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350조원' 헝다그룹 파산설 확산..中 부실뇌관 터지나

맹준호 기자 입력 2021. 9. 15. 18:08 수정 2021. 9. 15.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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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민영 부동산 회사인 헝다(에버그란데)그룹이 파산 위기에 몰렸다는 소문이 점점 확산되고 있다.

헝다가 파산할 경우 부실채권 위험이 한꺼번에 터지면서 중국의 금융 시스템 전반에 큰 문제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블룸버그는 헝다그룹의 구조 조정이 이뤄질 경우 중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구조 조정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헝다는 지난 1997년 설립돼 단기간에 중국 2위의 부동산 개발 회사로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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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 350조에 유동성 위기 몰리자
정부, 자산점검 전문가 구성 추진
사상 최대 구조조정 가능성 커져
디폴트땐 금융 마비 경고 쏟아져
15일 중국 선전의 헝다그룹 본사 앞에 돈을 돌려달라는 투자자들이 몰려든 가운데 한 경찰관이 질서 유지를 당부하고 있다 / AFP연합뉴스
[서울경제]

중국 민영 부동산 회사인 헝다(에버그란데)그룹이 파산 위기에 몰렸다는 소문이 점점 확산되고 있다. 헝다가 파산할 경우 부실채권 위험이 한꺼번에 터지면서 중국의 금융 시스템 전반에 큰 문제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14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정부가 헝다그룹의 자산 현황을 점검할 전문가 그룹을 구성하고 있다고 전했다. 당국이 유동성 위기에 처한 헝다그룹의 구조 조정에 나섰다는 관측이 나온다. 블룸버그는 헝다그룹의 구조 조정이 이뤄질 경우 중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구조 조정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헝다그룹의 채무는 약 3,000억 달러(약 350조 원)로 알려졌다. 15일에도 중국 선전의 헝다 사옥 앞에는 성난 투자자들이 몰려들어 돈을 돌려달라고 요구했다.

헝다는 지난 1997년 설립돼 단기간에 중국 2위의 부동산 개발 회사로 성장했다. 올해 미국 포춘지가 발표한 세계 500대 기업 리스트 중 122위다. 창업자 쉬자인은 2017년 알리바바의 마윈과 텐센트의 마화텅을 제치고 처음으로 중국 최고 부자에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전기차·생수·식용유·분유·테마파크·관광·헬스케어 등 문어발식으로 사업을 확장하다 부채가 산더미같이 쌓였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당국이 금융 리스크를 줄이고 주택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한 조치를 취하자 위험에 노출됐다. 중국 대외경제무역대학의 리창안 교수는 “헝다는 신에너지·스포츠·금융 등 핵심 사업과 관련이 없는 너무 많은 분야로 확장해 유동성이 한계에 달했다”고 글로벌타임스에 밝혔다.

헝다그룹은 13일 성명에서 최근 인터넷에 퍼진 파산설이 절대 사실이 아니라면서도 “회사가 현재 확실히 전례 없는 어려움에 처했다”고 시인했다. 14일에는 “현금 흐름과 유동성에 엄청난 압박이 있을 것”이라고 공시했다. 이 회사 주가는 14개월 만에 약 90% 추락했다.

이런 상황을 감안할 때 결국 헝다가 디폴트(채무 불이행) 선언을 할 것이라는 견해가 우세하다. 마크 윌리엄스 캐피털이코노믹스 아시아 수석이코노미스트는 AFP통신에 “헝다가 붕괴한다면 중국 금융 시스템에 최근 수년 내 가장 큰 도전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부실채권 위험이 한꺼번에 터지면서 금융 시스템이 마비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미국의 억만장자 투자자 조지 소로스는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에 “헝다의 디폴트가 중국 경제의 붕괴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로이터통신은 “일각에서는 2008년 리먼브러더스처럼 금융위기가 일어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지만 그보다는 부동산 시장의 추락이 가장 당면한 우려”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헝다의 디폴트가 부동산 시장에 국한되더라도 부동산은 중국 경제의 4분의 1을 차지해 경제 전체에 심각한 타격이 될 수 있다. 부동산은 중국의 고속 경제성장에서 중요한 한 축을 담당해왔다.

중국 국가통계국 대변인은 이날 “일부 대형 부동산 업체가 어려움에 빠졌는데 전체 업계 발전에 미치는 영향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당국이 헝다의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맹준호 기자 nex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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