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총리는 고용시장이 99.6% 회복됐다고 하는데..

김정훈 기자 2021. 9. 15.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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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취업 작년比 51만명 늘었지만 30대 취업은 18개월 연속 감소

통계청은 지난 8월 취업자 수가 2760만3000명으로 1년 전보다 51만8000명 늘었다고 15일 밝혔다. 작년 8월에 코로나 사태로 취업자가 급감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증가 폭이 커보이는 효과가 있다. 취업자 증가 폭은 최근 넉 달 연속 줄어드는 추세다.

이 통계에 대해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에 “8월 취업자 수가 코로나 발생 이전 고점의 99.6%로, 방역 위기 이전 수준에 한 발짝 더 근접했다”고 했다. 고용 시장에서 코로나 충격이 본격화하기 직전인 작년 2월 취업자 수와 비슷한 정도로 일자리가 회복됐다는 것이다. 여름과 겨울 계절 차이를 감안(계절조정)하면 지난 8월 취업자는 2739만9000명이고 작년 2월 취업자는 2750만8000명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고용 상황을 세부적으로 들춰보면 고용시장이 회복됐다는 말을 하기 힘든 상황이다.

취업자 전체를 연령대별로 보면 60세 이상에서 37만7000명 늘어난 반면, 30대 취업자는 8만8000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30대 취업자 수는 18개월 연속 감소세다. 통계청 관계자는 “30대 인구 자체가 감소해 취업자 수가 감소하는 측면도 있지만, 30대가 종사하고 있는 제조업에서의 고용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7월 소폭 증가세를 보인 제조업 취업자 수는 지난달 7만6000명 감소했다. 코로나 4차 확산 등으로 도소매업(-11만3000명), 숙박·음식점업(-3만8000명) 일자리는 줄었다. 다만 정부가 세금으로 만들어낸 일자리가 상당수 포함된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24만3000명) 일자리가 전체 늘어난 일자리의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건설업(12만3000명), 운수·창고업(10만7000명)에서도 취업자 수가 늘었다.

고용원을 두고 운영하는 자영업자는 130만1000명으로 1년 전보다 6만1000명 줄었다. 2018년 12월 이후 33개월 연속 감소세다. 8월 기준으로는 1990년(119만3000명) 이후 최저치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8월 고용동향'을 주제로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있다. /기획재정부

한편, 취업시간별로 보면 1주일에 36시간 미만 일하는 취업자가 1052만2000명으로, 8년 반 만에 100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전달보다 453만1000명(75.6%), 1년 전보다 412만6000명(64.5%)이나 급증했다. 주 36시간은 대통령 직속 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전일제 근무와 시간제 근무를 나누는 기준이다. 통계청은 “조사 시기에 따른 착시 효과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매달 15일이 포함된 일주일간 조사를 하는데 8월에는 조사 기간에 대체공휴일(8월 16일)이 포함돼 있어 주당 근로시간이 줄었다는 답변이 증가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주휴수당 부담 등으로 고용주들이 주 15시간 미만 단기 아르바이트생 고용을 늘리고, 정부가 단기 세금 알바 일자리를 양산하고, 코로나 확산에 따른 거리 두기 여파로 영업 시간이 줄어 단시간 근로자가 증가하는 추세인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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