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뿌리상권 살려내자] "간편식 특화로 돌파구 찾고 가격·원산지 표시로 신뢰 얻었죠"

윤선영 2021. 9. 15.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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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서구 '화곡본동시장'
1969년 노점 모여 큰 시장 형성
화곡역 인접 유동인구 유입 풍부
2004년 전통시장으로 인정 받아
농수산물 등 주로 1차상품 공급
벽화 갤러리골목 등 볼거리 다양
자연학습원 등 체험코스도 운영
매월 15일 청결봉사단 방역활동
새시장 문화 운동으로 활력 UP
화곡본동시장 먹깨비 장터. 강서구청 제공
화곡본동시장. 강서구청 제공
화곡본동시장 벽화 갤러리 골목. 강서구청 제공
화곡본동시장 클린시장 조성 모습. 강서구청 제공

서울 지하철 5호선 화곡역에서 약 300m 떨어진 곳에 위치한 '화곡본동시장'은 50여년의 전통을 이어온 강서구의 대표 전통시장이다. 지난 1969년 노점을 하던 상인들이 현재의 화곡본동시장 터에 하나둘씩 자리 잡으며 큰 골목시장을 형성한 것이 오늘날의 모습을 만들어냈다. 2004년 1월 강서구 전통시장으로 인정받았으며 사계절 싱싱하고 풍성한 농수산물 등 주로 1차 상품을 공급하고 있다.

5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강서구민들의 곁을 지켜온 만큼 낙후된 이미지를 떠올릴 수 있지만 화곡본동시장은 깨끗한 환경을 유지하고 있다. 2019년 중소벤처기업부의 문화관광형 시장으로 선정된 이후 상인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나서 각종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시장 활성화에 힘을 쏟았기 때문이다.

화곡본동시장 특성화 프로젝트는 크게 △위생 만점·청결한 시장 △고객 신뢰를 최우선하는 시장 △지역사회와 상생·협력하는 시장 △상인 역량 강화 △소비자가 믿고 찾아오는 시장 등에 기반한다. 각 프로젝트를 차근차근 수행한 끝에 지금까지의 50년을 넘어 앞으로의 50년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임성택 화곡본동시장 상인회장은 "특성화 시장 육성사업 이후 도로 아스콘 작업, 매대 개선, 벽화 골목 조성, LED 홍보 전광판 설치 등의 보수를 진행하며 시장이 굉장히 깨끗해졌다"며 "처음 사업을 시작했던 3년 전과 비교하면 많이 달라진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화곡본동시장은 화곡역에서 가까워 접근성이 편리하고 교외 지역 등으로 유동인구 유입이 풍부하다는 평가다.

그러나 코로나19 는 모든 전통시장이 그랬듯 화곡본동시장도 할퀴고 갔다. 특히 화곡본동시장은 문화관광형 육성사업 진행 도중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했다. 전체적인 콘셉트에는 변화가 없었지만 모든 영역에서 비대면화가 이뤄지며 세부적인 내용 수정이 불가피했다.

상인회와 강서구청은 시장 매출 감소 위기를 극복하고 포스트 코로나19 시대를 대비할 수 있는 방안으로 온라인 장보기 플랫폼 배송 서비스를 확대했다. 그 결과 위기가 기회로 바뀌었다. 1년여라는 짧은 운영 기간에도 온라인 주문량이 대폭 늘어났다. 네이버를 활용해 장보기 서비스를 제공하고 홍보 활동에 나선 것도 한몫했다. 여기에 배달 대행 스타트업과 손잡고 시작한 배달 서비스도 인기를 끌었다. 이에 코로나 4차 유행이 확산 중인 지금도 다른 전통시장과 비교하면 안정적으로 시장이 운영되고 있다는 게 임 회장의 설명이다.

오프라인으로 시장을 찾는 손님들의 편의성도 한층 강화했다. 대표적인 것이 소비자가 가맹점의 QR코드를 스캔하는 MPM 간편 결제 방식의 도입이다. 가맹점의 QR 코드를 스마트폰 앱으로 스캔하면 결제가 이뤄진다. 번거롭게 지갑을 꺼내거나 코로나19 시대에 결제를 위해 다시 한번 대면을 할 필요가 없는 셈이다. 고객 간이 쉼터도 두 곳이나 마련했다. 시장에 들러 장을 보던 손님들이 편히 쉴 수 있도록 휴식처가 되는 것은 물론 상인들과 소통하는 장의 역할까지 수행한다.

