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의 여왕' 아레사 프랭클린 굴곡진 인생

입력 2021. 9. 15. 10:24 수정 2021. 9. 18.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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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클릭] 리스펙트
드라마/ 리슬 타미 감독/ 145분/ 12세 관람가/ 9월 8일 개봉
단지 살아가는 것만으로도 힘에 부칠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 우리가 찾는 여러 도구 중 하나가 음악이다. 음악이 가진 위대함을 어찌 필설로 다 설명할 수 있으랴마는, 적어도 위대한 뮤지션의 생을 다룬 영화 한 편에 대해서는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전무후무한 흑인 여성 가수 ‘아레사 프랭클린’의 생애를 다룬 전기 영화가 나왔다. ‘리스펙트’다.

아레사 프랭클린은 길고 긴 음악사에서도 유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위대한 업적을 남긴 인물이다. ‘소울의 여왕’이라는 별명답게 역사상 최고의 가창력을 지녔다고 평가받는다. 그래미 어워드에서 무려 18개의 상을 수상했고 1987년에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 여성 흑인 아티스트로서 처음으로 발을 들였다.

영화는 아레사 프랭클린(제니퍼 허드슨 분)의 어린 시절을 조명하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열 살의 아레사가 노래를 부른다. 그 노래를 듣는 이들 중에는 샘 쿡이나 엘라 피츠제럴드와 같은 위대한 뮤지션도 있다. 이미 그 비범한 재능을 모든 이들이 알아본 것이다. 하지만 승승장구할 것 같은 이 어린 가수의 삶은 그리 평탄하지 않았다. 10대에 두 아이를 둔 미혼모가 됐고 처음 낸 9장의 앨범은 모조리 실패했다. 좀처럼 히트곡을 내지 못하는 아레사는 절망감에 시달리며 점차 음악까지 소홀하게 대한다. 아버지와의 갈등도 극에 달한다. 수틀리면 사람들 앞에서 딸의 뺨을 때리는 아버지에게서 벗어난 것도 잠시, 첫 번째 남편 역시 폭력적이고 제멋대로인 남자였다.

거듭된 실패와 불우한 가정사에도 불구하고 아레사는 포기하지 않는다.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한 뉴욕을 떠나 흑인 노동자들이 일하는 농장 근처 녹음실에서 작업을 시작한 그는 마침내 불후의 명곡 ‘리스펙트(1967년)’를 내놓는 데 성공한다. 소울 음악 특유의 풍부한 사운드와 리듬 그리고 비참했던 당대 여성들의 심정을 대변하는 가사로 수많은 대중의 사랑을 얻게 된다.

영화 ‘리스펙트’는 아레사 프랭클린의 굴곡진 인생을 음악으로 풀어냈다. 실제 가수의 생애를 다룬 영화 ‘주디’나 ‘보헤미안 랩소디’를 보는 것 같은 인상을 준다. 생전 아레사 프랭클린 본인이 직접 지목했던 제니퍼 허드슨의 노래는 명불허전이다. 폭발하는 성량과 찌를 듯한 고음, 날카롭게 표적에 박히는 화살처럼 정확한 음정으로 감동을 전달한다. ‘드림걸즈’에서 비운의 가수 ‘에피’를 연기했던 제니퍼 허드슨은 이번에도 그 역량을 유감없이 선보인다.

하지만 영화 자체는 다양한 주제를 다루려다 제 발에 걸려 넘어진 모습이어서 다소 아쉽다. 흑인 인권, 종교적 구원, 기구한 운명, 사랑과 이별, 아티스트로서의 고뇌와 성공을 모두 보여주려다 보니 진행이 산만하다. 제니퍼의 가창도 훌륭하고 아레사의 곡도 뛰어나지만, 좀처럼 감동을 느끼기 어려운 것은 그래서였을까.

[라이너 유튜버 유튜브 채널 ‘라이너의 컬쳐쇼크’ 운영]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26호 (2021.09.15~2021.09.28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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