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팔달] 사조·남양 오너家 상처 뿐인 승리..추락한 대외 이미지

신윤철 기자 2021. 9. 1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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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 주 유통팔달 시간에는 저희가 앞서 다룬 문제의 두 회사, 사조산업과 남양유업입니다.

사조산업은 익히 알려진 것처럼 대주주와 소액주주간 갈등을 겪고 있습니다.

남양유업은 사모펀드와 회사 매각 계약을 맺은 뒤 뒤늦게 계약을 파기하며 소송 위기에 처한 상황입니다.

공교롭게 두 회사가 어제(14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었다고 하는데요.

경영권 분쟁 이슈와 관련해 오너 일가가 판정승을 거뒀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잡음이 컸고 경영쇄신 의지도 의심받고 있는 상황인데요.

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 신윤철 기자가 주총 내용 짧게 정리했습니다.

[기자]

사조산업과 남양유업은 최근 주총이 회사의 방향을 바꿀 수 있었던 분수령이었습니다.

사조산업 소액주주들은 일감 몰아주기, 계열사 부당 지원 등 오너가의 방만 경영을 반대하며 주진우 회장 해임과 감사위원 신규 선임을 주총 안건에 올렸고, 남양유업은 매각 대상자인 '한앤컴퍼니'측 인사를 이사회 일원으로 받아들여야 했습니다.

하지만 어제 있었던 주총에서 관련 안건들이 모두 통과가 안 됐고, 결과적으로 현 오너가의 승리로 막을 내렸습니다.

[앵커]

우선 사조산업 주총에서는 어떤 일이 있었나요?

[기자]

핵심은 정관 변경 안건입니다.

회사 방침에 반대하는 소액주주연대는 대표인 송종국 씨를 기타 비상무이사로 선임한 뒤 그를 감사위원회에 포함시킬 계획이었습니다.

변경 정관은 "감사위원회는 3인 이상,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한다"라는 내용인데요.

하지만 회사 측은 전체 400여만 표 중 75%에 가까운 300만 표 이상을 얻었습니다.

외국인 주주들이 주 회장을 지지했고 연기금이 아예 주총 참여를 포기한 결과입니다.

사외이사만 감사위원이 될 수 있게 되면서 송 씨의 기타비상무 이사 선임 안건은 자동 폐기돼 아예 시도 자체가 무산됐습니다.

[앵커]

소액주주연대의 회사 견제가 실패한 건가요?

[기자]

네, 소액주주연대가 밀었던 안건들은 모두 부결됐습니다.

정관 변경 외 사외이사 신규 선임에서도 사측 인사가 선임됐고 주 회장의 해임 안건도 통과가 안 됐습니다.

주총날에 사측이 받은 일부 주주들의 위임장에 신분증 등 인증서류가 누락되자 소액주주 측이 항의하면서 예정된 시간보다 3시간 늦게 주총을 시작할 정도로 신경전도 뜨거웠지만 소액주주연대는 빈손으로 돌아간 겁니다.

[앵커]

주주 집단행동에 위기의식을 느낄 법도 한데, 회사 측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약간의 변화 의지를 보여주긴 했습니다.

회사 측은 ESG경영을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며 내년 11월에 관련 내용을 설명할 방침이라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소송전이 남아있어, 양측의 갈등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입니다.

소액주주연대측은 회사 회계장부 열람 허용 소송을 냈고 부당 경영에 대한 증거를 확보하면 이의를 제기할 방침입니다.

또 우호표를 모으기 위해 주진우 회장이 지분을 대여한 것도 꼼수라며 이에 관해 법무부에 유권해석도 요청한 상태입니다.

[앵커]

남양유업 이야기도 해보죠.

남양 주총은 사조와 달리 싱겁게 끝났다고요?

[기자]

시작에만 3시간이 걸린 사조산업과 달리 남양유업의 주총의 단 10여분만에 끝났습니다.

이 날 주요 안건은 정관 일부 변경의 건, 윤여을 한앤컴퍼니 회장 등 신규 이사 선임, 그리고 감사 선임 건이었는데 앞서 두 건은 부결되고 감사 안건은 철회됐습니다.

주총장에는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의 법률대리인 LKB앤파트너스가 참석했고, 한앤컴퍼니 측은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남양유업 임시 주총도 예상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요?

[기자]

네, 정관 변경과 신규 이사 선임은 모두 한앤컴퍼니가 남양유업의 쇄신을 위해서 집행 임원제도 도입하고 현 오너가를 대신해 이사회를 맡기 위해 추진한 안건들입니다.

당초 이번 주총은 지난 7월 말에 열릴 예정이었는데, 남양유업 측이 돌연 이를 미루면서 어제 열린 건데요.

그런데 그 사이 홍원식 회장이 매각의사를 철회하고 한앤컴퍼니는 거래 종결 의무 이행을 촉구하는 소송을 제기하면서 결국 이번 주총도 아직 지분의 50% 이상을 보유한 오너 일가의 의지대로 마무리될 거란 예상이 지배적이었습니다.

[앵커]

그럼 남양유업은 현 오너가가 앞으로 계속 운영하는 건가요?

[기자]

일단 남양유업은 다음 달에 임시 주총을 다시 열 방침입니다.

남양유업은 "다음 달 주총에서 지배구조 개선을 비롯해 임원진 변동 이사회 재구성 등 실질적인 쇄신안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일단 쇄신안이 나와야 오너일가 퇴진 여부도 구체화 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앤컴퍼니측은 쇄신안과 별개로 매각 관련 소송을 계속 진행한다는 방침인데요.

하지만 소송전이 몇 년 이상 걸릴 수도 있는데, 그 기간동안 오너 일가의 영향력은 계속 유지될 가능성이 높은데요.

이를 감안하면 불가리스 사태와, 각종 구설수로 타격을 입었던 남양유업의 이미지 쇄신은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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