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 김남정, 참치 넘어 '종합식품名家' 이끈다

박종관 2021. 9. 15.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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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원홈푸드, 축육부문 신설
"B2C 확대로 연매출 8000억"
종합 단백질 공급회사로 도약
김남정 부회장의 '영토확장'
'비욘드미트' 국내 독점 유통
가정간편식 '더반찬' 인수도
"참치캔 회사란 꼬리표 뗄 것"

동원그룹이 참치통조림 회사라는 꼬리표를 떼고 종합식품기업으로의 변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1982년 국내 최초로 선보인 참치캔 동원참치는 동원그룹의 근간이었다.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은 “국민에게 양질의 단백질을 공급하겠다”는 일념으로 참치캔을 개발해 큰 성공을 거뒀다. 김 명예회장에 이어 동원그룹의 선장을 맡은 김남정 부회장의 목표는 수산물의 경계를 넘어 ‘토털 프로틴(단백질) 공급사업자’로의 도약이다. 가정간편식(HMR), 축산물, 대체육 등 최근의 영토 확장이 그리는 궤적 역시 종합식품회사를 지향하고 있다.

축산물 사업 8000억원 규모로 키운다

동원F&B의 자회사 동원홈푸드는 축육부문을 신설하고 수산업에 이어 축산업으로 사업영역을 본격 확장한다고 15일 밝혔다. 동원그룹은 지난 7월 축산물 가공 전문기업 세중을 인수하면서 축산물 사업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세중은 원료육을 수입해 가공한 뒤 유통하는 기업·소비자 간 거래(B2C) 전문 업체다.


동원홈푸드는 2015년 국내 최대 축산물 온라인 유통업체인 금천미트를 인수하면서 축산업에 발을 들였지만 주로 기업 간 거래(B2B) 사업에 집중해왔다. 동원홈푸드는 축육부문 신설을 계기로 B2C 사업으로 영역을 넓혀 지난해 매출 5500억원 수준이던 축산물 사업 규모를 올해 8000억원까지 키울 계획이다.

동원그룹이 수산업을 넘어 축산업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한 데는 김 부회장의 의지가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는 오너 2세로는 드물게 식품산업의 밑바닥부터 경험을 쌓았다.

1996년 고려대 사회학과를 졸업한 직후 경남 창원의 동원산업 참치캔 공장의 생산직으로 업무를 시작했다. 당시 공장에는 회장님 아들이 취업했다는 소문이 돌았지만 현장 근로자들 사이에서 누가 ‘로열패밀리’인지 구분이 안 돼 소문이 자연스레 잦아들었다는 일화도 있다. 공장에서 경험을 쌓은 김 부회장은 서울 경동시장과 청량리청과시장에서 영업을 뛰기도 했다.

풍부한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한 김 부회장의 식품산업에 대한 이해도는 회사 안팎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 그는 단백질 산업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공급망 마비와 육류 수요 증가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미국과 호주, 브라질 등 세계 주요 국가에서 소·돼지·닭고기 가격이 치솟는 ‘프로틴플레이션(프로틴+인플레이션)’이 발생하는 등 글로벌 단백질 공급 불안이 갈수록 커지고 있어서다. 동원그룹이 축산·축육사업의 본격적인 확장을 결정한 것도 이런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참치’ 꼬리표 떼고 종합단백질회사 도약

김 부회장이 2014년 부회장으로 승진한 뒤 동원그룹은 연이은 인수합병(M&A)을 통해 참치회사라는 꼬리표를 떼고 종합식품기업이자 생활산업기업으로 완전히 체질을 개선했다.

2016년 HMR 스타트업 더반찬 인수로 시작한 반찬 배달 사업은 코로나19로 늘어난 ‘집밥’ 수요를 발판으로 회사의 주력 사업으로 성장했다. 더반찬은 HMR이라는 개념이 생기기 전부터 참치캔과 양반죽 등을 내놓으며 간편식 문화를 선도해 온 동원F&B의 기존 제품과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새로운 먹거리를 찾는 데도 적극 나서고 있다. 동원F&B는 최근 식품업계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분야인 대체육 시장에 2019년 일찌감치 뛰어들었다. 글로벌 대체육 시장의 선도 기업으로 꼽히는 미국 대체육 전문기업 비욘드미트의 대체육 제품을 국내에 독점 공급하고 있다.

사업 다각화를 위한 꾸준한 노력으로 동원F&B의 전체 매출에서 참치캔이 차지하는 비중은 12% 수준으로 줄었다. 동원그룹의 실적도 개선되고 있다. 동원그룹은 지난해 7조960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7조5395억원) 대비 5.6% 늘었다. 영업이익은 5452억원으로 80.9% 급증했다. 올 상반기에도 매출 4조582억원, 영업이익 2298억원을 올렸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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