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변 못가리고 악몽꾸는 10살 아들..학교에 녹음기 숨겨 보냈더니

김경훈 기자 2021. 9. 15.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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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초등학교 교사가 같은 반 학생들이 보는 앞에서 지속적으로 10살 제자를 따돌리는 등 정서적인 학대를 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아이가 갑자기 소변을 가리지 못하는 등 정서적으로 불안감을 보이자 아이 옷 속에 몰래 녹음기를 숨겨 이같은 사실을 파악했고, 이에 대해 교사는 "녹음을 한 것은 교권침해"라면서 "평소 수업을 자주 방해하던 아이라 지도하려고 했던 것"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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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MBC 뉴스데스크 방송화면 캡처
[서울경제]

한 초등학교 교사가 같은 반 학생들이 보는 앞에서 지속적으로 10살 제자를 따돌리는 등 정서적인 학대를 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아이가 갑자기 소변을 가리지 못하는 등 정서적으로 불안감을 보이자 아이 옷 속에 몰래 녹음기를 숨겨 이같은 사실을 파악했고, 이에 대해 교사는 "녹음을 한 것은 교권침해"라면서 "평소 수업을 자주 방해하던 아이라 지도하려고 했던 것"이라고 반박했다.

14일 MBC '뉴스데스크' 보도에 따르면 지난 6월 경기도의 한 초등학교 3학년 김모군의 부모는 담임교사가 "넌 거짓말쟁이야. 거짓말쟁이, 나쁜 어린이. 나쁜 어린이에서 이제 최고 나쁜 어린이로 변하고 있네"라며 김군을 다그치는 녹음 파일을 확인했다. 당시 교실에는 다른 반 친구들도 함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녹음된 음성에는 해당 교사가 김군에게 "숙제 했어 안 했어? 받아쓰기 썼어 안 썼어? 아무것도 안 한다고 시위하고"라며 면박을 주기도 했다.

이에 김군이 눈물을 흘리자 "더 울어, 재민이 더 울어. 우리 반 7번은 김재민 아냐"라고 말했다. 김군이 "선생님, 7번 하고 싶어요"라고 하자 이 교사는 "7번 없어. 재민이 다른 반이야"라고 했다.

이 교사는 또한 이동 수업을 할 때 아예 김군을 혼자 빈 교실에 남겨두고 가기도 했다. 그러면서 교사는 "재민아, 선생님은 스포츠실 수업하러 갈게. 재민이 알아서 해. 선생님 몰라"라고 말했다.

/사진=MBC 뉴스데스크 방송화면 캡처

아울러 이 교사는 반 친구들 앞에서 "자, 여러분들, 3개월 동안 297번 거짓말 치면 거짓말쟁이 아니에요? 수업도 안 했고요, 받아쓰기 아예 보지도 않았고요, 받아쓰기 아예 쓰지도 않았어요"라며 김군을 공개적으로 망신을 주기도 했다.

교사는 "뭐 하는 거야, 지금! 너 우리 반 아니잖아, 나갔으니까! 이제 우리 반 아니야, 선생님 몰라"라고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김군은 이날 수차례 울면서 교실을 뛰쳐나갔다 돌아와 다시 혼나길 반복했다.

김군의 부모는 "정서적으로 불안한 면이 있었지만 학교를 잘 적응했다"고 아들의 상황을 전했다. 그런데 3학년이 된 뒤 두 달쯤 지나서부터 갑자기 소변을 못 가리고 악몽을 꾸는 아들을 이상하게 여겨 김군 옷에 몰래 녹음기를 넣어 보냈고 결국 이 모든 상황을 알게 됐다.

김군의 부모는 지역 아동보호전문기관에 교사를 신고했고 기관은 "정서적 아동학대"라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교사는 "허락 없이 수업을 녹음한 건 교권침해"라고 주장했고, 학교는 이같은 주장을 받아들였다.

이번 논란과 관련, 경찰은 지난주 해당 교사를 불러 조사했다. 김군 어머니는 해당 교사가 다른 학년 수업을 맡고 있어 아이가 학교에 가지 못하고 있다면서 "피해자인 저희가 전학 가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고 이 매체에 말했다.

해당 교사는 "전부터 아이가 뛰쳐나가고 큰 소리로 울어 다른 학생들의 수업을 자주 방해했다"면서 "성심성의껏 아이를 지도해왔고, 의도적으로 상처를 주려던 건 아니었다"고 말했다.

김경훈 기자 styxx@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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