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 전통기업 '메타버스'에 꽂히다

권건호 2021. 9. 15. 16:0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기회의 땅으로 여겨지는 '메타버스'에 제조, 유통 등 전통기업들의 관심이 뜨겁다. MZ세대(밀레니얼+Z세대·1980~2000년대 출생)로 대표되는 새로운 소비자가 메타버스에 열광하면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인다. 전통기업들은 메타버스 기업과 관련 산업에 잇따라 투자하며 기술 확보에 나섰고, 정부와 민간이 추진하는 메타버스 관련 사업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메타버스를 활용한 마케팅도 적극적이다. 전통기업들의 메타버스 선점 경쟁이 시작됐다.

삼성전자는 최근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갤럭시 팬파티 '폴더블데이'를 진행했다. 3세대 폴더블폰 출시를 기념해 진행한 폴더블데이에는 사전 초청된 갤럭시 팬 1000명이 참여했다. 일러스트레이터 '키크니', 피식대학의 '카페사장 최준', 고상우·이은호·정재환 작가 등이 출연해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였다. 참가자들은 개성있게 꾸민 아바타를 통해 게임과 공연 등 다양한 행사를 즐겼다.

삼성전자는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서 라이프스타일 TV 아이템을 판매했다. 삼성전자 더 프레임 TV 앞에 3D 아바타가 서있다.

삼성전자는 앞서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서 라이프스타일 TV 행사도 진행했다. 젊은 소비자들에게 인기 있는 라이프스타일 TV '더 프레임' '더 세리프' '더 세로'를 각각 5000대씩 판매했는데, 5분 만에 모두 완판됐다. 메타버스 속의 아이템이라고는 하지만, 아바타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LG전자는 사내 교육과정 수료식을 메타버스에서 진행해 눈길을 끌었다. LG전자는 지난 7월 소프트웨어 전문가 교육과정을 마친 직원들이 같은 공간에서 수료의 기쁨을 함께 나눌 수 있도록 메타버스 수료식을 열었다. 코로나19로 인해 대면 행사가 어려운 점을 고려한 행사로, LG전자 최초의 메타버스 수료식이었다. 수료식을 위해 가상공간에 LG트윈타워와 카네기멜론대(CMU) 캠퍼스를 실제 모습과 유사하게 만들었다. 참석자들은 각자 가상 현실에서 자신의 역할을 대신하는 캐릭터인 디지털 아바타를 만들어 수료식에 참여했다.

LG전자는 소프트웨어 전문가 교육과정을 마친 직원들이 같은 공간에서 수료의 기쁨을 함께 나눌 수 있도록 메타버스 수료식을 열었다.

메타버스의 새로운 가능성을 인지한 LG전자는 메타버스 채용설명회도 시작했다. 메타버스 내에 'LG전자 메타캠퍼스'를 만들고 '하이엘지 채용설명회'를 개최했다. 국내는 물론, 해외 대학 예비 졸업생도 참여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LG화학은 신입사원 교육을 메타버스에서 실시했다. 지난 6월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석유화학사업본부 온라인 신입사원 교육 연수를 실시했는데, 신입사원들은 아바타를 통해 동료 및 선배들과 소통할 수 있었다.

현대 모빌리티 어드벤처 메인 이미지.

현대자동차는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 최초로 메타버스 플랫폼 '로블록스'에 '현대 모빌리티 어드벤처'를 주제로 5개의 가상공간을 구현한다. 이달 초 베타 오픈을 시작하면서 '퓨처 모빌리티 시티'와 '페스티벌 광장'을 공개했고, 10월 정식 오픈에 맞춰 '에코 포레스트'를 추가할 예정이다. 이어 연내에 '레이싱 파크'와 '스마트 테크 캠퍼스'를 순차 공개한다.

사용자들은 메타버스에서 차량을 직접 운전하거나 미래 모빌리티를 체험할 수 있다. 현대차는 MZ세대 취향을 반영한 탐험, 미니 게임, 소셜 네트워크 기능들로 가상세계 라이프스타일을 자유롭게 즐길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전통기업들은 메타버스를 활용하는 것을 넘어 투자와 협력 등을 통해 보다 적극적으로 메타버스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투자 자회사인 삼성넥스트는 최근 메타버스 관련 스타트업인 '텔레포탈'과 '오버울프'에 잇달아 투자했다. 텔레포탈은 개발자와 콘텐츠 제작자를 위한 '공간 컴퓨팅' 스타트업이다. 오버울프는 인게임 앱 개발 지원업체로 인텔, 워너뮤직그룹 등으로부터 투자받은 기업으로도 유명하다.

삼성전자는 또 국내에서 혁신적 메타버스 플랫폼을 만들자는 목표로 모인 산업계 연합체인 '메타버스 얼라이언스'에도 합류했다. 메타버스 얼라이언스는 현대자동차, 네이버랩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CJ ENM 등이 창립멤버로 참여했다. 최근 금융, 엔터테인먼트, 광고 등 다양한 분야 기업이 가세하고 있다.

LG그룹도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는 투자회사 LG테크놀로지벤처스를 통해 '웨이브' '어메이즈VR' '스페이셜' '아이캔디랩' '에잇아이' 등 다양한 메타버스 관련 기업에 투자했다.

IT기업들도 메타버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관련 기업 인수에 적극적이다. 최근 롯데정보통신이 가상현실 콘텐츠·메타버스 전문기업 비전브이알을 인수하고, 한컴인텔리전스가 메타버스 플랫폼 개발사 '프론티스' 지분 55%를 인수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래 인터넷 메타버스를 향한 골드러시'라는 보고서에서 “현실세계 집에서 생산활동을 하듯 가상공간에서도 자신의 집을 갖고 생산활동을 하는 등 가상공간에서도 실제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세상으로 변화될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현재 서비스 중인 콘텐츠가 메타버스라는 가상공간을 또 다른 마켓 플랫폼으로 인식하고 진입하면서 미래의 인터넷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

Copyright © 전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