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영국의원 5명 제재하자… 英 의회 “中 대사 출입금지” 맞불
영국 상·하원이 주영 중국대사의 의회 출입을 금지하는 조치를 내렸다고 BBC가 14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신장 위구르 지역의 인권 탄압 문제를 제기한 영국 의원들에 대해 중국이 제재를 가한 데 따른 영국 의회 차원의 맞대응이다. 이번 조치로 양국 간 감정 싸움이 더욱 격화되고, 외교 분쟁으로 비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영국 언론에 따르면 정저광(鄭澤光) 주영 중국대사는 15일 열리는 영국 의회 내 중국연구모임 주최 파티에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최근 참석이 불가하다는 통보를 받았다. 존 맥폴 상원의장과 린제이 호일 하원의장이 “동료 의원들이 중국에 의해 제재를 받는 동안에는 중국대사가 의회에 올 수 없다”는 내용의 ‘출입 금지’ 조치를 내렸다고 중국대사관에 알렸다고 한다.
앞서 지난 3월 중국은 신장 위구르족 인권 탄압 문제를 제기한 이언 던컨 스미스 하원 의원(전 보수당 대표) 등 영국 의원 5명에 대해 제재를 가했다. 홍콩·마카오를 포함해 중국 내 입국 금지와 중국 내 자산 동결 조치를 취했다. 중국에 대한 허위 사실을 퍼뜨린다는 이유였다.
중국의 제재를 받고 있는 의원들은 지난주 의장단에 서한을 보내 중국 대사의 의회 내 파티 참석에 대해 문제 제기를 했다. 서한에는 “우리의 자유가 침해당하는 동안 중국 정부의 대표가 의회에 와서 자신들의 체제를 대변하기 위해 의회 시설을 자유롭게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이 들어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은 날 선 공방을 벌였다. 주영 중국대사관 측은 이날 “비열하고 비겁한 결정”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호일 하원의장은 “중국이 (영국 의원들에 대한) 제재를 해제한다면 당연히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맥폴 상원의장의 측근은 “의회는 정부와 독립적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영국은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이후 독자적인 외교 노선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중국을 겨냥해 강경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영·일 동맹 복원에 공을 들이고 옛 식민지였던 인도와도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5월 퀸엘리자베스 항공모함을 동아시아 지역에 파견하고, 8월에는 필리핀해에서 미국·일본·호주 등과 합동 훈련을 실시하면서 군사적으로도 중국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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