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료진도 산후용품도 없어"..산모·신생아 8명 한 격리병실서 '고통'

이윤희 기자 2021. 9. 15.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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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후 10일 된 아기와 아내를 구해주세요."

태어난지 10일이 채 안된 제 딸과 아내가 전문 의료진도 없는 격리 병상에서 고통에 시달리고 있지만 어떠한 도움도 주지 못하고 있다는 아기 아빠의 말이다.

A씨의 딸과 아내를 포함한 4명의 신생아와 산모 4명이 한 병실 안에 다 같이 격리된데다, 온수조차 제대로 나오지 않아 아기들을 닦이지도 못하는 등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니란 게 A씨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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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아 4명과 산모 4명이 이송된 평택 모 병원 격리 병상 내부 모습,(독자 제공) © 뉴스1

(평택=뉴스1) 이윤희 기자 = "생후 10일 된 아기와 아내를 구해주세요."

태어난지 10일이 채 안된 제 딸과 아내가 전문 의료진도 없는 격리 병상에서 고통에 시달리고 있지만 어떠한 도움도 주지 못하고 있다는 아기 아빠의 말이다.

A씨는 15일 뉴스1과 통화에서 "우여곡절 끝에 태어난 저의 딸이 아내와 함께 전문 의료진도, 산후 용품도 없는 다인실 격리 병상에 갇혀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면서 "상황이 이런데도, 어느 기관 하나 신경써주는 곳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A씨는 "지금이라도 (보건당국이)신생아와 산모가 생활할 수 있는 최소한의 조치를 해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A씨의 말을 종합하면, 구리시 소재 산후조리원에 있던 A씨의 아내와 딸은 지난 13일 평택의 한 병원 내 격리병상으로 이송됐다. A씨의 딸이 산후조리원으로 옮겨진 하루 만에 코로나19에 감염되면서 엄마와 함께 격리병상으로 옮겨진 것이다. 당시 A씨의 딸은 생후 7일째였다.

이들은 현재 같은 산후조리원 내에서 확진판정을 받은 또 다른 신생아 3명, 산모 3명과 함께 한 병실에 격리된 상태다. 산모들은 음성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문제는 이들 모두 격리병상으로 옮겨진 직후부터 고통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것.

A씨의 딸과 아내를 포함한 4명의 신생아와 산모 4명이 한 병실 안에 다 같이 격리된데다, 온수조차 제대로 나오지 않아 아기들을 닦이지도 못하는 등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니란 게 A씨의 말이다.

평택 모 병원에서 격리된 산모들에게 제공한 식단(독자제공)© 뉴스1

여기에 격리 첫날에는 병실 안 에어컨도 고장이 나 신생아들이 울고, 구토하는 상황이 발생했지만 전문 의료인력 하나 없는 탓에 산모들이 지친 몸을 이끌고 신생아들을 직접 돌봐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고, 지금도 같은 고통을 겪고 있다는 게 산모들의 증언이다.

게다가 산모들은 신생아용 침대가 아닌, 일반 병실용 침대를 신생아들과 같이 쓰고 있어 제대로 눕지도 못하는 데다, 식단도 빨간 고춧가루가 들어간 음식들이 제공돼 수유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가림막 하나 없는 병실 내부에 폐쇄회로(CCTV)가 설치돼 있어 신생아 수유에도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산모들의 항의로 일부 문제는 개선되기도 했지만, 여전히 산모들과 신생아들은 많은 고통을 겪고 있다"면서 "상황이 이런데도, 보건당국은 너무 무책임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개선책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A씨는 "지금이라도 신생아들과 산모들이 1인 병실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해달라"면서 "그게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외부 사람들과 분리될 수 있는 집에서 자가격리를 할 수 있게 해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현재 A씨의 아내와 딸, 다른 신생아와 산모들이 겪고 있는 해당 내용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등장했다.

지난 14일 게재된 '생후 10일 된 신생아 코로나 확진 후 4인실 격리 중입니다. 도와주세요'란 제목의 청원글에는 이날 현재 9000여명의 청원 동의를 받은 상태다.

ly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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