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포럼] 달라진 게 없다
정부는 두둔하며 대화 타령만
현실과 괴리된 인식·정책으로
외교안보 파고 어떻게 넘을까
두 사람이 있다. 서로 너무 다르다. 한 사람은 다른 이를 존중하지 않는다. 제멋대로 행동하고 상대방을 조롱하고 모욕하기까지 한다. 이따금 폭력 행사도 서슴지 않는다. 그래도 당하는 쪽은 꾹 참는다. 화를 내고 따지기는커녕 외려 잘 지내보자고 매달린다. 두 사람 사이에 진정한 관계가 성립할 수 있을까. 물어보나 마나다. 문재인정부 들어 남북관계가 딱 이렇다.
군과 정보 당국 대응도 한심하기는 마찬가지다. 서욱 국방부 장관은 그제 국회에서 “한·미 연합 자산으로 탐지를 했는데 초기 분석을 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탐지 시점이나 방식은 언급하지 않았다. 지난해 4월 북한이 순항미사일을 발사했을 당시 군 당국이 당일 포착 사실을 자세히 공개한 것과는 차이가 난다. 정말 알았는지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 이런 와중에 대북 정보를 관장하는 국가정보원장은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한 정치적 논란의 한가운데 있다. 우리 안보 현실을 새삼 절감하게 된다.
순항미사일이 탄도미사일과 달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 대상이 아니라고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 낮은 고도로 비행하는 데다 항로를 수시로 바꿔 요격이 어렵고 정확도도 뛰어나다. 북한이 소형 전술핵을 탑재하면 안보에 치명적 위협이 된다. 북한은 지난 1월 8차 노동당 대회에서 김 위원장이 지시한 대로 핵 능력 강화를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그대로인 건 대북정책뿐이 아니다. 외교도 그렇다. 미·중의 전략 경쟁은 무역·기술·환율 분쟁을 넘어 군사·안보 분야까지 번지고 있다. 미국과 4개 핵심 동맹국(영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의 정보 공동체인 ‘파이브 아이즈(Five Eyes)’에 대한 한국 참여 문제도 쟁점이 될 조짐이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어제 한·중 외교장관회담 후 “(파이브 아이즈는) 완전히 냉전시대의 산물”이라고 비판했다. 미·중 갈등은 세계 패권이 달린 싸움이어서 하루아침에 끝날 일이 아니다. 아슬아슬한 줄타기로 헤쳐나갈 수 있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미군의 아프가니스탄 철군이 한반도에 끼칠 영향에도 대비해야 한다.
문재인정부 임기가 8개월도 남지 않았다. 그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다. 남북, 북·미 정상회담으로 한반도에 조성됐던 평화 무드는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했다. 2019년 2월 ‘하노이 노딜’ 이후 비핵화 협상은 멈춰섰다. 북한은 핵 능력 고도화를 계속 추진할 것이다. 미·중을 중심으로 하는 국제정세는 복잡다기하고 변화무쌍하다. 하지만 정부의 인식이나 실력은 4년 전 출범 때와 비교해 하나도 달라지지 않았다. 닥쳐올 험난한 외교안보 파고를 어찌 넘으려는지 걱정이다.
원재연 논설위원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축의금은 10만원이지만…부의금은 “5만원이 적당”
- 빠짐없이 교회 나가던 아내, 교회男과 불륜
- 9초 동영상이 이재명 운명 바꿨다…“김문기와 골프사진? 조작됐다” vs “오늘 시장님과 골프
- 입 벌리고 쓰러진 82살 박지원…한 손으로 1m 담 넘은 이재명
- 회식 후 속옷 없이 온 남편 “배변 실수”→상간녀 딸에 알렸더니 “정신적 피해” 고소
- 일가족 9명 데리고 탈북했던 김이혁씨, 귀순 1년 만에 사고로 숨져
- “걔는 잤는데 좀 싱겁고”…정우성, ’오픈마인드‘ 추구한 과거 인터뷰
- 한국 여학생 평균 성 경험 연령 16세, 중고 여학생 9562명은 피임도 없이 성관계
- 사랑 나눈 후 바로 이불 빨래…여친 결벽증 때문에 고민이라는 남성의 사연
- "오피스 남편이 어때서"…男동료와 술·영화 즐긴 아내 '당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