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시각] 소비자의 권익과 후생, 그 미묘한 차이

입력 2021. 9. 15. 11:47 수정 2021. 9. 15.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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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기업이 소유한 은행은 다른 기업을 차별할 유인이 생기듯, 플랫폼도 마찬가지다."

이에 플랫폼업체들은 소비자에겐 할인쿠폰 등 마이너스 가격을 제공해 시장지배력을 높이고, 판매업체들엔 수수료를 늘리는 교묘한 방식으로 경쟁 당국의 제재를 피한다고 지적했다.

리나 칸 FTC위원장은 "플랫폼기업이 제공하는 더 낮은 가격의 서비스가 주는 소비자후생은 더는 법 집행 기준이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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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기업이 소유한 은행은 다른 기업을 차별할 유인이 생기듯, 플랫폼도 마찬가지다.”

요즘 금융권에선 리나 칸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 위원장의 논문 ‘아마존 반독점 패러독스’가 화제다. 2017년 예일대 로스쿨 재학 때 쓴 논문에서 그는 “시장지배력이 있는 플랫폼의 사업영역을 제한해야 한다”며 그 근거로 위와 같은 ‘금산분리’를 예로 들었다. 논문은 플랫폼 성장 전략을 조목조목 따져든다. 플랫폼은 다수의 참가자가 모여 중개를 통해 수익을 얻는 구조로, 더 많은 소비자가 플랫폼에 머물수록 수익이 커진다. 이에 플랫폼업체들은 소비자에겐 할인쿠폰 등 마이너스 가격을 제공해 시장지배력을 높이고, 판매업체들엔 수수료를 늘리는 교묘한 방식으로 경쟁 당국의 제재를 피한다고 지적했다. 과거 독과점 기업과 달리 소비자가격 변화가 없기 때문에 규제를 비껴갔다는 것이다.

미국은 빅테크 규제를 강화해 이들의 금융사업 진출 문턱을 높이려 하고 있다. 플랫폼 규제는 미국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플랫폼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비대면이 일상화되면서 영향력이 더 커지고 있고, 각국이 서둘러 규제안을 만들고 있다.

유럽연합도 지난해 말 디지털시장법(DMA)과 디지털서비스법(DSA) 초안을 발표했는데, 플랫폼기업이 알고리즘으로 자사 서비스를 우대하거나 스마트폰에 선탑재된 앱을 삭제하는 것을 막으면 제재하는 안을 담고 있다. 어길 시 매출의 10%를 벌금으로 내거나 강제로 기업을 분할하는 강력한 조항을 포함했다.

국내에서도 빅테크 플랫폼의 과도한 시장지배력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에 금융권에선 인터넷은행 허가, 마이데이터 도입 등으로 순항을 이어가던 핀테크업계가 금융소비자법의 본격 시행을 앞두고 제동이 걸린 모습이다. 금융 당국이 플랫폼을 통한 투자상품이나 보험상품 소개를 ‘중개’로 판단해서다. 상품을 소개하고 수수료를 받는 핀테크 수익모델은 새로 짜야 할 위기에 놓이게 됐다.

업계는 볼멘소리를 높인다. “금소법 가이드라인이 구체화되지 않아 유권해석을 기다리고 있으니 유예기간을 더 달라”는 주장이다. 금융 당국은 입법 후 시행까지 1년, 유예기간 6개월은 짧지 않다고 설명한다. 특히 “금소법 위반 소지가 있으니 주의할 것을 당부했는데 빅테크 플랫폼이 안일하게 대처했다”고 꼬집는다. 리나 칸 FTC위원장은 “플랫폼기업이 제공하는 더 낮은 가격의 서비스가 주는 소비자후생은 더는 법 집행 기준이 아니다”고 말했다.

금소법은 ‘금융소비자의 권익증진과 금융상품판매업 및 금융상품자문업의 건전한 시장질서 구축을 위한다’고 규정돼 있다. 아울러 ‘금융소비자 보호의 실효성을 높이고 국민경제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밝히고 있다.

후생은 생활을 넉넉하고 윤택하게 하는 것이지만 권익은 권리와 그에 따르는 이익이다. 플랫폼이 소비자의 데이터를 제공받는 일, 이를 바탕으로 알고리즘으로 상품을 소개하는 일 모두 개인의 권리를 바탕으로 한다. 또 이를 독점하지 않고 바른 경쟁으로 경제발전에 보탬이 돼야 한다는 법의 목적도 옳다. 이 과정에서 경쟁의 질서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감시가 필요한 일임은 모두가 알 것이다.

yjsu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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