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건축물 '덤터기'..김해시, 행정소송 엿새 만에 시정
[KBS 창원] [앵커]
자치단체에 불법 건축물을 신고했는데, 이 건축물을 설치하거나 소유한 사람이 아닌, 무관한 사람에게 철거명령이 내려졌습니다.
억울한 마음에 행정소송을 냈더니, 담당 공무원이 엿새 만에 실제 소유자를 찾았다며 철거명령 대상자를 바꿨는데요,
누명을 벗는데 석 달여가 걸렸습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차주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말, 김해의 한 식당 주변에서 불법 건축물을 보고 김해시에 신고한 A씨.
며칠 뒤, A씨에게 이 건축물에 대한 철거명령과 취득세 부과 공문이 날아들었습니다.
김해시가 불법 건축물의 건축주나 소유자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이 건축물 인근 식당의 임대인인 A씨를 위반자로 간주한 겁니다.
[A 씨/민원인 : "황당했지요. '(불법 건축물과) 상관없다'는 얘기는 전화로도 여러 번 했고 의견서에 호소도 해봤고. 남의 건물을 뜯으라고 철거명령이 나왔어요. 남의 건물을 뜯으면 범죄자가 되지 않습니까. 뜯을 수도 없고."]
알고 보니, 불법 건축물은 A씨가 임대를 준 식당 업주가 만든 간이시설이었습니다.
이 식당 현수막과 메뉴판도 붙어있지만 김해시는 식당 업주에게 확인도 하지 않았습니다.
[해당 식당 업주/음성변조 : "(해당 시설은) 손님들 식사하는 곳으로 쓰죠. 제가 쓰고 있어서 저 때문에 분란이 생겼으니까 제 앞으로 (공문이) 날아와야 하는데 안 날아오고 (점포) 주인 앞으로 두 분 다 날아간 거예요."]
A씨는 불법 건축물과 무관하다며 김해시에 수차례 의견서를 냈지만 석 달 넘게 아무 조치가 없었습니다.
그 사이 취득세 체납으로 수차례 독촉장을 받고, 이행강제금 부과도 압박받았습니다.
참다 못한 A씨가 지난 4월 행정소송을 제기하자, 김해시는 엿새 뒤 실제 소유자를 확인했다며 철거명령 대상자를 바꿨습니다.
[당시 김해시 건축과 담당자 : "(해당 식당) 소유자께서 임차인이 한 거라고 명확히 말씀해주셨으면 임차인을 찾아뵙고 일찍 시정의무자 변경을 해 드렸을 건데 지금 생각하면 좀 아쉬운 점이 있습니다."]
애꿎은 민원인은 김해시의 단순한 행정 오류에서 벗어나기 위해 행정소송 준비와 석 달여의 시간을 허비해야 했습니다.
KBS 뉴스 차주하입니다.
촬영기자:지승환
차주하 기자 (chask@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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