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거 커플이 결혼 부부보다 '상대방 만족도' 더 높다
[경향신문]
여가부 ‘비혼 동거 실태 조사’
상대방 만족 비율 6%P 높아
나이 많을수록 ‘결혼’에 회의
결혼하지 않고 함께 사는 남녀가 결혼한 부부보다 상대와의 관계에서 만족도가 더 높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여성가족부는 15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비혼 동거 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지난해 10월부터 한 달 동안 동거 중이거나 동거 경험이 있는 성인 남녀 3007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 중 63%가 결혼하지 않고 같이 사는 배우자와의 관계에 대해 만족한다고 답했다. 같은 해 수행한 ‘2020 가족실태조사’에서 결혼 관계에 있는 배우자 관계 만족도(57%)에 비해 6%포인트 높은 수치다.
응답자들은 ‘정서적 유대감과 안정감’(88.4%·복수응답)을 동거 경험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았다. ‘상대방의 생활습관을 파악해 결혼 결정에 도움’을 얻고자 하는 비율도 84.9%로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경제적 부담 완화’(82.8%), ‘자녀 출산 부담이 적음’(75.4%), ‘명절 및 가족 행사 부담이 덜함’(72%) 등이 그 뒤를 이었다.
특히 출산이나 가족 의례에 대한 부담은 남성보다 여성이 더 크게 느끼고 있었다. 동거의 장점으로 ‘자녀 출산 부담이 적음’과 ‘명절 및 가족 행사 부담이 덜함’ 항목에 ‘매우 그렇다’고 답한 비율은 남성의 경우 18.9%와 17%인 반면 여성은 35.3%, 31.4%로 나타났다.
비혼 동거라는 가족 형태가 법적·제도적으로 소외되고 있는 점은 개선해야 할 부분으로 지목됐다. 응답자 중 절반은 동거로 인한 어려움으로 ‘주택 청약, 주거비 대출 등 주거지원제도 이용 어려움’(50.5%)을 꼽았으며 동거 과정에서 ‘부정적 시선’(50.0%)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특히 동거 중이며 자녀가 있는 응답자들은 ‘출생신고 시’(52.3%), ‘의료기관에서 보호자 필요시’(47.3%), ‘보육시설이나 학교에서 가족관계 증명 시’(42.9%)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조사됐다.
연령에 따라 동거 이유는 달랐으며, 고령층일수록 기존 결혼제도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조사 결과 40대와 50대는 각 33.7%, 48.4%가 ‘형식적인 결혼제도에 얽매이기 싫어서’, 60대 이상은 43.8%가 ‘결혼하기에는 나이가 많아서’ 동거하고 있다고 답했다. 20대와 30대가 각각 ‘아직 결혼하기에는 이르다고 생각’(29.6%), ‘집이 마련되지 않아서’(29.6%)라고 답했다.
이창준 기자 jch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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