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살 빼고 과감한 변신..'유통 강자' 롯데가 돌아온다

이혜진 기자 입력 2021. 9. 15. 18:13 수정 2021. 9. 15.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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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간 160개 비효율 점포 정리
초고강도 구조조정 마무리 국면
동탄점·타임빌라스 등 신규 출점
기존 매장은 명품 강화 등 리뉴얼
이커머스도 일원화..판매량 증가
[서울경제]

전통의 유통강자 롯데가 돌아오고 있다. 대형 플랫폼에 치이고, 코로나19로 결정타를 맞으면서 휘청거렸던 롯데그룹은 신동빈 회장이 고강도 점포 군살빼기를 단행하는 한편 오프라인 매장의 과감한 변신을 꾀하는 혁신 드라이브를 걸며 올해 반전의 계기를 잡았다. 약 160개에 달하는 비효율 점포를 정리했으며 신규 출점 및 기존 점포의 대대적인 리뉴얼을 진행중이다. 최대 취약점으로 꼽히는 온라인 채널도 롯데온으로 일원화하면서 그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롯데쇼핑은 15일 2019년말부터 최근까지 폐점한 점포 수가 약 160개에 달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초 롯데쇼핑은 백화점·마트·슈퍼·롭스 등 700여개 오프라인 점포의 약 30%인 200여개를 순차적으로 닫는 고강도 ‘점포 다이어트’를 선언했다. 백화점(아울렛 포함)은 지난해 청주 영플라자점을 닫았으며 마트는 양주, 구로 점 등 12개를, 슈퍼는 전국에서 118개 등을 줄였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일부 추가 폐점이 있을 수는 있지만 큰 틀에서보면 점포 감축은 이제 마무리 국면"이라고 설명했다.

‘군살빼기’에 성공한 롯데쇼핑은 이제 오프라인 매장의 혁신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신규 출점과 기존 점포 리뉴얼이 두 축이다.

우선 ‘동탄점’과 ‘타임빌라스’ 등 두 개의 신규 점포를 출점하면서 올드한 롯데의 이미지를 과감히 벗어 던지는 시도를 했다. 동탄점은 유행에 민감한 2030 동탄맘들을 타깃으로 해, 전국 최대 규모의 식품관과 문화센터를 조성하고 영유아 및 리빙 상품군을 강화하면서 체험형 컨텐츠로 절반 이상을 채웠다. 타임빌라스 역시 익선동 개발로 주목을 받은 스타트업인 글로우서울에 공간 디자인을 맡기는 도전을 감행했다. 그 결과 글라스 하우스와 자연이 어우러지는 독특한 외형을 만들어 내며 수도권 남부 소비자들의 발길을 끌어 당기고 있다. 업계에서는 동탄점이 최소 5,000억원, 타임빌라스가 3,000억원의 연매출을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 점포 리뉴얼은 백화점과 마트에서 동시 다발로 진행중이다. 롯데의 상징적인 점포인 본점은 골프, 명품을 키워드로 리뉴얼이 진행중이다. 이미 5~6층은 고급 골프웨어와 남성 명품 패션 매장으로 바꿨다. 특히 매장의 절반 이상을 해외 명품으로 채운다. 현재는 3분의 1수준이다. 1~3층도 내년 말까지 순차적으로 하이엔드 럭셔리 상품군으로 갈아 치운다. 애비뉴엘 역시 해외 패션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리뉴얼한다. 이를 통해 지난 2019년 신세계 강남점에 빼앗긴 전국 매출 1위 자리를 되찾는다는 복안이다.

기존 점포들도 지역 특성에 맞게 뜯어 고치고 있다. 영등포은 젊은 고객층을 사로잡기 위해 1층을 성수동 카페 거리를 옮겨 온 듯 탈바꿈시켰으며 노원점은 주부 고객이 많은 상권 특성을 살려 식품관과 리빙관을 보강했다. 강남점도 리뉴얼을 위한 TFT를 구성했다.

마트 역시 연내 10개 점포에 대한 리뉴얼을 진행한다. ‘카테고리 킬러’형 매장을 육성해 온라인에 뺏긴 고객의 발길을 잡겠다는 구상이다. 예컨대 잠실점에는 대규모 와인 특화점을 오는 11월 오픈한다. 은평점에는 ‘콜리올리’라는 반려동물 전문숍을 열기도 했다.

최근 사모펀드(PEF)와 공동 인수한 한샘도 오프라인 매장 강화를 위한 포석이다. 롯데백화점내 리빙상품군 매출 증가율은 전년 대비 2019년 12%, 2020년 16%를 기록했으며 올해도 8월까지 전년 동기 대비 34% 뛰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이제 명품군에 속하는 가구·홈인테리어 등 리빙 상품군은 직접 보지 않고 사기 힘든 제품”이라며 “업계 1위 한샘 인수를 통해 리빙 컨텐츠를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대 약점으로 꼽혔던 이커머스 부문도 사업부별로 흩어져 있던 인력을 한데 모으며 시너지를 꾀하고 있다. 특히 유통 계열사가 보유한 전국 1만3,000여개(세븐일레븐 포함) 오프라인 매장과의 연계를 통해 ‘바로 배송서비스'를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우고 매출을 늘려가는 추세다.

고강도 체질개선의 효과는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으나 올해는 흑자로 전환할 것으로 증권가에서는 추정하고 있다. 이진협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주요 사업부의 매출이 견조하게 올라오는 가운데 홈쇼핑을 제외한 이커머스의 총판매량(GMV)가 20%대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혜진 기자 has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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