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렌시아가 139만원짜리 신상 바지, 난데없는 인종차별 논란 왜
프랑스 명품 브랜드 발렌시아가가 이번 가을을 맞아 선보인 바지가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이 바지의 가격은 1190달러(약 140만원)다.
BBC와 CNN 등에 따르면 발렌시아가의 신상 바지 ‘트롬페 로일(Trompe L’Oeil)’을 놓고 인종차별 의혹을 제기한 것은 틱톡 인플루언서 조시아 히아신스다. 히아신스는 영국 런던에 있는 발렌시아가 매장을 방문해 이 바지를 보며 “바지 안에 남성용 사각팬티가 연결돼 있다”라며 “매우 인종차별적인 느낌이 든다”고 했다. 히아신스와 동행한 이는 그의 지적에 “그렇다”고 동조했다. 해당 영상은 15일 오후 10시 40분 기준으로 24만3000번 이상의 ‘좋아요’ 수를 기록했다.
이 바지가 ‘새깅(Sagging)’ 스타일을 모방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면서 인종차별 논란은 더욱 확대됐다. 새깅 바지는 안쪽에 있는 남성용 사각팬티를 바지와 연결한 것이다. 주로 1990년대 흑인 힙합 뮤지션들이 바지를 엉덩이까지 내려 속옷을 보이게 하는 방식으로 즐겨 입었던 스타일이다.
2000년대 들어 미국의 일부 주에서 이 스타일을 “도덕적으로 문란하다”거나 “불쾌하다”는 이유로 금지했고, 인종차별적 처사라는 반발이 일었다. 캘리포니아주립대의 마르키타 감마지 아프리카학 부교수는 “이 스타일은 흑인, 특히 흑인 남성을 깡패이자 미국 사회에 대한 위협으로 범죄화하는 데 이용됐었다”며 “발렌시아가는 이를 존중하지 않고 이익을 위해 흑인 문화를 이용하려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단순히 1990년대 패션일 뿐”이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인종차별 논란은 너무 나간 것이라는 얘기다. 발렌시아가 측은 옷의 조각들을 연결해 옷 하나를 만드는 디자인일 뿐이라고 했다. 트레이닝복과 연결된 청바지나 티셔츠 위에 겹쳐진 단추 달린 셔츠 등 다양한 형태의 디자인이 있다고 부연했다.
발렌시아가의 인종차별 논란은 처음이 아니다. BBC에 따르면 2018년 파리의 한 발렌시아가 매장에서 알제리인 고객들에게 새치기를 당한 중국인 고객이 항의하다 그들에게 폭행을 당했는데, 매장 경호원들이 중국인 고객만 통제한 것으로 알려져 공분을 샀다. 특히 당시 매장 직원 또한 중국인 고객에게만 나가줄 것을 부탁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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