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공격할 경우 미리 알려주겠다” 美 합참의장 은밀한 약속 파문

워싱턴/이민석 특파원 2021. 9. 15.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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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전쟁 일으킬 것 우려해 작년부터 두 차례 中에 전화
공화당, “반역적 행위” 경질 요구
마크 밀리 미국 합참의장이 지난달 18일(현지 시각) 미국 워싱턴DC 국방부 청사에서 아프가니스탄 사태에 대해 언론 브리핑을 하고 있다./AFP 연합뉴스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이 지난 대선을 전후로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이 중국과 전쟁을 일으킬 것을 우려해 중국 측에 두 차례에 걸쳐 ‘비밀 전화’를 걸어 “(미국이) 공격할 경우 (중국에) 알려주겠다”고 약속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4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이 내용이 공개되자 공화당 및 보수 지지층에선 “군의 총 책임자가 적성 국가와 내통한 것”이라며 밀리 의장의 경질을 요구하는 등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WP는 이날 자사 소속 ‘워터게이트’ 특종 기자 밥 우드워드와 로버트 코스타 기자가 조만간 발간할 저서 ‘위기(Peril)’에 이런 내용이 담겼다고 했다. 보도에 따르면 밀리 의장은 작년 10월 30일 리줘청(李作成) 중국 합참의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11월 3일 미국 대선을 나흘 앞둔 시점이었다. 밀리 의장은 이 통화에서 리줘청 의장에게 “미 정부는 (대선에서 누가 이기든 중국과의 관계가) 안정적이고 모든 것이 괜찮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우리는 당신(중국)을 공격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공격할 경우 미리 알려주겠다”고 했다고 한다. 당시 밀리 의장은 ‘미국이 중국 공격을 준비 중’이라고 중국군이 판단하고 있다는 정보를 습득한 뒤 통화를 걸었다고 한다. 이 무렵 양국은 남중국해 문제를 놓고 설전을 벌이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던 때였다.

두 번째 통화는 대선 패배에 불복한 트럼프 지지층이 지난 1월 6일 의사당 난동 사태를 벌인 직후인 1월 8일에 이뤄졌다고 한다. 밀리 의장은 이 통화에서 “우리는 100% 안정적이다. 민주주의는 가끔 엉성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했다. 그러나 리 의장은 불안감을 누그러뜨리지 않았다고 한다. 밀리 의장은 이날 인도태평양사령부에 연락해 군사 훈련을 연기하라고 지시했고, 실제 훈련이 연기됐다.

책 내용 일부가 알려지자 상원 정보위 소속인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은 이날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합참의장이 중국 공산당에게 기밀을 유출하는 반역적 행동을 저질렀다”며 경질을 요구했다. 폭스 뉴스 등 보수 언론 기사 댓글엔 “군 총책임자가 대놓고 적국과 내통한 것”이란 댓글이 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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