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열풍 딱 맞아"..'오징어게임' 망가진 이정재x박해수, 12년만 완성한 문제작 [종합]

하수정 2021. 9. 15.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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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하수정 기자] 이정재와 박해수, 황동혁 감독이 손잡은 '오징어 게임'이 12년 만에 세상에 나온다.

15일 오전 온라인 생중계를 통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의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주연 배우 이정재, 박해수, 위하준, 정호연, 허성태, 연출을 맡은 황동혁 감독 등이 참석했다.

'오징어 게임'은 456억 원의 상금이 걸린 의문의 서바이벌에 참가한 사람들이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 목숨을 걸고 극한의 게임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남한산성', '수상한 그녀', '도가니' 등을 연출한 황동혁 감독은 잘 먹고 잘살기 위해 만들어진 자본주의 사회가 오히려 인간의 본질과 인간성을 훼손하는 아이러니에 주목했고, 어린 시절 추억의 놀이를 극한 경쟁의 서바이벌 게임으로 탈바꿈 시켜 극적인 대비를 만들었다.

이정재는 인간미 넘치는 기훈, 박해수는 냉철한 상우로 분해 열연했고, 이 외에도 위하준, 정호연, 허성태, 오영수, 트리파티 아누팜, 김주령 등 연령, 성별, 국적이 다른 배우들의 열연이 스릴 넘치는 게임을 현실감 가득한 이야기로 바꿔놨다. 456명의 참가자들은 서로를 믿을 수도, 그렇다고 자신을 믿을 수도 없는 게임에서 좌절과 경쟁을 겪으며 앞으로 나아간다. 

황동혁 감독은 "오징어 게임은 우리가 어릴 적 골목이나 운동장에서 하던 게임을 성인이 된 이후에 경제적 빈곤을 겪는 사람들이 모여서 하게 된다"며 "총 6개의 게임이 등장하는데 오징어 게임을 제목으로 선정한 이유는 골목에서 하던 게임 중 가장 강렬하고, 육체적인 게임이었다. 내가 가장 좋아한 게임이기도 하다. 현대 경쟁 사회를 가장 상징적으로 은유하는 게임인 것 같아서 '오징어 게임'을 제목으로 정했다"며 특이한 제목을 결정한 이유를 공개했다.

이정재는 "황동혁 감독님과 작업하고 싶었는데 제안을 주셔서 시나리오를 기쁜 마음으로 읽었다"며 "시나리오가 굉장히 여러가지의 다양한 상황과 감정들이 잘 녹여있었다. 이건 진짜 재밌겠다 싶었다. 게임을 어떻게 구현을 잘 해낼 수 있을까 궁금증이 있었는데, 세트장을 가는 날이 굉장히 기대가 되고, 재밌기도 했던 작품"이라고 말했다.

이어 "작품 속 내 캐릭터는 낙천적이지만 고민이 많으면서 직장이 변변치 않아서 돈벌이가 시원치 않다. 그래서 고민이 많다. 그런 이유로 상금이 크게 걸린 게임에 참여하고, 게임장에서 새로 만나는 사람들과 친하게 지낸다"며 캐릭터를 소개했다.

MC 박경림은 "이번 캐릭터에는 잘생김이 없다. 엄청난 변신"이라고 했고, 이정재는 "나도 홍보를 해야하니까 드라마를 봤다. 그런데 한동안 너무 웃었다. '내가 저렇게 연기를 했나? 뇌가 없나' 싶더라.(웃음) 그래서 오늘은 그 캐릭터에서 많이 벗어나려고 노력했다"며 웃었다.

"그간 이정재를 연상하면 기훈 캐릭터에서 그려지지 않는다"는 말에 황동혁 감독은 "'모래시계'부터 최근까지 항상 멋있게 나오셔서 망가뜨려보고 싶은 못된 마음이 들어 이정재와 작업하고 싶었다"며 "그냥 멋있는 연기를 해오실 때도 조금씩 보이는 인간미가 있어서 본격적으로 제대로 드러내보면 어떨까 하는 마음이 있었다. 그래서 기훈 역에 이정재 씨를 캐스팅했다"고 답했다.

박해수는 "황동혁 감독님과 이정재 선배님에 대한 애정이 있어서 작품을 선택하는데 망설임이 없었다"며 "나한테 가장 좋았던 건 시나리오에서 각자 인간의 군상들이 많이 나오는데 섬세한 심리 변화나 성장해가는 과정이 너무 매력적이고 흥미로웠다. 감독님의 독특한 세계관과 게임들이 어떻게 구현될 지 실제로 보고 싶어서 꼭 참여하고 싶었다"고 했다.

