2021. 9. 16. 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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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뉴스1) 윤일지 기자 = 20일 오전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서 우산을 쓴 직원이 자전거를 타고 이동하고 있다. 현대차는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18일부터 이날까지 울산3공장의 가동을 중단하고 있다. 2021.5.20/뉴스1

"차가 없어서 못 판다"

고급 수입차 브랜드 이야기가 아니다. 올 하반기 현대차 상황을 가리키는 말이다. 동남아 코로나19(COVID-19) 확산으로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지속되자 국내 판매 뿐 아니라 해외 시장도 타격을 받기 시작하면서다. 국내의 경우 올해 안에 받을 수 있는 신차가 손에 꼽을 정도다.

현대차는 그랜저·쏘나타를 생산하는 아산공장을 오는 17일까지 가동을 중단한다고 15일 공시했다. 자동차의 두뇌 역할을 하는 전자제어장치(ECU) 부품 및 반도체 부품 수급 차질 때문이다. 추석 연휴인 22일이 지나고 생산을 재개할 예정이다.

ECU는 말레이시아 부품 공장에서 주로 생산한다. 이를 현대차 협력업체가 구입해 공급하는 방식인데, 현재 말레이시아 공장에서 코로나19 델타 변이 확진자와 사망자가 다수 발생해 공장 가동률이 20%대로 낮아졌다.

이미 아산공장은 지난 9일부터 10일까지 양일간 같은 문제로 가동을 멈춘바가 있다. 이때 당시 이틀간 발생한 생산 차질만 약 2000대였다. 앞서 지난 7월 13일부터 8월 8일까지 4주 동안 아이오닉6 등 전기차 생산을 위한 설비 공사를 위해 공장을 세우기도 했다.

아산공장은 부동의 국내 세단 판매 1위 '그랜저'를 생산하는 곳이다. 그랜저의 생산과 중단을 반복하다보니 실적이 악화되는 중이다. 지난 8월 현대차는 국내 5만1034대, 해외 24만3557대를 판매하는데 그쳤다. 전년 대비 국내와 해외 모두 각각 6.5%, 7.8% 줄면서 전체적으로 7.6% 감소했다. 올 들어 내수와 수출이 동반 감소한 것은 8월이 처음이다.

팰리세이드, 스타리아, 포터 등을 생산하는 울산4공장은 지난 13일부터 이틀간 휴업했다. 이날부터 공장을 다시 돌리기 시작했지만 반도체 재고 부족으로 100% 정상 가동 수준까지는 이르지 못했다.

반도체 공급난 지속으로 올해 안에 받을 수 있는 신차는 거의 없을 정도다. 싼타페 하이브리드, 아반떼 등 인기 차종은 반년 이상, 투싼은 최대 8개월은 기다려야 받을 수 있다. 아이오닉5는 내년 언제쯤 출고될 지 예측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미국서도 현대차 재고 확보 난항…"반도체 공급난 언제 해소될지 예측 어렵다"
(서울=뉴스1) = 12일(현지시간) 미국 앨라배마주 몽고메리 현대자동차 공장(HMMA)에서 열린 누적 생산 500만대 생산 달성 기념식에서 자축 퍼레이드가 진행되고 있다. 지난 2005년 5월에 생산을 시작한 지 16년 3개월 만이다. (현대차 제공) 2021.8.13/뉴스1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미국 내에서도 현대차 재고를 확보하는 데 난항을 겪고 있다. 미국은 딜러사들이 재고를 우선 확보한 후 판매하는 구조인데, 통상 40일에서 60일의 재고 분량을 확보한다.

그러나 현재는 반도체 공급난으로 19일 수준까지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재고가 없으면 차량 판매 계약을 진행할 수 없기 때문에 현대차 미국 실적은 직격탄을 맞을 수 밖에 없다. 실제 지난달 미국 판매량은 5만6200대로 전년 동월 대비 4% 감소했고, 5개월 연속 판매 상승세도 꺾였다.

문제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언제쯤 끝날지 정확하게 누구도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기존 완성차 업계에서는 반도체 파운드리 업체들의 신·증설 시점을 고려해 공급난 해소 시작 시점을 올 3분기로 내다봤지만, 이번 '코로나19 델타 변이'는 예상 시나리오에 없었다.

[울산=뉴시스] 배병수 기자 = 현대자동차가 반도체 수급 문제로 부분 휴업에 들어간 20일 오전 울산 북구 현대자동차 명촌 정문이 한산하다. 2021.05.20.


반도체 공급난의 양상도 달라져 예측이 더 어려워졌다. 올해 초에는 코로나19 기저효과로 자동차 수요가 폭발할 것을 예상치 못해 공급에 차질이 생겼다면, 하반기에는 코로나19 변이 확산, 내연기관차보다 더 많은 반도체를 필요로 하는 전기차 비중 증가까지 다양한 변수가 생겼다. 전기차는 내연기관차보다 적게는 1.5배, 많게는 10배 이상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들의 반도체 수급난 해소 시점도 제각각이다. 현대차는 올해 내에 마무리될 것으로 보고 있지만, 2024년까지 예측하는 브랜드들도 많다.

헤르베르트 디스 폭스바겐 CEO는 반도체 주공급원인 말레이시아를 비롯한 국가에서 코로나19 확산이 줄어들어야 해소될 것이라며 부족 사태가 수개월은 더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군나르 헤르만 포드자동차의 유럽 법인 회장은 "자동차 업체들의 반도체 부족 대란이 2024년에도 이어질 것이며 언제 정확하게 끝날지 예측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모그룹 다임러의 올라 칼레니우스 회장은 반도체 수요·공급의 구조적 문제가 "내년까지 영향을 주고 그 다음해에야 완화될 수도 있다"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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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준 기자 Gjlee101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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