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파식적] 브레이크스루상(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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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대를 나와 옛 소련과학아카데미 산하 연구소에서 일하던 물리학자 유리 밀너가 소련 붕괴 무렵인 1990년 미국으로 이주했다.
그러나 그가 높이 평가받는 이유는 과학기술 발전에 헌신하는 기초과학자들을 위해 브레이크스루상(Breakthrough Prize)을 만든 데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응해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의 원천 기술을 개발한 미국 펜실베이니아대의 커털린 커리코 교수와 드루 와이즈먼 교수가 브레이크스루 생명과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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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대를 나와 옛 소련과학아카데미 산하 연구소에서 일하던 물리학자 유리 밀너가 소련 붕괴 무렵인 1990년 미국으로 이주했다. 그는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을 나온 후 투자회사 DST를 세워 벤처투자자로 변신했다. 밀너는 DST를 통해 소셜미디어인 페이스북·트위터 등 세계적인 정보기술(IT) 벤처에 투자해 억만장자가 됐다. 인터넷과 디지털의 본격 확산이라는 패러다임의 전환에 올라탄 투자가 대성공을 거둔 것이다. 포춘 등 내로라하는 언론들이 그를 세계적인 기업인으로 추켜세웠다. 그러나 그가 높이 평가받는 이유는 과학기술 발전에 헌신하는 기초과학자들을 위해 브레이크스루상(Breakthrough Prize)을 만든 데 있다.
밀너는 2012년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 구글 공동 창업자 세르게이 브린 등 실리콘밸리의 갑부들에게 제안해 브레이크스루상을 함께 제정했다. 이 상은 ‘브레이크스루(돌파)’라는 이름처럼 기초물리학·생명과학·수학 분야에서 한계를 넘어선 연구자들에게 시상한다. ‘과학의 아카데미상’ ‘실리콘밸리의 노벨상’으로도 불리는 이 상의 상금은 최대 300만 달러(약 35억 원)로 노벨상 상금의 세 배에 이른다. 브레이크스루재단은 인류의 상상력을 태양계 바깥으로 확장하기 위한 연구도 적극 지원한다. 3만 년이 걸리는 우주 항해를 20년 만에 주파하는 ‘우주돛단배’를 건조하기 위해 1억 달러를 투자한 ‘브레이크스루 스타샷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응해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의 원천 기술을 개발한 미국 펜실베이니아대의 커털린 커리코 교수와 드루 와이즈먼 교수가 브레이크스루 생명과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영국 케임브리지대와 프랑스 연구 기업 알파노소스의 과학자 3명도 유전정보를 저렴한 비용으로 신속 해독할 수 있는 분석 기술을 개발해 코로나19 진단에 기여한 공로로 같은 상을 받게 됐다. 우리나라에서도 한국중력파연구협력단 소속 과학자 14명이 기초물리학 분야의 브레이크스루상 특별상을 공동 수상한 적이 있다. 앞으로 노벨상을 받는 한국 과학자들도 나왔으면 좋겠다. 아울러 우리 부자들도 과학기술 초격차 확보에 조금이라도 기여한다면 희망의 불씨가 살아날 것이다.
오현환 논설위원 hhoh@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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