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전환 속도 내는 KT.. 3000명 재배치, 1만2000명 신규 채용

김양혁 기자 2021. 9. 15. 16:28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정년퇴직 등 매년 1000명씩 감소하는 직원
3년간 4000명씩 신규 채용해 미래 먹거리 발굴
대면업무 줄면서 관련 직원은 직무재배치
"구조조정" vs "조정 불가피" 노노갈등도
사진은 KT송파빌딩 외부 전경. /KT

비(非)통신 분야 핵심 먹거리로 꼽히는 엔터프라이즈(Enterprise)부문, AI·디지털전환(DX)융합사업부문을 최근 완공된 ‘KT송파빌딩’으로 이전하며 ‘신규사업의 전진기지’를 새로 구축한 KT가 채용, 인력재배치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KT는 DX를 가속화하기 위해 기존 인력 약 3000명을 대상으로 인력재배치에 나서는 한편, 내년부터 연간 4000명씩 3년간 총 1만2000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대면 업무 입지가 점차 좁아지면서 기존 인력들을 사업 수요에 맞춰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신규로 채용한 인력을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는 데 집중 투입하겠다는 방침이다.

KT의 임직원 수는 지난 2018년 3분기를 기점으로 감소하기 시작해 올해 2분기까지 11분기 연속 줄고 있어 신규 채용이 불가피한 상태다. 정년퇴직 등으로 매년 자연 감소하는 인원 수만 1000명에 달한다. 다만 이를 두고 일부 직원들은 인력재배치를 사실상 구조조정으로 보고 반발하면서 ‘노노(勞勞)갈등’으로 비화할 조짐도 보인다.

◇KT, 임직원 해마다 1000명 ‘자연감소’…DX 앞두고 신규 채용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KT의 임직원 수는 2만2131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만3112명)과 비교해 4.24%(981명) 줄었다. 같은 기간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각각 2.15%, 4.01% 감소한 것을 고려하면 국내 이동통신 3사 중 가장 큰 폭의 감소세다.

KT의 임직원 수는 지난 2018년 9월 말 이후 올해 2분기까지 11분기 연속 줄었다. KT노동조합에 따르면 매년 1000명 이상이 정년퇴직으로 감소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KT 광화문 사옥 입구. /연합뉴스

이에 KT그룹은 내년부터 연간 4000명씩 3년간 총 1만2000명을 신규 채용할 계획이다. 소프트웨어 개발, 정보기술(IT) 설계, 보안 등의 분야에 초점을 맞춰 인력을 뽑는다. KT 관계자는 “내년 그룹 전체 채용 규모는 정했지만, 아직 KT 별도의 채용 인원은 정해지지 않았다”면서도 “올해 기준 전년보다 20%가량 늘어난 약 300명을 신규 채용했는데, 내년에는 이보다 좀 더 늘릴 계획이다”고 말했다. KT는 이를 통해 신성장 동력 발굴과 디지털전환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KT는 신규 채용과 별개로 디지털전환에 앞서 기존 인력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개편 작업에도 착수한다. 대상 직무는 SMB영업, C&R운영, IP액세스, 지역전송, 전원 등 5개로, 대상 인원은 약 3000명에 달한다. SMB영업은 중소기업 등을 대상으로 인터넷, 전화 등의 영업업무를 하고, C&R은 소비자 상담을 맡고 있다. 나머지는 네트워크 운영 관련이다. 이들 직무 대부분이 현장 기반의 디지털과 무관한 업무다.

KT 노사는 이달 초 이 같은 내용에 합의했다. 이후 노조는 조합원 투표로 합의안을 통과시켰다.

◇인력재배치 두고 노노갈등 조짐…”사실상 구조조정” vs “고용불안 우려 불식”

KT 노조가 인력재배치를 포함한 합의안을 가결했지만, 불씨는 여전하다. KT는 제1노조인 KT노조와 제2노조인 KT새노조 등 복수노조 체제다. 이번 합의안을 가결한 것은 직원들이 다수 가입돼 있는 KT노조로, KT새노조는 이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KT새노조 관계자는 “복수노조 하에서 제1노조는 교섭 과정에서 소수 노조들에 공정한 설명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무시했다”라며 “절차적으로 위법 소지가 큰 만큼 추석 이후 중앙노동위원회 등을 통해 합의안을 무효화하는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고 말했다.

KT새노조는 이번 인력재배치를 사실상의 구조조정으로 보고 있다. 기존 다른 업무를 맡았던 인원들이 새 업무 교육을 받아도, 회사가 추진하는 디지털전환의 핵심 인재로 활용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특히 인력배재치 대상 인원의 연령대는 40~60대로 알려졌다. KT새노조 관계자는 “갑자기 다른 직군으로 보내는 것도 문제지만, 옮겨지는 직군 대부분은 분사가 예상된다”라며 “이는 과거 2009년과 2014년 시행했던 구조조정 방식과 같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KT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조합원이 우려하는 일은 결코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일축했다. 이들은 또 사측을 향해 “조합원이 희망하지 않는 한, 타 회사 및 그룹사 전직을 강요하는 일이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할 것”라고도 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