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 속 생명의 욕구, 예술로 재해석".. 타이포그래피 비엔날레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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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한 방송사의 코디미 프로그램에는 세상에서 가장 긴 이름으로 '김수한무 거북이와 두루미 삼천갑자 동방삭'으로 시작하는 이름이 소개되며 인기를 끌었다.
이점에서 착안해 코로나19 시대에 생명의 의미를 문자를 통해 예술적으로 재해석한 전시가 마련됐다.
타이포그래피 비엔날레는 문자의 예술적 가치와 실험 가능성을 탐색하는 비엔날레로 세계 디자이너들에게 한글을 널리 알리고 함께 교류하는 장으로 역할을 하고 있다.
올해 비엔날레는 '문자와 생명'을 주제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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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시대 생명 존중하려는 태도 담아"
글자 넘어 다양한 시각예술로 문자 표현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1970년대 한 방송사의 코디미 프로그램에는 세상에서 가장 긴 이름으로 ‘김수한무 거북이와 두루미 삼천갑자 동방삭…’으로 시작하는 이름이 소개되며 인기를 끌었다. 자식의 장수를 기원하며 지어준 이름이라는 설정으로, 장수를 상징하는 모든 것들을 이름에 넣었다. 장수에 대한 욕망을 80개의 문자로 구성된 이름에 함축적으로 담아낸 것이다. 이처럼 과거 선조들은 간절히 바라는 욕망을 문자를 통해 형상화하고 표현해왔다. 이점에서 착안해 코로나19 시대에 생명의 의미를 문자를 통해 예술적으로 재해석한 전시가 마련됐다.
전시 총괄을 맡은 이재민 예술감독은 이날 문화역서울284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생명이라는 주제를 다루며 다른 생명을 존중하려는 태도에 주목했다”며 “다르다는 이유로 배척하지 않고 함꼐 살아가자는 사회 흐름처럼 타이포잔치 역시 경계의 틀을 허물고 다채로운 해석을 추가하고자 했다”고 전시 준비 과정에 대해서 설명했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이미주 작가의 대형 설치작품 ‘여래신장’이 보인다. 손오공이 근두운을 타고 세상 끝까지 달려가지만 결국 부처의 손바닥 안이었다는 이야기에서 모티브를 얻은 작업은 하나의 조각으로 우주라는 큰 그림을 이루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사람, 꽃, 구름 등 다양한 형상이 보는 시각마다 다르게 표현돼 있다. 작가는 “어우러지고 가려지는 이질적 조합을 통해 다양한 삶과 그 속에 담긴 염원, 응원의 메시지를 담고자 했다”고 작품 설명에 적었다.
포스트 인터넷 시대의 글자에 대한 영감과 상상력을 표현한 작품도 있다. ‘밈의 정원’에서 젊은 작가들은 1980~90년대 쓰였을 오래된 텔레비전에 어른들이 주고받는 덕담인 ‘웃으면 복이와요’, ‘행복을 담아 보냅니다’ 등의 문구를 새롭게 재해석한 화면을 보여준다. 뻔한 인사말로 귀찮다고 생각할 수 있도 있지만, 그 이면의 마음을 다시 생각해보자는 취지로 마련된 작품이다. 레트로 한 느낌을 주는 작품속 글씨체와 색감은 귀여우면서도 독특하고 재미있는 분위기를 연출한다.
이밖에도 △기원과 기복 △기록과 선언 △계시와 상상 △존재와 지속 등 4개의 파트로 나눠진 전시세이서 작가들은 문자의 영역을 글자에 국한하지 않고 않고 기호, 사람이나 동물의 얼굴, 그림과 같은 시각언어로 넓힌 작품을 선보인다.
올해 비엔날레는 코로나19 상황에서도 보다 많은 사람들이 전시를 즐길 수 있도록 비대면 전시와 연계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한다. 9월 25일~10월 9일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 2시에는 전시에서 다루지 못한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는 ‘온라인 토크’가 마련돼 있다. 10월 9일에는 한글날 특집으로 네이버문화재단과 안그라픽스 타이포그라피연구소 등이 제작한 올해 비엔날레 공식 서체 ‘마루부리’ 글꼴을 공개한다. 디지털환경에 최적화된 명조체를 새롭게 개발한 것이다. 전시는 10월 17일까지.
김은비 (demeter@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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