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남양 홍원식, 사조 주진우.. 두 회장님의 민낯

윤희훈 기자 입력 2021. 9. 15.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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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 일가의 전횡 의혹을 받는 두 식품기업, 남양유업과 사조산업이 공교롭게도 같은날 임시주주총회를 가졌다.

14일 서울 강남구 남양유업 본사에서 열린 남양유업 임시주총에서는 당초 홍원식 회장으로부터 남양유업 지분을 매입하기로 한 사모펀드 운용사 한앤컴퍼니(이하 한앤코) 측 인사를 경영진으로 선임하는 안건이 모두 부결됐다.

같은 날 서울 중구 롯데손해보험빌딩에서 열린 사조산업 임시주총에서는 대주주인 주진우 회장과 소액주주연대(이하 소주연)의 표 대결이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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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훈 기자

오너 일가의 전횡 의혹을 받는 두 식품기업, 남양유업과 사조산업이 공교롭게도 같은날 임시주주총회를 가졌다.

14일 서울 강남구 남양유업 본사에서 열린 남양유업 임시주총에서는 당초 홍원식 회장으로부터 남양유업 지분을 매입하기로 한 사모펀드 운용사 한앤컴퍼니(이하 한앤코) 측 인사를 경영진으로 선임하는 안건이 모두 부결됐다. 홍 회장은 이번 주총을 통해 한앤코와의 주식매매계약을 철회하겠다는 의지를 재천명했다.

같은 날 서울 중구 롯데손해보험빌딩에서 열린 사조산업 임시주총에서는 대주주인 주진우 회장과 소액주주연대(이하 소주연)의 표 대결이 벌어졌다. 이번 임시 주총은 소주연이 ‘사조산업 오너 일가가 경영 승계를 위해 회사에 손실을 끼치는 합병을 추진하는 등 배임이 의심된다’며 주주행동에 나서면서 소집됐다. 임시주총 결과, 대주주 측이 감사 선임 등 모든 표결에서 이겼다. 소주연은 개인 투자자의 지분을 끌어모아 20%가 넘는 의결권을 확보했지만, 경영권 방어를 위해 편법을 총동원한 대주주의 벽을 넘는 데엔 실패했다.

이날 임시주총의 결과만 놓고 보면 홍원식 회장과 주진우 회장 측의 승리라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잠깐의 승리를 위해 기업인으로서 중요한 두 가지를 잃었다. 바로 신뢰와 정직이라는 가치다.

지난 5월 4일 홍원식 회장은 눈물의 기자회견을 통해 “모든 것에 책임을 지고자 남양유업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 자식에게도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홍 회장은 기자회견 후 20여일만에 회삿돈 유용 의혹을 받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던 장남 홍진석 상무를 복직시켰다. 본인도 계속 회장직을 유지하며 상반기에만 보수로 8억8000만원을 받았다.

경영권 포기 약속과 함께 체결한 한앤코와의 주식매매계약도 불가리스 허위광고 논란이 잠잠해지고, 세종공장 영업정지 처분이 과징금으로 완화되는 등 위기가 사그라드는 듯 하자 없던일로 만들었다.

주진우 회장은 임시주총을 앞두고 소액주주의 경영 참여를 막기 위해 여러 방법을 썼다. 가장 먼저 사조대림이 갖고 있던 사조산업의 지분을 사조오양에 넘겼다. 사조산업이 13.8%의 지분을 갖고 있는 사조대림은 상호주 의결권 제한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이어 주 회장 측은 작년말 국회에서 처리된 상법개정안의 3%룰에 맞춰 사조오양 3%, 사조랜더택 3%, 캐슬렉스제주 3% 등 계열사별로 3%의 의결권을 확보했다. 심지어 주 회장은 지인 2명에게 각각 15만주(3%)의 지분을 빌려주며 3%룰 무력화에 나섰다. 3%룰은 상장사의 감사나 감사위원을 선임할 경우 지배주주의 의결권이 최대 3%만 인정되는 규정을 말한다.

사조산업은 임시주총에서 정관을 변경해 사내이사 감사위원직을 없애고, 모두 사외이사로 선임하도록 했다. 사내이사를 감사위원으로 선임할 때는 대주주 및 특수관계자의 의결권을 모두 합쳐 3%만 인정하지만, 사외이사를 감사위원으로 선임하면 대주주 및 특수관계자 1인(법인 포함)당 3%(개별 3%)까지 의결권을 인정해 표결에서 유리하다는 점을 이용한 것이었다. 투명 경영을 위해 도입된 사외이사 제도가 오너 일가의 경영권 방어 수단으로 악용됐다.

남양유업의 기업 이념은 ‘신뢰받는 기업’이다. 사조산업 주진우 회장의 경영 철학은 ‘정직한 경영’이다. 거짓과 꼼수로 점철된 두 회사를 과연 소비자가 믿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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