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엔진' 장착..날아오른 코오롱그룹株

심성미 2021. 9. 15.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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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상장사 한달 새 20% 상승
인더, 수소핵심 기술 국산화 성공
플라스틱, 연료탱크 개발 61% 급등
글로벌, 풍력단지서 그린수소 생산
효성처럼 주가 업그레이드 기대

이웅열 전 코오롱그룹 회장의 장남인 이규호 코오롱글로벌 부사장은 지난 8일 공식석상에 데뷔했다. 국내 수소경제를 주도하는 15개사로 구성된 한국판 수소위원회인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에 참석한 것. 업계에선 코오롱이 수소산업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했다.

최근 증시에서 수소산업이 가장 뜨거운 테마로 떠오르면서 투자자의 관심은 코오롱인더스트리, 코오롱플라스틱, 코오롱글로벌 등 코오롱그룹의 상장 자회사로 향하고 있다. 이들 주가는 지난달 초 대비 약 20%, 많게는 60%씩 올랐다. 본업이 실적을 든든하게 받쳐주면서 수소라는 신산업 테마까지 갖췄다는 것이 이들 기업의 공통점이다. 자회사가 치고 나가자 코오롱그룹 주가도 덩달아 뛰고 있다. 수소 밸류체인을 구축하는 데 성공한 효성그룹 주가가 크게 뛰어오른 것처럼 코오롱그룹 주가도 한 단계 레벨업할 수 있다는 기대가 반영되고 있다.

 수소 날개 단 코오롱 3형제


코오롱그룹의 맏형 코오롱인더스트리 주가는 이달 초 대비 22.26% 급등했다. 코오롱인더가 최근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수쇼연료전지 핵심 소재인 멤브레인을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멤브레인은 연료전지에서 수소 이온만 통과하게 만든 일종의 분리막이다. 코오롱인더가 국산화하기 전까지 미국 3M 등에서 전량 수입해온 소재다.

코오롱인더는 이외에 수소연료전지 내부의 습도를 일정하게 유지해주는 핵심 부품인 수분제어장치도 생산하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수소전기차인 넥쏘에 공급 중이다. 글로벌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수소연료전지 내에서 산소와 수소의 화학적 반응을 이끌어내 전기에너지로 변환시키는 막전극접합체(MEA)도 생산하고 있다. 이진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코오롱인더는 현대차 납품을 위해 수분제어장치 생산 공장을 증설할 계획”이라며 “MEA 증설도 계획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코오롱인더는 성장성뿐 아니라 실적도 뒷받침되고 있다. 현재 주력 사업인 타이어코드 등이 호황이다. 수요가 늘어 3분기 타이어코드 단가는 전분기 대비 10%가량 높아졌다.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47.04% 늘어난 709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코오롱플라스틱은 지난달 초 대비 61.92% 급등했다. 수소차 탱크 부품용 소재와 수소차용 하우징 소재를 개발 중이라는 게 알려지면서다. 이 연구원은 “수소연료탱크 중에서도 가장 앞선 형태인 타입4에 적용하는 플라스틱 라이너(수소차 탱크 부품용 소재)는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며 “2023년 개발 완료를 목표로 자동차·소재·탄소섬유 회사와 컨소시엄을 이뤄 사업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본업도 탄탄하다. 전기차 모터기어에 사용되는 폴리아세탈(POM) 관련 수요가 늘어나면서 올 3분기 역대 최고 실적을 낼 것으로 증권가는 기대하고 있다.

 지주사 코오롱 한 달 새 30%↑

건설회사인 코오롱글로벌도 새 캐시카우로 수소산업을 점찍었다. 풍력단지 발전에서 생산되는 전력을 활용, 물을 전기분해해 그린수소를 생산하겠다는 목표다. 코오롱그룹이 수전해기술 보유 업체에 지분투자하거나 업무협약(MOU)을 맺어 기술을 확보하고, 코오롱글로벌이 보유한 풍력발전 사업지를 활용해 그린수소 생산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코오롱글로벌은 2024년 완도해상풍력을 착공한다. 김승준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올해 역대 최대 수준의 주택 신규 수주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실적이 받쳐주는 한편 그린수소 생산이라는 회사의 성장 방향성까지 명확히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수소산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자회사 주가가 고공행진하면서 지주회사 코오롱의 주가도 덩달아 뛰고 있다. 이달 초 대비 30.02% 올랐다. 효성그룹 자회사가 수소 밸류체인 소재 기술을 확보하면서 그룹주가 크게 오른 만큼 수소산업 역량을 갖추고 있는 코오롱 주가도 효성을 따라갈 수 있다는 기대가 반영된 것이다. 양일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그룹 내 자회사들이 수소 관련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코오롱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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