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N스타필드] 박정민X임윤아 '기적', '억지 신파' 없이도 수작 만들 수 있단 증거

김지원 2021. 9. 15.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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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원의 인서트》영화 속 중요 포인트를 확대하는 인서트 장면처럼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가 매주 수요일 영화계 이슈를 집중 조명합니다.

하지만 고질병 있는 다른 영화들과 달리 마음을 울리는 진정성과 탄탄한 개연성 있는 이야기로 온전한 감동을 선사한다.'기적'은 교통 오지인 자신의 마을에 간이역을 만드는 게 꿈인 수학 천재 소년 준경(박정민 분)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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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원의 인서트≫
박정민·임윤아·이성민·이수경 주연 '기적'
울리지 않고 울게 하는 작품
탄탄한 개연성에 적절한 유머·판타지 요소 가미
[텐아시아=김지원 기자]
영화 '기적' 스틸 /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김지원의 인서트》
영화 속 중요 포인트를 확대하는 인서트 장면처럼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가 매주 수요일 영화계 이슈를 집중 조명합니다. 입체적 시각으로 화젯거리의 앞과 뒤를 세밀하게 살펴보겠습니다.

한국영화에 고질적인 문제로 꼽히는 것 중 하나가 눈물 쥐어짜기식 신파다. 억지 감동은 관객들의 감정 몰입을 방해하고 거부감이 들게 한다. 영화 '기적'도 관객들의 눈물샘을 터트리는 작품이다. 하지만 고질병 있는 다른 영화들과 달리 마음을 울리는 진정성과 탄탄한 개연성 있는 이야기로 온전한 감동을 선사한다.

'기적'은 교통 오지인 자신의 마을에 간이역을 만드는 게 꿈인 수학 천재 소년 준경(박정민 분)의 이야기다. 영화는 1988년 설립된 국내 최초 민자역인 양원역을 모티브로 창작됐다.

영화 '기적' 포스터 /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속 가족 구성원은 무뚝뚝한 아버지 태윤(이성민 분), 아버지와 서먹한 사춘기 아들 준경, 그리고 동생 준경에게 엄마 같은 존재인 상냥한 누나 보경(이수경 분)이다. 기차역에서 기관사로 일하고 있는 아버지는 바쁜 일로 인해 집에 들어올 수 있는 날이 드물다. 아직 학생인 준경을 살뜰히 챙기는 건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동생을 보살피기로 결심한 누나뿐이다. '바보 같은 천재' 준경은 외골수 같은 면이 있지만 알고 보면 정 많고 수더분하다.

감동적인 가족드라마에 걸맞은 캐릭터들을 구성했으니 다음은 가족 간 갈등 요소를 정할 차례. 영화에서 준경이 수학경시대회에 나가는 이유는 1등 '대통령상'을 수상해 대통령에게 간이역 설립을 직접 부탁하기 위해서다. 매거진 인터뷰에 응하는 이유도 간이역 설립을 호소하기 위해서다. 국가에서 설립 허가만 떨어진 상태에서는 "우리가 직접 만들자"며 마을 사람들을 모아 거친 땅의 돌을 고르고 블록을 쌓아올려 작은 역사를 만들어낸다. 하지만 이 일은 준경네 부자의 갈등을 심화하는 계기다.

영화 '기적' 스틸 /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준경네 가족이 다투고 화해하는 데 핵심이 되는 문제는 준경이 왜 그토록 간이역을 만들고 싶어 했는지다. 여기에 '기적'의 감동 코드가 숨어있다. '기적'은 '간이역 설립'이라는 준경의 염원과 관련된 서사를 쌓아갈 때 그의 일상을 담담하고 유쾌한 시선에서 따라가며 점차 몰입하게 만든다. 사춘기 소년의 학교생활과 친구 라희(임윤아 분)와의 연애담도 일부 담아내며 자칫 묵직해질 수 있는 이야기를 환기하고 웃음을 만들어낸다.

그러면서 간이역이 없어 선로 위를 보도 삼아 다니는 마을 사람들, 간이역의 필요성을 토로하는 마을 사람들의 모습을 함께 담아 영화의 주된 줄기를 계속해서 붙잡는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전개로 서로 다른 시간 속 엇비슷한 철도 사고를 병렬 구성해 캐릭터들의 아픔을 더 응축적으로 전달하기도 한다.

여기에 '기적'은 또 하나의 판타지적 요소를 집어넣어 드라마틱한 재미를 가미했다. 히든카드와도 같은 캐릭터인 준경 누나 보경과 관련된 사연은 영화를 한 편의 아름다운 동화로 만든다. '기차가 서지 않는' 간이역이 완성됐을 때 절망을 느끼는 준경과 그런 동생을 보듬는 누나 보경. 눈물이 터져나오다 못해 대성통곡하게 되는 장면이 펼쳐진다. 이 사연과 함께 드러나는 남매간의 우애도 깊은 감동을 안긴다.

'기적'에는 자연스러운 감동과 적절한 유머가 뒤섞여있다. 네 번 울게 하고 다섯 번 웃게 하는 따뜻함과 사랑스러움이 담겨있다. 억지로 울리지 않고 관객 스스로가 울게 만드는 '기적' 같은 작품은 '고질병'을 고집하지 않아도 수작을 만들 수 있다는 증거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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