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리뷰] 뮤지컬 '하데스 타운', 현실은 지옥같지만..노래는 계속해야죠

이향휘 입력 2021. 9. 15. 17:33 수정 2021. 9. 15.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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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바 같은 경쾌함 속에
오르페우스 신화 탁월한 재해석
`하데스 타운` 공연 모습 [사진 제공 = 에스앤코]
"절대 뒤를 돌아보지 마."

'음악의 대가' 오르페우스는 죽은 아내를 되찾기 위해 저승까지 내려간다. 아름다운 노래로 하데스와 담판을 지은 뒤 약속대로 아내를 데리고 간다. 하지만 하데스가 내건 조건이 있었다. 오르페우스가 앞장서 가고 아내 에우리디케가 뒤따라 가지만 결코 아내를 보기 위해 뒤를 돌아봐서는 안된다는 것이었다. 인간의 불안과 의심을 꿰뚫은 나름의 묘안이었다. 결국 오르페우스는 지상에 다다를 즈음 결국 뒤를 돌아보고 에우리디케는 지하세계로 다시 떨어진다.

그리스 신화 중 가장 비극적이면서 절절한 사랑 이야기다. 수천년간 수없이 재해석된 이 이야기가 뮤지컬 무대에 올랐다. 미국과 한국에서 동시에 공연 중인 '하데스 타운'이다. 지난 7일 서울 LG아트센터에서 개막한 이 작품은 국내 초연작인데다 전세계 최초 라이선스 공연으로 이목을 끌었다.

이미 결말을 알고 있기 때문에 관람 포인트는 어떻게 이 이야기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느냐에 모아졌다. 또 신들까지 감복케 하는 탁월한 음악적 재능으로 유명한 주인공이 등장하기에 음악과 노래에도 관심이 집중됐다. 결론적으로 말해 오늘날 시대 상황까지 아우르는 흡입력 있는 이야기에 음악과 무대 연출이 신선하다. 인간은 절망하고 좌절하지만 다시 노래를 불러야 한다는 메시지가 여운을 남긴다.

뮤지컬 '시카고'처럼 밴드가 무대 위에서 연주한다. 피아노, 첼로, 기타, 베이스, 드럼, 바이올린, 트럼본 7인조 밴드로 드럼만 무대 밖에서 연주한다. 재즈바에 온듯한 경쾌한 분위기에 어깨가 들썩인다. 대표 넘버 '기다려줘 (Wait for me)' '서사시III(에픽III)' '지옥으로 가는 길(Road to Hell)'이 다양하게 변주되며 극을 고조시킨다. 화려한 무대 전환은 없지만 지하세계가 펼쳐질 때 무대가 갈라지며 조명 폭탄이 쏟아진다.

가난한 술집 웨이터로 등장하는 오르페우스는 에우리디케와 만나 첫눈에 반하고 결혼하지만 먹고 사는 문제에 관심이 없는 몽상가다. 이 와중에 에우리디케는 지하세계로 스스로 걸어가 광산 사업가인 하데스와 계약을 한다. 꿈과 돈, 젊음과 늙음, 현실과 이상, 경제와 예술 등 다분히 이분법적인 가치관이 충돌한다.

다른 어떤 극보다 배우들의 연기와 춤, 노래 내공이 여실히 드러난다. 극의 해설사 역할인 헤르메스 역의 강홍석은 자유자재로 무대를 휘저으며 존재감을 내뿜는다. 에우리디케역의 김수하 역시 유려한 춤과 노래를 구사하며 팔색조 매력을 뽐낸다. 다만 오르페우스 역은 난이도 높은 곡으로 배우들의 진땀을 빼내고 있다. 하데스와 페르세포네 등 주인공 5명의 캐릭터가 분명하다는 것도 극의 장점이다. 아나이스 미첼의 극작과 작곡, 작사로 탄생한 이 작품은 2019년 토니어워즈에서 최우수작품상, 음악상, 연출상, 무대디자인상을 비롯한 8개 부문에서 상을 받았다. 공연은 내년 2월 27일까지.

[이향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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