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 조바심' 난 정부, 원룸 규제완화
[경향신문]
전용면적 60㎡·방 최대 3개 허용…오피스텔 바닥난방 120㎡까지
고분양가·인허가 심의도 풀어…투기 조장·주거의 질 악화 우려
민간이 건설하는 ‘원룸형 도시형생활주택’(원룸)의 전용면적 제한기준이 현행 50㎡에서 60㎡(약 18평)로 확대되고, 방도 최대 3개까지 둘 수 있게 된다. 주거용 오피스텔은 전용 120㎡(약 36.4평)까지 바닥난방이 허용된다. 고분양가 심사 시 해당 아파트의 브랜드 가치를 고려하는 등 시세를 보다 더 반영하기로 했다. 주택공급 확대에 다급해진 정부가 민간 차원의 도심 주택공급 속도를 높이기 위해 꺼내든 규제완화 조치이지만, 투기를 부추기고 주거의 질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국토교통부는 15일 도심 주택공급 확대 및 아파트 공급속도 제고를 위한 제도개선 방안을 공개했다. 이번 방안은 지난 9일 열린 국토부와 주택기관간담회에서 나온 민간업계의 규제완화 건의사항을 검토한 뒤 마련된 것이다.
원룸과 주거용 오피스텔은 주택 관련 규제가 완화된다. 현행 주택법상 도시형생활주택의 한 유형인 원룸은 현재 전용면적 50㎡ 이하로만 공급이 가능하지만 향후 전용 60㎡까지 제한이 완화된다. 공간구성 규제도 완화돼 지금은 전용 30㎡ 이상 원룸에 한해 방 1개, 거실 1개 등 ‘2공간’ 구성이 가능하지만 향후 동일 면적에 대해 방 3개, 거실 1개 등 ‘4공간’까지 구성할 수 있게 된다. 다만 이 같은 ‘공간구성 완화 가구’는 전체 가구 수의 3분의 1 이하로 제한된다.
주거용 오피스텔은 바닥난방 제한 면적이 완화된다. 현재는 전용 85㎡ 이하 주거용에 한해 바닥난방이 허용된다. 규제완화를 통해 향후 전용 120㎡ 이하 주거용까지 바닥난방이 허용된다.
기숙사 형태의 일명 ‘공유형 주거시설’ 도입도 추진된다. 예컨대 방만 따로 있고 주방과 욕실, 화장실 등은 공유하는 형태의 주택건립이 가능해진다는 의미다. 정부는 내년 1분기까지 전문가 의견수렴 등을 통해 추진방안을 마련한 뒤 용도신설, 건축기준 마련 등 법제화에 나설 방침이다.
현재 고분양가 심사 시 가격 기준의 경우 ‘주변 사업장의 평균 시세’를 반영토록 하고 있지만 “현실적이지 못하다”는 업계 건의를 받아들여 단지규모, 브랜드 등을 감안해 선별적으로 시세를 적용할 방침이다. 지역평균분양가 역시 심사 전 단계에서부터 ‘합리적’으로 적용하기로 했다.
아파트 공급 속도를 높이기 위해 주택 인허가에 필요한 각종 심의를 통합해 진행하도록 변경된다. 지금은 건축법상 건축심의, 광역교통법상 광역교통 개선대책, 경관법상 경관심의 등을 개별 진행하고 있다. 국토부는 “통합 심의로 평균 9개월가량인 주택 인허가 기간이 2개월로 단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분양가상한제의 경우 현행 제도는 유지하되 분양가 심사 과정에서 지자체의 과도한 재량을 축소하고, 사업자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분양가 심의 기준을 구체화하기로 했다.
송진식·김희진 기자 truej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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