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그룹, 쌍용차 인수 포기..에디슨모터스 등 참여
[경향신문]
쌍용자동차를 인수할 유력 후보로 거론됐던 SM(삼라마이더스)그룹이 입찰을 포기했다. 자금력을 앞세운 SM그룹이 깜짝 등판해 쌍용차 매각 성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으나 본입찰 막판에 발을 빼면서 쌍용차 인수전도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와 매각 주관사인 EY한영회계법인이 이날 마감한 본입찰에서 국내 전기버스 전문업체인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과 전기차·배터리 제조사 이엘비앤티, 미국 전기차 관련 기업 인디(INDI) EV 등 3곳이 인수제안서를 제출했다. 에디슨모터스와 각축을 벌일 것으로 예상됐던 SM그룹, 케이팝모터스는 응찰하지 않았다. SM그룹은 인수의향서 제출 후 벌인 실사에서 쌍용차 정상화 방안과 전기차 진출 계획 간에 괴리가 있다고 판단해 불참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차 인수 금액은 3900억원 규모의 공익채권과 향후 운영비 등을 포함해 약 1조원으로 추산된다. 이날 입찰에 참가한 업체 중 자금력과 사업계획 등을 고려하면 에디슨모터스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에디슨모터스는 인수자금과 운영자금, 연구·개발비 등으로 2~3년 내에 8000억∼1조5000억원을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에디슨모터스는 인수제안서를 통해 2030년까지 30종의 신형 전기차를 생산·판매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쌍용차 측은 인수 희망 금액과 자금 확보 방안, 향후 사업 계획 등을 평가해 이르면 이달 말 우선협상대상자 1곳과 예비협상대상자 1곳을 선정할 계획이다.
우선협상대상자가 최종 가격 협상 과정에서 SM그룹처럼 쌍용차의 경영 정상화 방안을 고심하다 투자를 접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상용차보다는 사업성이 크다고 판단해 인수전에 뛰어든 에디슨모터스는 다양한 자동차를 생산해본 경험이 없다는 게 약점으로 꼽힌다. 에디슨모터스는 자사가 보유한 전기차 시스템, 소프트웨어 기술을 쌍용차가 가진 내연기관차 시스템과 합치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에선 새 주인이 결정됐다 하더라도 지속 가능한 비전을 내놓지 못하면 쌍용차는 회생이 불가능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주채권자인 산업은행 이동걸 회장이 지난 13일 기자간담회에서 ‘책임 있는 경영 주체의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 사업계획’이 쌍용차 정상화의 전제조건임을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쌍용차는 기존 평택공장 부지를 매각한 후 새 부지에 전기차 중심의 친환경차 생산 공장을 지을 방침이다. 그러나 현 사업구조가 디젤차량과 SUV에 편중된 데다 이미 전기차 시장 주도권을 놓친 터라 어느 업체가 인수하더라도 경영 정상화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인수 후 전기차 생산을 위한 인력을 추가 채용해야 한다”며 “인건비 등 고정비용은 올라가고 수익은 떨어지는 구조가 수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고영득 기자 go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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