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백신 '추가 접종'.."필요" vs "불필요"

이승철 입력 2021. 9. 15.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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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자에게 한 번 더 접종하는 ‘추가 접종’, 이른바 ‘부스터 샷’을 도입하는 나라들이 늘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국제 저명 과학자들이 이 ‘추가 접종’이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의견이 조금씩 엇갈리고 있는데요.

무슨 근거로 이런 주장이 대두되는지, <글로벌 ET> 이승철 기자와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추가 접종’ 필요성에 대해 적절하지 않다, 이런 주장이 나온다는 건데, 어디서 나온 얘긴가요?

[기자]

네, 최근 영국 의학전문지 ‘랜싯’에 실린 내용인데요.

연구진에는 미 식품의약국 FDA, 세계보건기구 WHO 소속 학자들도 포함돼 있어서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이들은 각종 연구나 임상시험 자료를 살펴본 결과, “지금 백신만으로도 중증 감염에 대한 예방 효과가 강력하다”며, “추가 접종이 필요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오히려 너무 빨리 추가 접종을 하면 심근염과 같은 희귀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안 린드스트랜드/WHO 예방접종 책임자 : “추가 접종의 중요성을 강조할 만한 충분한 데이터가 현재 없습니다.”]

[앵커]

미국 FDA면요, 공신력 있는 기관에, 백신 관리하고 접종 승인하는 곳입니다.

미국 정부가 추가 접종 계획을 내놓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래서 지금 더 논란입니다.

바이든 대통령, 당장 일주일 뒤에 모든 성인을 대상으로 추가 접종을 시행하겠다고 했거든요.

일단 FDA 자문위가 모레(17일) 회의를 열고 일반인에 대한 추가 접종 승인 여부를 논의할 예정인데, 백악관 수석 의료고문이기도 한 파우치 소장은 추가 접종 시행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앤서니 파우치/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지난 6일 : “델타 변이의 경우 (백신의) 보호 지속 능력이 줄어드는 경향이 있습니다.”]

[앵커]

미국 상황을 보면, 아무래도 ‘추가 접종’ 서두르는 게, 결국엔 ‘델타 변이’ 때문이에요?

[기자]

네. 미국 전체 인구의 54%, 절반 정도가 2차 접종까지 다 마쳤는데요.

그런데도 하루 확진자가 10만 명대, 지난 6월만 해도 하루 만 명대였거든요.

추이를 보면 확산세가 거셌던 지난겨울과 비슷한 상황입니다.

또, 코로나와 함께 살아가는 이른바 ‘위드 코로나’ 하려면 ‘치명률’ 관리가 중요한데, 중증환자, 사망자도 늘고 있습니다.

최근 7일간 하루 평균 입원 환자 수는 지난 한 달 사이 2배 이상, 7월 초와 비교하면 6배 가까이 급증했습니다.

[앵커]

그래서 추가 접종을 하면 확산세를 막을 수 있다고 보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정부는 이스라엘 임상시험 연구를 그 근거로 제시했습니다.

화이자 백신을 3번째 접종까지 했을 경우, 두 번 맞은 사람보다 감염 위험이 최대 84%까지 감소했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모더나사도 추가 접종에 대한 임상 자료를 공개했습니다.

접종 완료자에게 3번째 접종을 시행했더니, 각종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 수치를 끌어올렸다고 했습니다.

[앵커]

이스라엘 이야기가 나왔는데, ‘추가 접종’을 가장 먼저 시행한 나란데요.

코로나 상황 어떻습니까?

[기자]

이스라엘 정부는 면역력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사람들에게 추가 접종을 했다가, 최근 12세 이상으로 확대했습니다.

물론 2차 접종 뒤 5개월이 지난 경우가 대상이고요.

그런데 방역 조치를 너무 빨리 푼 탓일까요?

확진자가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이달 들어 다소 줄어드는 추세이긴 하지만, 어제(14일)도 신규 확진자가 만여 명을 기록했습니다.

이스라엘 보건당국은 ‘추가 접종’은 6개월에 한 번, 1년에 한 번, 이런 식으로 계속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란 발리서/이스라엘 코로나19 국가자문위원회 의장 : “3번째 접종으로 심각한 질병으로부터 훨씬 더 보호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추가 접종을 하는 것이고요. 코로나19는 우리 주변에 계속 머무를 것으로 생각합니다.”]

[앵커]

일단은 코로나 확산세를 막기 위해서 추가 접종하자는 건데, 미국에서는 안 맞은 사람 맞게 하는 게 더 급하다는 이야기도 나오는 것 같네요?

[기자]

네, 나중에 시간이 지나서 더 강력한 변이가 나타나면 필요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적절하지 않다는 주장이고요.

일부 전문가들은 백신 접종률을 끌어올리는 게 오히려 더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실제로, 미국의 경우 지난해 12월부터 백신 맞기 시작했는데, 1차 접종률이 60%대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접종 대상이지만 백신을 맞지 않은 미국인은 7천5백만 명에 이릅니다.

사실, 이 ‘부스터 샷’ 얘기할 때 같이 거론되는 게 ‘백신 불평등’ 문제입니다.

추가 접종 이미 시행하고 있고, 검토하고 있는 나라들 대부분이 선진국이거든요.

반면 아프리카에선 탄자니아가 0.57% 정도, 부룬디는 접종 시작도 못 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한 국제 사회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이승철 기자 (neost@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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