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형감독 '너 이리와 봐' 후폭풍..LG 김동수, 이병규코치 2군행 이유
상대팀 감독 반말 지시에도 LG코치진은 침묵...나이,학연 얽혔다고 하지만
[마이데일리 = 장윤호 기자]‘너 이리와 봐’의 후폭풍이 거세다. 당한 상대 팀의 코치 두 명이 '이리 오지 않고' 2군으로 갔다. 거기에 느닷없이 연공 서열, 학연, 지연이 거론되고 있다.
LG가 프랜차이즈 스타 류지현(50) 감독을 선임하고 2021시즌을 시작했을 때 눈길을 끈 코치진 구성이 있었다. 27년 전인 1994년 LG의 마지막 한국시리즈 우승의 주역인 포수 김동수(53)가 수석코치로 류지현감독 체제를 공고히 하며 LG의 2021시즌 목표를 명확하게 대내외적으로 공표했다.
김동수코치는 흥미롭게도 신인이던 1990년 LG의 페넌트레이스 1위와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고 1994년 우승에도 기여한 '우승 메이커’였다.
타격코치로는 LG의 영구 결번 스타인 이병규(47)가 포진했고 3루 작전 주루코치는 지난 해 일본 주니치 드래곤스 지도자 연수를 받은 뒤 복귀한 이종범(51)이 맡았다.
그야말로 현역 시절 대단했던, 류지현감독을 넘어 설 정도의 스타 출신들이 LG의 코칭스태프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이 정도면 10개 구단의 코치진과 비교했을 때 LG는 역대 최고의 스타들이자 그 분야에서 레전드 선수 출신들로 1군 코치진을 구성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시즌 개막 초반인 지난 4월21일 LG의 3루 작전 주루코치였던 이종범 코치가 전격적으로 2군으로 내려갔다. 구단은 물론 류지현감독까지 나서 적극적으로 ‘이종범코치가 3루 주루 코치 자리를 부담스러워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전 날인 20일 잠실 KIA전 주루 실수에 대한 문책성은 아니라고 명확히 밝혔다.
그 후 5개월 가까이 지나 페넌트레이스 막판인 9월 13일 LG는 코칭스태프 일부 개편을 발표했다. 김동수 1군 수석코치는 과거에 했던 퓨처스(2군)팀 감독으로, 이병규코치는 퓨처스팀 잔류군 야수 담당코치로 옮겨가고 황병일 퓨처스 감독이 1군 수석 겸 타격코치로 류지현감독 옆으로 왔다.
황병일코치는 1960년 생으로 류지현감독과 11년 차이가 난다. LG 벤치의 분위기가 김동수 수석, 이병규 타격코치가 있던 때와는 완전히 달라질 전망이다. 그리고 황병일 코치는 김동수, 이병규 코치가 나눠서 하던 수석과 타격코치를 동시에 맡게 됐다.
LG 구단은 ‘팀 분위기 쇄신’이라고 배경을 밝혔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전날인 1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더블헤더에서 모두 패했고, 이에 앞서 11일에는 3회 말을 마치고 공수 교대를 하는 과정에서 두산 김태형감독으로부터 ‘너 이리와 봐’ 호통을 듣기도 했다.
두산 김태형감독은 54세로 LG 류지현(50) 감독보다 선배이고 김동수 수석, 이병규 타격 코치보다도 나이가 많다. 그래서 LG 코치 누군가에게 ‘너 이리와 봐’라고 소리치는 것이 가능했는지 모르겠다. 물론 아무리 나이 차가 나더라도 상대 팀 코치에게 이렇게 대하는 것은 큰 결례이다.
LG 구단은 분위기 쇄신이라고 설명했는데 현재로서는 류지현감독이 더 경기 운영에 집중할 수 있도록 팀 내는 물론 대외적으로도 방패 역할을 할 수 있는 수석 코치가 필요했을 것이라는 견해가 있다.
가령 두산 김태형 감독이 ‘너 이리와 봐’ 했을 때 적어도 ‘왜 이러십니까?’라고 막고 나설 선배 LG 코치가 있었어야 했다는 아쉬움이 LG 구단 차원에서 컸을 것으로 보인다.
이제 LG는 류지현감독, 황병일 수석코치 체제로 한국시리즈 우승 도전에 나섰다. 구단도, 현장도 해볼 것은 다 했다. 남아 있는 게 결과 밖에 없다.
시간이 지나 다른 얘기도 나왔다. KIA가 매트 윌리엄스, 한화가 카를로스 수베로, 롯데가 시즌 중 허문회 감독을 경질하고 래리 서튼 퓨처스 감독을 선임한 배경에 고질적인 학연, 지연 문제가 결정적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한국프로야구 KBO리그에도 선후배 관계가 여전히 존중하고 코치 선수 기용 등에도 작용하고 있는 것 같은데 이번에 ‘너 이리와 봐’ 논란으로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LG-삼성전이 열린 15일 대구구장 LG덕아웃 풍경. 류지현감독 옆에 황병일 수석코치가 지키고 있다. 사진=송일섭 기자]-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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