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반발에 물러선 서울교육청..철회 요청 9곳 '그린스마트' 제외

장지훈 기자 2021. 9. 1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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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밀안전진단 실시해 D·E등급 나오면 개축 추진
추가로 철회 요구시 숙의 과정 거쳐 최종 결정
아이들이 서울 양천구 목동초등학교 교문앞에서 그린스마트미래학교 선정을 반대하는 학부모들이 보낸 근조 화환을 보고 있다. 2021.8.27/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서울=뉴스1) 장지훈 기자 = '그린스마트미래학교' 추진 과정에서 학부모 집단반발이 이어지자 서울시교육청이 철회를 요청한 시내 9개 학교를 제외하기로 했다. 추가로 철회 요구가 나올 경우 숙의 과정을 거친 이후에도 반대 의견이 높다면 사업에서 제외한다는 입장이다.

서울시교육청은 15일 그린스마트미래학교 개축 대상으로 선정한 시내 93개 학교 가운데 학교장 명의 공문을 통해 공식 철회 요구한 9개 학교를 제외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연희초·영본초·중대부중·대방초·여의도초·여의도중··신용산초·용강중·언북초 등 학교 학부모들이 연합한 서울시학부모연합(가칭)은 지난 7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그린스마트미래학교 철회를 요구한 바 있다.

이 가운데 언북초·여의도초·여의도중·신용산초·용강중·대방초 등 6개 학교가 철회 공문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목동초를 비롯한 3개 학교가 철회를 요청한 상황이다.

서울시교육청은 다만 이들 9개 학교에 대해서도 건물 안전등급(A~E등급)이 C등급인 3개 학교에 대해서는 정밀안전진단을 즉각 실시해 최종 철회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나머지 6개 학교는 B등급을 받아 철회가 확정됐다.

정밀안전진단은 외부 전문가가 포함된 교육시설정책자문위원회 자문 결과에 따라 진행된다. 업체 선정부터 전 과정에 학부모 참여를 보장하기로 했다.

진단 결과 D·E등급이 나올 경우에는 안전상 결함이 확인된 만큼 학부모 반대와 상관 없이 개축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진단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앞으로 3~5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추후 그린스마트미래학교 철회를 추가로 요구하는 학교가 나올 경우에는 학교별로 학교운영위원회 등 기구를 통한 의견 수렴과 숙의 과정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숙의 과정을 거친 이후에도 학교에서 철회를 요구할 경우 정밀안전진단을 거쳐 A~C등급이 나오면 제외하기로 했다.

서울시교육청은 후순위 학교를 대상으로 공모를 실시해 철회한 학교 수만큼 추가로 선정한다는 방침이다. 공모 참여에 앞서 학교는 학부모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야 한다.

그린스마트미래학교는 지어진 지 40년 이상 지나 낙후한 노후 학교를 디지털 교육 기반을 갖춘 친환경 교육 공간으로 탈바꿈하는 공간 개선 사업이다.

개축 과정에서 학생들이 임시로 사용하게 되는 '모듈러교사'(이동형 임시 교실)의 안정성에 대한 문제제기가 이어졌고 그린스마트미래학교가 '혁신학교'의 연장선에서 추진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일부 학교에서 반대 여론이 형성됐다.

서울시교육청은 그린스마트미래학교와 혁신학교는 별개의 사업이라고 선을 긋고 있다. 그린스마트미래학교 선정 학교에서 별도 교육과정이나 수업방식을 적용할 계획이 없다고 강조했다.

모듈러교사에 대해서는 일반건물 수준의 내진, 소방, 단열, 차음, 냉·난방 기능을 갖췄고 화재에 대비한 스프링클러 등 소화 설비도 설치하겠다고 설명했다. 공기질 관리를 위한 기계식 환기 장치도 설치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시교육청은 학교 개축 과정에서 학생들의 안전과 학습권을 보장하기 위해 학부모 등 학교 구성원과 적극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대상 학교 학생들을 인근 학교에 분산 배치하거나 모듈러교사 활용, 인접 학교 유휴 건물 활용 수업 등 방안을 학교 상황에 맞게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학교에 공간이 부족한 경우 대체 부지에 모듈러교사를 설치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원거리 통학하는 학생에 대해서는 통학버스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그린스마트미래학교 개축 대상 학교는 약 2년의 준비 기간을 거쳐 공사에 들어가게 된다. 공사 기간은 2~3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리모델링의 경우 약 1년의 준비 기간을 거쳐 최소 8개월에서 1년 정도 공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향후 그린스마트미래학교 사업 대상 학교에는 최소 3년 전에 시행 계획을 안내해 현장의 혼란을 줄이기로 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사업 제외를 결정한 9개 학교 외 추가로 철회를 요구할 학교는 거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지만 각지에서 반대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서울시학부모연합은 이날 오전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다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교육청은 그린스마트미래학교 선정 과정에서 학생과 학부모의 의견을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추진했다"며 "철회 여부를 각 학교가 결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 참여 학교는 Δ역촌초 Δ연희초 Δ영본초 Δ언북초 Δ여의도초 Δ여의도중 Δ신용산초 Δ용강중 Δ중대부중 Δ용산초 Δ대방초 Δ도성초 Δ안산초 Δ성내초 Δ자양초 Δ대조초 등 18개에 달했다. 갈현초, 불광초, 서빙고초 등에서도 일부 반대 의견이 나오는 상황이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학교별로 개축에 따른 어려움, 공사 기간 학생 배치 등 학부모 우려가 크다는 것에 공감하고 있으며 학교 현장의 갈등 해소와 학교 의견 존중 차원에서 어려운 결정을 했다"며 "앞으로 사업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학교·학부모들과의 적극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hunh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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