정호연은 '오징어 게임'에서 새터민 새벽을 연기했고, "새벽은 소매치기까지 해서 사는 새터민이고 가족과 함께 살 집이 절실하게 필요한 인물"이라고 했다. 

정호연은 "이 작품을 내가 선택하지 않고 오디션을 봤지만, 시나리오를 읽을 때 밤 늦게 읽기 시작했는데 새벽까지 한 번에 읽었다"며 "그래서 너무 재밌게 봤고, 황동혁 감독님의 전작도 재밌게 봐서 엄청 기대하면서 부담도 됐다"고 했다.

오디션을 보기 위해 뉴욕에서 귀국한 정호연은 "모델로 뉴욕에서 패션위크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소속사에서 오디션 영상을 찍어달라고 하더라. 그래서 밥 먹는 시간을 제외하곤 대본만 봤다. 그걸 보냈는데 감독님이 실물을 보고 싶다고 연락을 해주셔서 한국으로 바로 날아왔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황동혁 감독은 "새벽 캐릭터를 두고 오디션을 많이 봤는데 마땅히 어울린다는 배우를 못 찾고 있었다. 그 시기에 정호연 씨가 오디션 테이프를 보내와서 봤는데, 보는 순간 '이 친구가 이 역을 하게 될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눈빛 외모 목소리 연기톤까지 내가 찾던 그 인물을 영상 속에서 해주고 있더라. 바로 한국에 와서 만나보면 좋겠다고 했고, 실제로 오디션을 봤는데 내 예감이 틀리지 않았다를 확인했다"고 만족했다. 

조폭 덕수를 맡은 허성태는 "대본을 보면서 상당히 놀랐고, 우선 황동혁 감독님과 '남한산성' 작품을 했는데, 그때는 만주어로 외국어 연기를 했다. 이번에 한국 연기를 할 땐 어떤 리액션을 주실지 궁금했다. 감독님이 조폭 캐릭터를 또 드려서 사과 하셨는데 안 할 이유가 없었다"고 했다.

위하준은 현직 강력계 형사 준호를 소화했다. 그는 "시나리오가 충격적이었고 재밌고 빠르게 읽었다. 감독님과 여기 계신 배우님들이 모여서 함께 작업을 했는데, 나고 참여하고 싶었다. 다행히 운 좋게 감독님이 선택해주셔서 영광이었다"며 출연 이유를 밝혔다.

준호 캐릭터에 대해 "반듯하고 우직한 현직 강력계 형사인데, 사라진 형의 행방을 찾기 위해서 집단에 잠입하게 된다. 준호의 시점으로 시청자 분들에게 보여주는 관찰자 역할이고, 숨겨진 비밀에 다가가는 인물"이라고 했다. 

위하준은 "힘든 신이 많아서 육체적인 고통이 따르기도 했지만, 다른 배우 분들도 모두 힘들었다. 신을 혼자 이끌어가고 책임을 져야해서 부담이 됐지만, 감독님이 잘 이끌어주셔서 마무리할 수 있었다. 가장 아쉬웠던 건 작품에 참여하게 되면서 선배님들과 호흡하면서 추억을 쌓고 싶었는데 그렇게 하지 못해서 아쉽다"고 고백했다.

황동혁 감독은 "2008년 첫 작품 '마이파더'를 찍고, 그 다음해 만화 가게를 많이 다녔다. 당시 서바이벌 만화를 많이 봤는데 '한국식으로 하면 어떨까?' 싶어서 '오징어 게임' 대본을 완성했다. 하지만 당시만 해도 낯설고 어렵고 생경하고 잔인해서 상업성이 있겠나 싶었다. 작품이 어렵고 난해하다는 얘기를 많이 하셔서, 투자도, 캐스팅도 안 돼서 1년 정도 준비하다가 서랍속에 넣어둔 작품"이라고 했다.

이어 "그런데 10년이 지나서 다시 이야기를 꺼내보니까 이런 말도 안되는 것 같은 일확천금을 노리는 게임이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에서 일어나고 있더라. 코인 열풍이라든지 이런 게 어울리는 세상이 됐다. 이제는 '너무 재밌고 지금 얘기 같다' '현실감이 든다'고 하더라. 지금이 '오징어 게임'을 만들 적기라고 생각해서 시나리오를 확장해 완성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황동혁 감독은 "여기에 나오는 게임들은 외국에서 비슷하게 하는 게임도 있을 것"이라며 "기본적으로 아이들의 놀이라는 건 심플하고 단순하고 유치한 것들이라 어느 나라에서나 누가 봐도 당장 10초만 설명을 들어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한국 특유의 것이지만 글로벌하게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을 것 같다"며 시청에는 문제가 없을 거라고 했다.

한편 '오징어 게임'은 오는 17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다.

/ hsjssu@osen.co.kr

[사진]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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