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 상향 기대에..월가 "반도체 장비株팔고 마이크로소프트 사라"
"수일 내 분기 배당금 10%이상 올릴 것"
미국 증권업계 "반도체 투자 선별해야
장비주 정점..비중줄여 차익실현할 때"
자일링스 합병 앞둔 AMD 성장성 호평
FOMC 회의 외에 이번 주 이후 눈여겨 볼만한 이벤트는 나스닥 간판주인 마이크로소프트(MSFT)의 배당금 상향 가능성이다. 모건스탠리의 키스 웨이스 연구원은 14일(현지시간) 연구 노트를 통해 "마이크로소프트(MSFT·마소)가 수일 내 분기 배당금을 10%이상 상향해 현재 주당 0.56달러인 것을 0.62달러로 올릴 것으로 보인다"면서 "기업 성장성과 배당 수익을 고려할 때 주식을 더 매수해 둘만하다"고 밝혔다. 그는 마이크로소프트에 대한 투자 의견을 '비중 확대'로 유지하면서 목표 주가를 기존 305달러에서 331달러로 올려 잡았다.
최근 11년을 보면 마이크로소프트는 매년 9월 15~22일에 분기별 배당금 상향을 발표해왔다.
웨이스 연구원은 "해당 기간 동안 마이크로소프트 배당금 상향률이 최소 7.6% 였지만 최근 3개년 동안은 10%를 웃돌았다"면서 "이번에 회사가 배당금을 10%이상 올리면 배당수익률이 0.80%대가 될 것이며 주당순이익(EPS)이 매년 10% 후반대 성장세를 이어온 점을 동시에 감안하면 올해 투자자들의 총 수익률은 약 20%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주가는 8월 16일~9월 14일 한달 동안 1.76% 상승했다. 미국 내 대형 정보기술(IT)기업에 대한 반(反)독점 규제를 비롯해 법인세 인상 가능성 뿐 아니라 연준이 이달 FOMC에서 테이퍼링 발표 후 11월 집행에 들어갈 것이라는 예상이 겹치면서 상승세가 둔화됐다.
테이퍼링이란 중앙은행이 국채나 회사채, 주택저당증권(MBS) 등을 직접 사들여 시중에 돈을 풀어온 것(양적 완화)을 서서히 줄임으로써 유동성 조정에 나서는 것을 말한다. 국채 등은 중앙은행 대차대조표상 자산으로 잡히기 때문에 이를 자산 매입 축소로 해석한다.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된 지난해 3월 연준은 기준금리를 연 0.00~0.25% 수준으로 낮추고 이후 같은 해 6월부터 국채와 MBS를 각각 매달 800억달러와 400억달러씩 총 1200억달러(약 139조원) 규모로 매입해왔는데 올해 11월 이후에는 테이퍼링을 통해 유동성 증가세를 늦출 것이라는 게 시장의 지배적 예상이다. 테이퍼링이 이뤄지면 시중 금리가 오를 가능성이 크고, 이는 주가 고평가 부담이 큰 기술주에 대해서는 주가 하방 압력으로 작용한다.
다만 최근 한달 새 마이크로소프트 주가는 올랐다는 점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0.82%)나 또 다른 'IT 공룡' 애플(AAPL -1.99%)에 비해 선방했다는 평가가 따른다. 월가에선 마이크로소프트가 클라우드 뿐 아니라 게임·사이버 안보 부문, 그리고 사회연결망(SNS) 부문의 링크드인 등 각종 사업 호조에 비춰볼 때 연간 매출세가 두 자릿수 성장률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같은 날 현지 금융업계에서는 반도체 부품·장비 종목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가 나와 눈길을 끌었다. 서스퀘하나 파이낸셜의 메흐디 호세이니 연구원은 "분기별 웨이퍼 팹 장비 지출이 2021년 하반기(7~12월)에 정점에 이를 것인 바 지금은 반도체 부품 생산 업체 주식을 매도해 차익 실현에 나설 때"라면서 관련 종목에 대한 투자 의견과 목표 주가를 줄줄이 하향했다. 일례로 어플라이드 메티리얼즈(AMAT)는 기존 170달러에서 160달러, 램리서치(LRCX)는 기존 750달러에서 690달러, 어드밴스드 에너지(AEIS)는 기존 112달러에서 100달러로 목표 주가를 내렸고 투자 의견을 모두 '매수'에서 '중립'으로 낮춰잡았다.
웨이퍼 팹이란 반도체 핵심 재료인 웨이퍼를 실제 생산하는 업체를 말한다. 웨이퍼는 반도체 집적 회로 기반이며 실리콘이 주 재료다. 반도체 집적회로는 여러 기능을 처리하고 저장하기 위해 많은 수의 소자를 하나의 칩 안에 집적한 반도체 핵심 부품이다.
올해 자동차용 반도체 공급 부족 대란을 시작으로 '산업의 쌀' 반도체 수급 불안이 전자 제품 등 대부분의 산업 부문으로 퍼졌다. 이에 따라 상반기 각 국 증시에서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와 웨이퍼 팹 등 반도체 부품·장비 업체들 주가가 빠르게 올랐는데 최근에는 상승폭을 일부 되돌리는 분위기다.
다만 반도체 '중앙처리장치(CPU) 강자' 어드밴스드 마이크로 디바이시스(AMD) 주식은 사들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스터이즈 그로스 앤드 인컴 펀드의 래리 코디스코 공동 대표는 "올해 연말 AMD가 자일링스를 350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한 작업이 각 국 정부 승인을 얻어 최종 마무리 되면 회사가 급성장하게 될 것"이라면서 "또 사업 별로 보면 AMD가 키우고 있는 데이터 센터 부문 매출이 올해 두 배로 늘어나 오는 2024년에는 약 120억 달러에 이를 수 있으며 이에 따라 전체 매출도 2024년에는 350억달러에 이를 것인 바 지금은 AMD 주식을 사둘 만하다"고 언급했다.
AMD는 'CPU 여신'으로 불리는 리사 수 최고경영자(CEO)가 직에 오른 2014년 이후 경쟁사인 인텔을 빠르게 따라잡고 해당 분야 1위로 자리 잡았다. 코디스코 공동 대표는 "인텔은 커다란 실수로 AMD에 자리를 내줬고 특히 칩렛만 봐도 앞으로 1~2년 안에 (AMD를) 따라잡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올해 6월 말 열린 '컴퓨텍스 2021'행사에서 수 CEO는 3D 칩렛 기술을 공개하면서 해당 칩렛을 사용하면 게임용 반도체 등의 성능을 평균 15% 높일 수 있다고 설명해 눈길을 끈 바 있다. 칩렛이란 핵심 CPU를 집적한 반도체를 말한다.
AMD는 반도체 생산 시설이 없는 팹 리스 업체다. AMD가 설계한 반도체는 대만 TSMC가 위탁 생산을 맡고 있다. 회사 주가는 지난 달 16일 이후 한 달 새 1.63% 떨어진 상태다. 같은 기간 경쟁사인 인텔(INTC) 주가는 1.96%올랐고, AMD의 또 다른 경쟁사이자 '그래픽 처리 장치(GPU) 강자' 엔비디아(NVDA)는 11.49% 상승했다.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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