화곡본동시장에는 먹을거리도 넘쳐나지만 볼거리·체험거리도 풍부하다. 우선 먹을거리로는 TV에도 소개된 분식집부터 45년 넘게 자리를 지켜온 순댓국, 군침을 당기게 하는 족발까지 부담 없이 먹고 즐길 수 있는 음식이 한가득이다. 볼거리·체험거리로는 벽화 갤러리 골목과 자연학습원 체험 코스가 있다. 화곡본동시장은 적치물, 상품 보관 장소로 사용하던 공간을 새롭게 정비해 벽화 갤러리 골목으로 재탄생시켰다. 또 가족과 함께 시장 장보기 후 봉제산 자연학습원을 체험할 수 있는 코스도 연계해 운영 중이다. 해당 코스는 주말마다 10명 내외가 참가할 수 있으며 장바구니·마을버스 승차쿠폰도 지급한다. 쉼터는 7월과 9월 먹깨비 야시장으로 운영되기도 해 손님들이 삼삼오오 모여 음식을 먹으면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이 외에도 근처에 우장산 근린공원, 허준박물관, 서울식물원, 겸재정선미술관, 양천향교 등이 자리하고 있다.

화곡본동시장을 찾는 손님들은 80%가 고지대, 젊은층, 소가구·맞벌이 가정이라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또 코로나19로 배달 외식, 간편조리 식품 등을 둘러싼 고객들의 수요가 증가하며 대응책 마련이 필요했다. 화곡본동시장은 가정간편식 특화상품·소분화 용기 개발 보급이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성과는 뛰어났다. 시장 내 간편조리 식품을 판매하는 매장들은 최소 50%에서 최대 200% 매출이 증가했다. 반찬, 순대, 찌개류, 양념 불고기 등은 시장의 주판매 품목으로 자리매김했다.

가격·원산지 표시 등 '다다익선' 결제 캠페인으로 고객 신뢰도도 높였다. 다다익선 결제 캠페인은 '결제수단 다 받아주고, 가격·원산지 다 표시하고, 깨끗하고 쾌적해서 고객은 유익하게, 온누리상품권 유통은 착하게'의 줄임말이다. 가격·원산지 표시의 경우 매일 아침 가격 표시 체크로 시작하며 50개 전 점포가 100% 정착 단계에 도달했다.

코로나19로 방역이 중요해지면서 화곡본동시장은 클린시장 조성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시장 진입구마다 열화상 측정기를 설치했으며 매주 수요일에는 코로나19 방역 작업을 실시한다. 매월 15일마다 클린데이·청결봉사단을 운영하고 마스크와 손소독제도 배포한다. 또 분기별로 쥐, 거미, 바퀴벌레 등 해충 박멸 소독작업도 실시하고 있다.

화곡본동시장 문화관광형 사업의 성공에는 상품개발과 품질향상, 고객 서비스 변화 등 상인회와 상인들의 노력이 크게 작용했다. 상인들은 시장 활성화의 주체로서 '새시장 문화 운동'을 전개하며 새로운 시장 문화를 형성했다. 위생적이고 청결한 점포 관리하기, 고객에게 먼저 인사하기, 짬짬이 건강 체조 적극 참여하기, 고객선 지키기·상인 간 과도한 경쟁의식 버리기 등이 대표적이다. 기자 등 시장 서포터즈단을 모집·운영하고 SNS, 블로그, 유튜브 등을 활용한 홍보 활동을 펼치며 소통하는 시장 이미지도 구축했다. 온택트 시대 고객 방문 유도 이벤트, 온누리 상품권 이용 이벤트 등의 각종 이벤트도 진행해 손님들의 참여도도 높이는 중이다.

화곡본동시장은 상인회와 상인들은 물론 시장을 찾는 손님들도 문화관광형 사업에 큰 만족도를 나타내고 있다. 실제 고객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통로, 고객선 정비 등 쇼핑환경 개선사업의 고객 만족도는 87.3%로 확인됐다. 벽화디자인 거리 조성 사업의 만족도와 시장 청결도 상태 만족도는 각각 86%, 84%로 집계됐다. 가격·원산지 표시 사업의 만족도는 88%에 달한다.

화곡본동시장은 지난해 문화관광형 사업이 종료됐지만 멈추지 않고 시장 활성화를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상인들의 자발적인 노력 외에도 현재 다양한 현대화 사업을 신청해 진행 중이다. 유관기관과 MOU(업무협약)를 체결해 시장 활성화 기반도 조성하고 있다. 특히

임 회장은 다시 한번 특성화 사업을 진행하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치기도 했다. 임 회장은 "시장이 생긴 지 50년이 된 만큼 문화관광형 사업에 다시 한번 선정돼 아케이드 공사 등을 진행하고 싶다"며 "화곡본동시장이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한 곳이 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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