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타 여왕 장하나 "이젠 전략의 여왕으로 불러주세요"
통산 15승중 8승, 9~11월에 달성.. 2012년부터 10년째 우승컵 들어
프로 데뷔후 처음으로 스윙 교정 "거리 욕심 버리고 전략으로 승부"
장하나(29)가 또 우승했다. 가을이 온 것이다. 한국 여자 프로골프(KLPGA) 투어 통산 15승 중 8승을 9~11월에 달성한 그는 ‘가을의 여왕’이다. 지난 12일 코스가 어려워 다들 쩔쩔맨 메이저 대회 KB금융 스타챔피언십에서 7타 차 압도적 우승을 차지했다.
장하나는 올해 적수가 없는 대기록을 여럿 작성했다. 투어 최초로 통산 상금 50억원을 돌파했다. 현재 55억629만6712원을 쌓았는데, 2위 이정민(29)과 20억원 넘게 차이가 난다. 또 2012년부터 올해까지 10년 연속 우승컵을 들었다. 통산 15승은 KLPGA 투어 역대 4위에 해당한다. 고(故) 구옥희와 신지애(33·이상 20승), 고우순(57·17승) 다음으로, 현역 투어 선수 중 가장 많은 트로피를 수집했다.
15번째 우승 다음 날인 지난 13일 장하나와 통화했다. “매주 월요일에는 코로나 검사를 받고, 다음 대회를 대비해 푹 쉬려고 한다”며 “코로나 때문에 축하 행사를 못 하지만, 우승은 할 때마다 새롭다”고 했다. 2011년 KLPGA 투어에 데뷔한 그는 2013년 상금왕을 차지하고 2015년 미국에 진출했다. 2년 반 만에 투어 카드를 반납하고 국내로 돌아온 뒤에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오래 유지해 왔다. 올 시즌 두 번 우승한 그는 6승을 올린 박민지(23)를 평균 타수(69.71타)와 톱텐 피니시율(76.47%)에서 앞선다. 상금과 대상 포인트는 2위를 달린다.
장하나는 “매년 ‘올해도 우승할 수 있을까’ 설레고 두렵다. 나만 아는, 나만 가질 수 있는 부담감이라고 생각하며 최선을 다했다”고 했다. 작년 시즌 중간부터 교정하기 시작한 스윙이 자리를 잡았다. 프로 데뷔 후 스윙을 손본 건 처음이었다. 잔동작을 생략하고, 같은 라인을 따라 클럽이 올라갔다 내려오도록 깔끔한 스윙을 새로 익혔다.
“뭐 하나 꼬이다 보니 계속 꼬여 불편한 점이 많았죠. 이제는 나이도 있고, 자잘한 부상도 겪어요. 스윙을 바꾸면 더 집중하게 되고 좋아질 거라고 자기최면을 걸었어요.” 지난 동계 훈련 때는 체력 훈련도 바꿨다. 중량보다 유연성에 중점을 뒀다. 어깨와 골반 가동 범위를 늘리면서 밸런스와 코어 근육 운동을 병행한다.
프로 데뷔 전부터 ‘장타 소녀’로 이름 날렸던 그는 화끈한 골프를 선보여 왔다. 빨간 옷 입고 박진감 넘치는 승부를 벌였고, 우승하면 신나는 댄스 세리머니를 펼쳤다. 늘 에너지가 넘쳐 팬들이 붙여준 별명이 ‘하나자이저(장하나+에너자이저)’다.
11번째 시즌을 맞은 그는 이제 자신의 골프를 ‘전략의 골프’로 정의 내린다. 올 시즌 드라이브샷 거리 5위(249야드)에 올라 있지만 “거리 욕심 내려놓은지 몇 년 됐다. 노련한 전략과 기술로 승부한다”고 했다.
장하나는 4년 전 “사랑하는 가족과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며 국내로 복귀했다. 부모님과 강아지 5마리, 고양이 2마리와 함께 지낸다. 그의 오랜 후원사는 우승 횟수만큼 네잎클로버를 새긴 캐디백을 선물해왔다. 메이저 대회는 초록색, 일반 대회는 파란색이다. “내년엔 초록 클로버 1개, 파란 클로버 1개 늘어난 캐디백을 쓰게 되겠죠?” 올 시즌 9개 대회가 남아있으니 클로버가 얼마나 늘어날지 아직 알 수 없다. 여왕의 가을이 이제 막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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