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속해도 못 잡는 '구간단속'..40% '회피가능시설' 논란
[앵커]
요즘 새로 생기는 고속도로를 중심으로 구간 단속 카메라 설치가 늘고 있습니다.
카메라 앞에서만 속도를 줄이는 이른바 '캥거루 운전'을 막기 위해서인데요.
구간 중간에 단속을 피할 수 있는 시설이 적지 않아 효과가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왜 그런지 김민혁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평균 시속 100km 구간 단속 중입니다."]
구간 단속이 시작됐는데도 과속하는 차들이 심심치 않게 보입니다.
["110~120km 정도로 가는 것 같습니다."]
이유를 알아봤습니다.
단속 시작점을 지나자 바로 진입로가 나오고, 시작점 카메라에 찍히지 않은 차들이 들어옵니다.
단속할 수 없는 차량들입니다.
조금 더 가보니 졸음쉼터가 나오고, 분기점까지 등장합니다.
단속 카메라 종료 지점 직전, 졸음쉼터가 또 나옵니다.
5분 거리에 단속을 피해 갈 수 있는 시설이 4곳이나 있는 것입니다.
[운전자/음성변조 : "속도 좀 천천히 가다 보니까 (새로 진입해서) 빨리 오는 사람들은 뒤에서 쪼아대고..."]
이런 회피시설 논란은 서해대교가 대표적입니다.
2006년 대형 추돌사고가 난 뒤 구간단속 지점이 됐지만, 다리 한가운데에 휴게소가 있습니다.
[운전자/음성변조 : "거의 (단속에) 안 걸리죠. 150~200km 밟아도 5분만 쉬었다 가도 시간은 정확히 충분하니까..."]
인터넷에서는 단속을 피하는 정보까지 공유되고 있습니다.
[운전자/음성변조 : "그냥 돈 낭비? 세금 낭비? 쉴 장점도 크고 구간단속 여기 뭐하러 되어 있지 라는 생각도 많이 들고."]
전국 고속도로 구간단속 92곳 중 약 40%에 해당하는 36곳에 이런 회피가능시설이 있습니다.
문제는 추가로 구간단속이 설치될 고속도로 지점 39곳 중 60% 정도에 중간 쉴 곳이나 나들목 등이 있다는 것입니다.
[홍기원/국회 국토교통위원 : "과속을 방지해서 안전을 유지 하고자 하는 그러한 정책 의도에 상당히 어긋나는 문제가 있죠. 구간단속 카메라 구간에선 (과속) 방지책을 마련해야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카메라를 더 설치한다든지."]
회피가능시설이 없거나 적은 곳에 구간단속 카메라를, 그 밖에 지역에는 고정이나 이동식 카메라를 설치해야 단속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KBS 뉴스 김민혁입니다.
촬영기자:조용호/영상편집:위강해/그래픽:이근희
김민혁 기자 (hyuk@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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