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홍준표, 1차 컷오프 접전..'1·2위 전쟁' 격화
[경향신문]
국민의힘 경선 8명으로…박진·장기표·장성민 ‘아웃’
내달 8일 ‘2차’엔 당원 투표가 30%…당심 잡기 본격화
국민의힘이 1차 예비경선(컷오프)을 통해 당내 대선 경선 후보를 8명으로 압축했다. 안상수·원희룡·유승민·윤석열·최재형·하태경·홍준표·황교안(가나다순) 후보가 2차 경선 진출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16일 첫 상호토론이 시작되는 등 경선전이 뜨거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선두권 주자들은 서로 기싸움을 벌이며 다음 경선 경쟁에 들어갔다.
국민의힘 제20대 대통령후보자 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는 15일 경선 레이스를 이어갈 후보자 명단을 발표했다. 11명의 대선 주자 중 박진·장기표·장성민 후보 3명이 1차 컷오프 문턱을 넘지 못했다. 앞서 당 선관위는 지난 13~14일 여론조사기관 두 곳을 통해 선호하는 대선 후보를 묻는 여론조사를 진행했다. 책임당원 2000명과 일반 국민 2000명을 대상으로 각각 조사한 뒤 이를 당원 20%, 국민 80% 비율로 환산해 상위 8명을 추렸다.
이날 발표는 2차 경선 진출자 이름을 가나다순으로 호명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정홍원 당 선관위원장은 “공직선거법 제108조 12항에 의거해 예비경선의 여론조사 지지율 및 순위 등은 공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취재 결과 1위와 2위 주자 간 압도적 차이는 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윤 전 총장과 홍 의원의 격차가 크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1차 컷오프 결과는 정치권 안팎의 예상을 벗어나지 않았다. 주요 주자들이 모두 다음 경선 무대에 안착했다. 지지율 수치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당내에선 윤 전 총장과 홍 의원이 오차범위 안팎 격차로 1·2위 각축전을 벌이는 최근 여론조사 추세가 확인됐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국민의힘 경선 구도가 ‘2강 1중’ 양상으로 재편되면서 유승민 전 의원은 선두권과 약간 거리를 두고 안정적인 3위를 차지하고, 최재형 전 감사원장과 황교안 전 대표, 원희룡 전 제주지사가 추격하는 양상이 반복돼 왔다.
국민의힘은 오는 10월8일 2차 컷오프를 통해 다시 4명으로 압축한다. 2차에선 일반 국민 여론조사와 당원 투표가 7 대 3 비율로 반영돼 ‘당심 잡기’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대체로 당심에선 윤 전 총장이 홍 의원보다 우세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16일을 시작으로 23·26·28일, 10월1·5일 등 총 6차례에 걸쳐 진행되는 TV토론이 주요 변수로 꼽힌다. 그간 홍 의원과 유 전 의원 등은 상호토론이 없었다고 비판하면서 윤 전 총장과의 토론을 별러왔다.
주자들 간의 신경전은 바로 시작됐다. 윤 전 총장은 컷오프 통과에 대한 입장문을 내고 “저는 가장 확실한 승리 카드”라며 “대선 압승을 위해 더 정진하겠다. 우리 안에 승리에 대한 두려움과 의구심이 있다면 믿음과 확신으로 제가 바꾸겠다”고 본선 경쟁력을 강조했다.
홍 의원은 서울 여의도 순복음교회에 차려진 고(故) 조용기 목사 빈소를 들른 뒤 “(최종 후보 선출까지) 50일이 남았고 그사이 또 어떻게 (지지율이) 출렁일지 아무도 모른다”면서 “컷오프 통과를 만족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윤 전 총장 측이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해 홍 의원 캠프 개입설을 제기한다고 비판하면서 “그(윤석열) 캠프 사람들이 헛된 정치공작을 하는데 내 상대도 안 되고 깜도 아니다”라며 불쾌감을 표했다.
윤 전 총장은 홍 의원 발언에 대해 서울 영등포구 한국노총을 방문한 뒤 “아마 기자들한테 그런 얘기를 들어서 한 모양인데 자리에 없었으면 문제가 안 되지 않겠느냐”고 했다. 캠프 실무진이 담당한 것으로 언급해 자신과는 선을 그은 것이다.
유 전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누가 대한민국을 바로 세우고, 새로운 대한민국의 비전과 전략, 정책을 갖고 있는지 국민 여러분께서 똑똑히 보시게 될 것”이라고 썼다.
유정인 기자 jeong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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